전에는 사활공부 따로 안하고 포석강의같은데 감초처럼 포함된 사활만 봤거든요.

바둑은 포석 재미로 뒀습니다. 초반 끝나면 대국도 관전하다 나가고요.

근데 바갤입문후 듣는얘기가 사활없이는 한계가 있다는거에요.

7단이라는 분들도 사활은 완전 꾀고 계시더군요.

초중반 압도적인 형세를 구축해도 상대의 강수에 훅 가는 허당바둑의 한계를 오랫동안 느끼고 있었기에 사활공부를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책사고 할 처지는 못되서 오로기력사활이랑 바둑사활 앱까지 3천문제 가까이 풀었죠.

그랬더니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또 일단 사활이고 맥이고 보이는게 늘어나니 중,후반까지 더 재밌게 관전하게 됬습니다.

근데 확실히 강해졌을텐데도 성적은 되려 전만큼 안나오는겁니다.

실전에 공부한것을 적용하려면 시간이 좀 걸리잖아요? 그래서 일시적인거겠지 했는데

한달넘게 지속됬습니다.

왜 그럴까 복기하며 생각해보니  

어차피 난장판 바둑으로가면 동급자에게 밀리는데

사활문제 몇개 풀었다고 처음부터 힘으로 찍어 누르려 한것이 문제같았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끝없는 변화가 나오는 정석으로 유도하는 포석은 창고에 박아두고

순수 포석으로 확실한 우세를 잡고 유리한 곳에서 싸우는 패턴으로 회귀하니

간신히 강단을 모면하는 상황에서 벗어나 거의 전승으로 승단하게 됬습니다.

먼저 쉽게 우위를 점하고 상대가 무리해오면 보강된 힘으로 조심조심 받아쳐서 차이를 벌립니다.

후반은 완전 황이지만 형세판단 확실히 하고 안전하게 두니 승리를 굳히기엔 충분했네요.

그깟 사활공부좀 했다고 '전에도 샌드백이던 니들이 어딜 감히-처음부터 힘으로 눌러주마' 같은 생각때문에

실제로는 힘으론 여전히 밀리는데 주제를 몰랐던거죠. 때문에 장점이었던 포석의 이점도 살리지 못했고요.

결론은 이창호 국수의 말대로 승리의 가장 큰 걸림돌은 욕심과 교만이다 정도겠네요.

앞으로도 한달에 한번정도는 쫙 복기하면서 객관적으로 장단점을 파악하고 고쳐나갈 생각입니다.

쓰다보니 길어졌네요. 고럼 이만 각설하고 다들 즐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