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루스의 드림\' 을 들어봤어?

잉위 맘스틴 기타곡 말고 이야기.

이카루스는 촛농으로 붙인 날개가 떨어져 추락할 때,

한스러웠을까?  원망했을까?

아마도 더 높이 날수도 있구나 싶은 또다른 희망을 품지 않았을까.

어느새 시간이 흘러 많이 잊어버린 꿈.  모험들...

덕유에 비가 많이 올거란 예보를 듣는다.

모험이라 하기엔 민망하지만 꿈을 꿔 본다.

비가 조금이라도 그치면 펼쳐질 꿈길을...

과연 그랬다.

첫날의 쨍하던 날씨가 꾸물거리더니 둘째날은 비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영각사에서 시작한 산길.

북으로 펼쳐진 고능선의 아름다움.

곳곳에서 발길을 잡던 야생화

덕유는 덕유였다.  

아름답고, 풍요로운

다소 거친 몸부림.

지리에 비해 불편하던 덕유 교통을 완성했다.

남부터미널 - 안의 - 서상 - 영각사  [ 4시간 ]

남덕유를 향한 오름길은 깊게 드리워진 나뭇잎으로

에어컨 틀어논 은행보다 시원하다.

오늘 계획은 삿갓골재 까지

예보와 달리 비올 기미도 없고

시간도 넉넉하고

오랜만에 덕유의 냄새로 발걸음이 가볍다.

철계단이 시작되면

남덕유 오름짓이 끝나는 거다.

덕유의 장쾌한 능선들이 모습을 보인다.

북으로 펼쳐진 덕유능선길

앞에서 부터 삿갓봉, 무룡산, 백암봉, 중봉, 향적봉

덕유산 서봉(장수덕유산)

몇해전 육십령(좌)에서 오를 때,

서봉 오름길이 왜그리 힘이 들던지.

한걸음 옮기고, 쉬고 했던적이 있다.

몸도 성치않은 상태에서 밤을 지새고 시작했었다.

산은 항상 겸손해야 함을 느꼈었다.

구름이 방귀를 뀐다.

철쭉이 아직도 있네.

꽃이름 적을까 하다가 관둔다.

삑사리 나서 망신 떨지 말아야지 한다.

월성치 삼거리

황점 마을로 내림길이 있다.

지나온 길

가야할 삿갓봉

원추리가 있다.

아직일 거다 싶어 기대하지 않았는데...

삿갓나물

아차...  삑사리 조심.

배가 고파와 그냥 지나치려다

덕유에게 혼나지 싶어 오른다.

덕유 삿갓봉.

남덕유(좌)와 서봉(우)가 구름에 점령 당했다.

향적 방향도 기미가 보인다.

내일은 좀 젖겠구나 싶다.

이른아침

빗방울이 시작된다.

대피소엔 비 핑계로

산객들이 침상에서 꼼지락 거린다.

가지 않으면

멈춰 있는,

누가 데려다 주지도 않는,

비와 안개를 친구삼아 산장을 떠난다.

걷다 문득 돌아보면

다시 앞을 보면

못내 아쉬워 다시 돌아보면

그러다 다시 길을 이어가고

몽환적인

동엽령 방향을 바라보면

여름치곤 참 춥다.

스멀스멀 기어 오르는게

아무래도 향적에 가면 꽤 좋은 구경을 하겠구나

기대치가 오른다.

송계 삼거리

대간길은 여기서 우로 방향을 튼다.

꽃쥐손이풀

원추리

중봉과 덕유평전

저 길을 걷기위해 왔다.

저 꿈길을

좌측 향적봉은 구름속에 있다.

아마 그 곳에 갈 시간엔 걷힐 거야.

첫상의 화원은

아직 가게문을 열지 않았다.

맛있는 냄새만 풍기며

샤따는 올리지 않는 빵가게 처럼

그리고 중봉에서 향적으로 이어지는 고사목 군락지를 걷는다.

이승과 저승의 경계라 착각되는 그 길.

지리의 제석봉 길 처럼

여기도

망각의 강,

레떼의 강,

Styx

범의 꼬리

덕유 향적봉

이틀간 만난 산객들 보다

수백배는 많은 사람들이 올라 있다.

곤도라의 위력 !!!

아...

덕유는 찾는 이들을 품을 줄 않다.

아낌없이 배푼다.

고되었던 여정도

젖어,  지친 몸뚱아리도

한순간에 치유해 버린다.

똥폼은 산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아름답다.

멀리 남덕유와 서봉

그리고

걸어온 길.

용솟음?  ^^ ;;

산길을 걸을 때 나는 자유를 만난다.

"산에 올라라. 좋은 소식이 들려올 것이다.

햇빛이 나무 안으로 흘러드는 것처럼 자연의 평온이 당신 안으로 흘러들어올 것이다.

바람은 신선함을, 폭풍우는 에너지를 당신의 내면에  불어넣어줄 것이고,

모든 걱정은 가을 나뭇잎처럼 떨어져나갈 것이다.

조용히  아무 방향으로 걸어가 보라. 등산가의 자유를 맛보게 되리라."

- John Mu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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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22~23

사랑하는 덕유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