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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비의 한라산 산행기모바일에서 작성

김한라(118.33) 2013.06.27 15:22:30
조회 1637 추천 11 댓글 10




한라산 다녀왔어

혼자 떠난 제주 여행이라 아무 계획없이 매일 아침 가고싶은 곳으로 움직였고, 때문에 4박5일 중 셋째날 아침까지 한라산에 갈까말까 계속 고민 했어.
토일월화수 일정이었는데 일기예보에선 \'일월화수\' 일정 5일중에 4일 비소식이 있었거든. 근데 막상 당일되면 날씨는 쨍쨍하고.. 좋은것 보고 맛있는것 먹고 다니니깐 마음이 나태해지기도 했었고 굳이 고생해야되나는 생각도 많이 들고.. 그냥 내일 폭우나 쏟아져버려서 어쩔수 없이 안가게됐으면 좋겠다 이런생각까지 들더라.

동네 뒷산도 한 번 안 올라가보고 등산이라면 손부터 내저었는데 무슨 바람인지 여행 전부터 한라산은 꼭 가보고 싶더라고.
전날까지 많이 고민했지만 등반 전날 마라도에서 본 최남단비 덕분에 최고봉도 한 번 찍고 오자는 생각이 크게 들면서 꺼져가던 열정이 다시 타올랐어. 이글이글~ ㅎㅎ 마라도에서 넘어오자마자 한라산 근처 게스트하우스를 잡았어. 이왕 가는거 새벽에 출발해서 일등으로 백록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일찍 잠들었지만..... 늦잠으로 인해 FAIL ㅠㅠ

성판악 매표소에 도착하니 7시정도? 사진찍고 매표하고 7:20분경 드뎌 추울바알~~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 않더라. 매표아저씨 말 들어보니 평일이라 아직 많이 안올라 갔다고 하시더라고.
아까 말했다시피 난 등산을 해본적이 없어. 딱히 생각해내자면 군대행군 정도? 그래서 등산 장비도 등산화도 전혀 없이, 반바지 반소매 쿨토시 트래킹화로 올랐어. 가기 전에 등갤에 질문글 올렸는데 고딩들은 러닝화신고도 오르더라는 답변보고 나도 그냥 가기로 맘 먹었지. 그 때 답변 달아준 횽들 고마웡~^^

뭣도모르고 속밭대피소까지 막 달린듯해. 일단 첨이라 들뜨기도 하고 다들 두명 혹은 단체로 쉬엄쉬엄 오르시길래 그냥 혼자 막올랐어. 속밭까진 코스가 쉬워서 맑은 공기도 맘껏 마시고 듬성듬성 핀 야생화 구경도 하면서 속밭대피소 도착하니까 딱 한시간 걸렸어. 8시 18분. 몇분이 미리 와서 쉬고 계시더라고 일본에서 온 할아버지 두분은 삼각김밥 드시고 몇몇분은 앉아서 담소도 나누시고.. 난 화장실 잠시 들렀다가 물 한모금하고 바로 다시 출발~

한 삼십분 못되서 걸으니까 사라오름 갈림길이 나오더라. 날이 살짝 흐리기도 하고 원래 비 소식도 있어서 사라오름은 내려오면서 가봐야지 생각하고 지체없이 고고~ 사라오름 갈림길 지나니까 경사도 좀 생기고 돌계단들이 나오는데 여기서부터 좀 힘들더라. 그래도 꾹 참고 올랐어. 여기서부터 다리에 슬슬 입질이 오기 시작함 ㅋ.ㅋ 중간에 물도 한모금 마시면서 오르니까 드디어 진달래 대피소!! 등반 전에 검색하면서 백록담보다도 더 많이 들은 곳이 진달래 대피소였는데 그래서인지 너무 기분 좋더라. 도착하니까 9시 25분. 사람들도 10명 정도 계시고 라면을 먹을까말까 하다가 몸 쳐질까봐 그냥 쵸코바만 두개 먹고 앉아서 다리도 풀고 사진도 좀 찍고~ 그러다가 어떤어르신 한분이 오이를 주시더라고. 첨엔 사양했는데 무거워서 나눠주는 거라면서.. 정말 감사하다고 받고서 한입 베어무는데 정말 꿀맛 캬~ 가만 보니까 나 말곤 다들 오이를 준비해와서 드시더라. 난 역시 초보 ㅋㅋ 진달래 대피소에서 10분 쉬고 다시 백록담 향해서 고고!

남은 오이 입에 물고 막판 스퍼트 올리면서 또 걸었어. 가다보니 정상에서 내려오는 분들이 몇분 계시더라. 혼자 등산하니 심심하고 하기도 해서 지나치시는 분들한테 막 인사도 하고.. ㅎㅎ 갔다와서 들으니까 높은 산행에선 지나치는 사람끼리 원래 인사를 한다면서? 어쩐지 다들 온화하고 친절하게 인사 받아주시더라. 산에서 본 사람들은 거의 얼굴이 온화하고 평안해보였어. 나도 그런 표정으로 비춰졌기를. 사실은 힘들어서 일그러져있었겠지만 ㅎㅎ 쨌든 중간에 내려오시는 분한테 여쭤보니 오늘 백록담 아주 잘 보인다는 말을 들으니까 힘이 팍팍 솟더라. 얘기 들으니 날씨때문에 10분마다 보였다 숨었다 하기도 한다던데 숨지말고 나한테도 베풀어주길 바라면서 힘을 냈지. 마지막 나무계단이 보이고 계단을 하나씩 오르는데 이땐 정말 종아리가 땡겨서 장난이 아니더라고. 난간에 있는 줄 잡고 낑낑대면서 오르다가 중간에 계단에 털썩 앉아서 쉬다가. 근데 경치가 아주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어. 아 사람들이 이래서 산을 다니는구나 그때 처음 느꼈어. 힘든데도 마음은 편안해지고 넓어지는 느낌? ㅎㅎ

끙끙대면서 오르고 오르다보니 어느새 정상!!!10시 30분쯤. 아 너무 뿌듯하고 스스로 대견하기도 하고 뭉클해지더라. 백록담 난간 젤 높은 곳에 서서 우리나라에서 내가 제일 높은 곳에 있다!!는 우스운 생각도 하고 멀리까지 탁 트이는 시야만큼 가슴도 탁 트이고. 그리고 누구한테인지는 모르겠는데 감사하다라는 느낌도 계속 들었어. 아마 자연앞에선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이 아닌가 싶어. 백록담옆에 누워서 눈도 붙이고 좀 쉬고팠는데 꽃등에랑 날파리랑 날벌레들이 너무 많아서 편히 못 쉬었어. 그게 유일하게 안타까운 점 ㅋㅋ

백록담에서 사십분 정도 쉬고 만끽하다가 다시 왔던 코스로 하산~ 관음사 코스가 꽤나 만만치 않다는 얘기도 듣고 주차해놓은 차량 문제도 있고 해서 다시 왔던 길로 내려왔어. 다음엔 기회되면 관음사 코스도 가봐야지 생각하면서. 오는길에 진달래대피소에서 라면도 먹고~ 11시 넘어가니까 올라오는 사람들이 많더라. 주말에 사람 많을땐 앞사람 엉덩이만 보고 등반한다는 얘기들었는데 그정도는 아니었지만 조금이라도 일찍 출발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리고 올 때 지나쳤던 사라오름도 들렀어. 사라오름 전망대는 정말 끝내주더라. 백록담이 정상에서 느끼는 뿌듯함을 준다면 사라오름에서 본 풍경은 시각으로 느낄 수 있는 정말 멋진 선물이었던 것 같아. 형들도 사라오름 전망대 지나치지 말구 꼭 가봐!! 그러고 내려오는 길에 사슴도 몇마리 보고 7시간 10분만에 하산 완료. 매표소 옆에서 등반확인서도 받고..  무사히 하산한게 백록담 봤을때 만큼 기분 좋더라 ㅎㅎ


등갤형들한테 조언 받은데 대한 보답으로 산행기 한 번 써봤는데 그냥 일기가 돼버렸다 어제 서울왔는데 아직도 다리는 땡기네 ㅋㅋ 모바일이라 중간 중간에 사진 못 넣은게 아쉽지만 읽어줘서 고맙고 담에 뉴비같은 질문할때도 답변 달아주면 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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