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일요일인 6월 30일에 설악산 서북능선의 한 구간인 한계령에서부터 장수대까지 다녀왔습니다.
올 여름중 가장 더운 날씨라고 하더니 제대로 사우나 하고 왔습니다..
동서울터미널에서 첫차인 6시 30분차를 타야하는데 매진이라서 7시 39분차를 타고와서
장수대에 막차시간인 6시 35분까지 도착하기 위해서 전체적인 산행에 시간적인 여유가 없이
쫒기듯 산행하고 와서 지금 반성중입니다.....ㅎㅎ

경건한 마음으로 위령비를 지납니다.
조금은 늦은 시간이라서 숲길이 조용하네요.

하늘은 맑고 흰구름은 두둥실 떠다니니 여기가 선계인 듯 합니다.
산행 시작할 무렵에는 이처럼 맑은 하늘이었는데 금방 흐려져서 더 이상 푸르른 하늘을 보기는 힘들었습니다.

이 곳까지 오는데 약 한시간 소요되었는데 옷은 벌써 땀으로 흠뻑 젖었네요.

한계령 삼거리 바로 밑에서 다시 가파른 길을 치고 오르며 뒤돌아 설악의 경치를 감상합니다.
역시 설악~이야를 마음속으로 외치며....

이 곳 쉼터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가야할 귀떼기청봉이 눈에 들어옵니다.

한계령 출발한지 1시간 34분만에 도착합니다.
어르신분들이 거나하게 막걸리 파티를 벌이고 계셨습니다....저 분들 대청봉쪽으로 가시는데 이렇게 늦장 부리다가 언제 내려가실지 살짝 걱정이 되었지만 내 코가 석자라서 여기서 쉬지 않고 방향을 틀어 귀떼기로 향합니다.

작년 태풍의 흔적이 아직까지도 남아 있네요.

드디어 귀떼기청봉으로 가는 너덜길에 들어섭니다.
이제 저 나무 기둥이 이정표 역할을 해줄 것 입니다.

내설악의 속살인 용아와 공룡능선이 한 눈에 들어오는데 맑은 날이 아니어서 살짝 아쉽네요.

이쪽은 아무래도 점봉산 방향인 듯 하네요.

왼쪽에 보이는 봉우리가 귀떼기청봉이라 생각해서 별거 아닌 듯 하여 쉬엄쉬엄 올랐는데 아니더군요.

여기에서도 한참이나 더 올라서야 귀떼기청봉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처음 와보는 코스라서 초행자 티를 낼 수 밖에 없었네요.

대청봉까지의 능선이 한 눈에 들어오네요.

조팝나무

지대가 높은 만큼 고사목들이 눈길을 잡아끕니다.

아직도 저렇게나 많이 가야 귀떼기청봉에 도착할 수 있는데 언제 가려는지.....
이쯤에서 더운 날씨로 인해 체력이 거의 떨어진 느낌이었습니다.

12:50.....한계령 출발한지 3시간만에 귀떼기청봉에 도착해서 인증사진 한장 셀카로 담고 또 부랴부랴 출발합니다.
귀떼기청봉에서 대승령까지 6km지만 그 길이 힘들어서10km쯤 남았다고 생각하고 부지런히 걸어야 합니다.
산행을 마치고 나니 아무래도 이 이정표의 거리표시가 잘못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귀떼기청봉에서 잠깐동안 하산한 것 같은데 벌써 저 만치 멀리 보이네요.

이 곳은 야생화들이 많은 곳이었습니다.
산솜다리, 바람꽃을 만났고 참기생꽃은 이미 다 시들고 없었습니다.

산솜다리

바람꽃


지금까지 거닐은 서북능선 구간중에서 이 곳의 풍경이 제일 이쁜 듯 합니다.

계단을 몇 개나 오르내렸는지 모르겠네요.....정말 이 구간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더운 날에는 적당히 산행후 계곡에서 발담그며 노는게 최고인데 뭔 일로 이리 생고생을 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ㅎㅎ

저 까마득히 먼 곳이 귀떼기청봉이니 징하게도 많이 걸어왔다고 생각했는데 이정표를 보니 아직 반도 못걸었네요.

가장 힘들었던 계단입니다.

또 계단 나와주시니......입에서 자동으로 욕~나와주시고....ㅎㅎ

이정목 하나는 대승령이 1.8km남았다고 표시해놓고, 그 바로 옆의 또 다른 이정목에는 대승령이 2.2km남았다고 표시되어 있네요.

어떤게 맞는건지 모르겠습니다.....누구 아시는 분 계신가요?

대승령 2.8km 남았다는 이정목 부근부터는 숲길이 순해지고 착해집니다....그늘도 많구요.

대승령까지 오는데 정확히 7시간이 소요되었네요.

대승폭포 전망대

이제 장수대까지 계속되는 수직계단을 풀린 다리를 질질 끌고 한발 한발 조심하며 내림합니다.

장수탐방지원센터가 저기 멀리 보이는데 왜 이리도 반가운지???

장수대 막차 버스 시간이 남아서 화장실 부근에서 대충 씻고 옷을 갈아입고
막차를 타서 서울로 오는데 고속도로가 막히니 국도를 달려서 서울로 도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