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618 갑자기 땡겨서 ㄱㄱㅅ한 남산의 야경!

팀하더웨이(211.192) 2007.06.19 01:34:09

조회 636 추천 0 댓글 7

퇴근길에 하늘을 보니 초승달이 떠있고 마치 영화를 보는 듯 한 아름다운 하늘이 펼쳐져

나오던 발길을 돌려 사무실로 돌아가 캐비넷 속의 삼각대를 꺼내들고 퇴근하였다. 직장에서

우연히 삼각대가 생긴 후 한 번도 사용해본 적이 없는데(발로만 사진을 찍어서 그렇다.) 오늘은

왠지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챙겨서 집으로...

< 21:23 >

반바지에 반팔로 갈아입은 후 집을 나섰다. 밤에 보니 숙소의 정원이 이렇게 아름답게 보이는구나.

삼각대가 있어 야경촬영모드로 찍어서 그런가? 저기서 술 한 잔 해도 좋을 듯 하련만 혼자서 마시자니

궁상맞아보일까 못 마시겠고 사람들과 마시자니 자는 사람들 방해할까봐 못 마시겠다. 걍 내 방에서

마셔야지.

< 21:37 >

남산도서관까지 올라왔다. 전에 남산산책기에 올렸던 것과 비슷한 곳에서 찍은 사진인데 영 느낌이

다르다. 밤에 찍으면 이렇게 분위기가 바뀌는구나. 맨날 뛰기만 하고 찍어본 적이 없었는데 오늘

잘 걸렸다!

< 21:45 >

옛 식물원 앞의 분수대를 지나... 오늘 갑자기 이런 삽질을 하게 만든 초승달~ 그러나 발로 사진을

찍어선지 이거 초승달 맞나요?

오늘의 목표는 저기!! 원래 N타워까지 잘 안 올라가는데 오늘은 특별히 ^^ 평상시라면 북측 순환로로

뛰기 시작해서 쫙 돌아서 올라간 후 순환버스 정류장에서 바로 내려오겠지만 오늘은 계단으로

바로 고고싱~!

< 21:55 >

올라다가보니 계단의 압박! 그러나 남산은 산이 아니기에 가볍게 뛰어올라가 주신다 ^^

< 22:03 >

남산 북측을 바라볼 수 있는 포토 아일랜드에서 사진 찰칵! 근데 항상 저노무 W은행이 눈에 거슬린다.

예전 담배피던 시절 가끔 회사 옥상에 올라가서 주위를 둘러보며 한 대 피곤했는데 북측을 볼 때는

별 문제가 없었는데 남쪽의 남산을 보려고 하면 저노무 W은행과 신세계 땜에 시야가 가려서

오히려 짜증이 나곤 했다. 남산에서 북쪽을 볼 때도, 회사 옥상에서 남쪽을 볼 때도 저 건물이 웬수!

이건 동대문 쪽.

< 22:08 >

포토 아일랜드에서 조금만 뛰어올라오니 N타워가 눈 앞에 다가온다 ^^

< 22:14 >

누구나 이렇게 찍길래 나도 -_-;

흐아~ 사람이 많기도 많다 -_-; 역시 여긴 올 곳이 아니야~ 왜 남의 뒷산, 조깅코스에 뭐 볼게 있다고

이렇게 많이 몰려오는지 몰라. 빨리 도망가야겠다!

< 22:27 >

N타워에서 국립극장 쪽으로 내려오다보면 남쪽 포토 아일랜드가 있다.

해방촌을 화려한 불빛들이 둘러쌓고 있어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왠지 해방촌이 포위된 느낌?

해방촌이 포위? 이거 모순인가?

포토 아일랜드에 홀로 앉아 놀고 있다는 일군의 관광객 무리들의 난입!

갑자기 난리도 아니다 -_-; 다시 도망가야지.

< 22:39 >

국립극장까지 안 내려가고 중간에서 빠져나와 소월길을 따라 남산도서관으로 가는 길.

해방촌 연립주택 밀집지역을 찰칵! 두 십자가가 서로 세력다툼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해방촌 사람에게 구원을 주는 십자가일까? 어려운 사람을 등쳐서 성직자만 구원하는 십자가일까?

못 사는 동네에 교회는 삐까뻔쩍뻔쩍~!

< 23:01 >

해방촌 5거리로 내려가지 않고 계속 남산도서관 쪽으로 걸어간다.

멀리 삼각지에 새롭게 지어진 주상복합 아파트와 선명히 대비되는 후암동. 여기도 용산기지 이전되고

재개발되면 저렇게 변하게 될까? 하긴 후암삼거리에 트라팰리스(삼성물산 건설부문)를 짓고 있는 걸

보니 언젠가 저런 건물로 빼곡히 들어차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밤에 보니 아니지. 자주 조깅하러 와서 보던 풍경이니 생소한 풍경은 아니고... 맨날 눈으로 보던

풍경을 이렇게 렌즈를 통해서 보니 매우 생소하지만 재미있다. 왠지 퇴근길에 땡겨서 안 하던 짓을

해봤는데 즐거운 밤을 보내게 되었다. 간혹 이런 짓도 해봐야겠다.

p.s 그러나 역시 오늘도 사진은 발로 찍었다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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