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한반도 전체에서 산지의 비율이 70% 남짓이라고 하지.  

그런데 이것은 ' 기준'에 따라 달라져.  

산지가 70%라고 하는 것은 산림청의 기준이야.

산림청에서 산지라고 구분한 것이 한반도 전체에서 64%, 

이것을 대충 올림해서 70%라고들 말하는 거야. 

그런데 사실 산의 정확한 정의는 존재하지 않아. 

'산'이라고 불리는 곳들 중에서 정말 터무니없이 낮은 곳도 있거든. 

부산에 있는 칠점산은 높이가 해발 35 m야.  '해발'.  

등갤러라면 이걸 산이라고 부를래?  

언덕이지.  

그런데 지역주민들이 옛날부터 산이라고 불렀기 때문에

공문서에도 '산'으로 등록됐어.

일본은 한술 더 떠. 

도쿠시마현에 벤텐산(弁天山)이라고 있는데 높이가 해발 6.1 m.  

소숫점 잘 봐라.  61 m가 아니라 6.1 m. 

언덕은 고사하고 흙무더기에 불과한 판이야.  

그런데 '산'이라고 이름 붙여서 일본 공문서에 수록됐음.  

산이라는 것을 정확히 규정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말이야. 

그래도 기준이 필요한데...

국제 지형학회에서는 

<<Forests in sustainable mountain development:

a state of knowledge report for 2000>>란 논문이 제시한 바가 흔히 통용된다네.  

이 논문에서는 해발고도, 기복량, 경사,  세 가지 기준으로 

산지를 몇 가지로 분류했어. 

그중 가장 낮은 기준이....

해발고도 300 m 이상이면서, 기복량 300 m 이상

이라는 거였지.  

기복량(Elevation range)이란 말은 산꾼들이 잘 쓰는 '표고차'와 비슷해.

특정범위를 정하여, 그 범위 내에서 가장 높은 곳과 낮은 곳의 높이차를 가리켜.  

(참고로 우리나라 국토지리원은 가로 세로 1 km인 정사각형 공간 내에서 

기복량 100 m 이상인 곳을 산으로 규정.)  

한반도 전체를 가로 세로 1 km씩 구획하여 기복량을 구하고,  

위에서 이야기한 논문의 기준에 따라 한반도/남한/북한의 산지 비율을 계산한 논문이 있음. 

2013년 대한지리학회에 실린 

<<지형학적 산지의 분포와 공간적 특성에 관한 연구>>란 논문에 따르면

한반도 전체의 산지 비율은 42%

남한의 산지 비율은 31%,

북한의 산지 비율은 51%임.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북한의 신지 비율이 남한보다 훨씬 커. 

한반도에서 기복량이 가장 큰 곳은 2340 m라고 하는데....

백두산이겠지?  

그런데 기복량이 표고차와 약간 차이가 있어서,  

기준격자의 크기를 얼마로 잡느냐에 따라 기복량이 달라질 수 있음. ㅇㅅㅇa 

격자를 크게 잡을수록 평탄한 듯이 나온다네.  

따라서 기복량을 정확한 표고차로 생각하지 말고

'대충 그 정도 차이가 있다.' 하는 대략적인 지표로 생각하면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