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서사의 변화

아무튼

아일랜드 시티의 "난 유쾌한 당신의 공주를 꿈꾼다"를 들어보면...
\'난 유쾌한 당신의 공주를 꿈꾼다\' 가사를 반복하는 코러스 부분에서 베이스가 대선율을 연주하는데
진행이 기타랑 쫌 비슷하다? 코드는 같고 한옥 낮은걸거야 아마.

E5C에서는 이 대선율이 존내 강하게 울리는데 ER4s에서는 대선율이 묻히는 경향이 있음.
그래서 분위기가 많이 바뀜.



3. 서정의 변화

곡의 분위기가 많이 바뀐다.

ER4s가 곡 전체를 밝게, 명랑하게, 찰랑거리는 분위기로 바꾸는 경향이 있다.
Dream Theater의 "Innocence Faded"를 들어봐도...
베이스의 그루브한 사운드가 많이 묻히는데 대신 노래 분위기 자체가 굉장히 밝아진다.
ER4s로 꿈극장 베스트 앨범 CD2 : The Light Side를 들어보면... 정말 Light하게 들림.

ER4s로 다른 명랑한 노래를 들어봐도 정말 분위기가 명랑해지는게 보일정도야.
이소은의 "Charm"은 E5C로 들을땐 좀 능글맞았는데 ER4s로 들으니까 좀 상큼해지고
주주클럽의 "센티멘탈"은 원래 가사가 좀 철없는데 ER4s로 들으니 더 철없어졌고
카페인의 "Kiss"는 E5C로 들을땐 좀 풋풋했는데 ER4s로 들으니 더 풋풋해졌고
이바디의 "오후가 흐르는 숲"은 E5C로 들을땐 좀 끈적하고 나른했는데 ER4s로 들으니 뽀송뽀송하고 상큼해진다.



...에에. 뭐 이게 순기능만 있는게 아니다.

E5C는 상대적으로 보컬이 묻히는 경향이 있어서, 무슨 노래든 "밴드곡"스타일로 만든다.
보컬과 악기가 동급이지.
그러나 ER4s는 보컬이 두드러지고 보컬영역 악기가 두드러지고 저음부가 빠지기 때문에
소편성, 내지는 보컬이 리드하고 악기부는 뒤에 찌그러지는... 그런 스타일이 된다.
소프라노가 노래하고 오케스트라는 조용히 bgm이나 태워주는 형상을 상상하면 쉬워.
이건 취향이니까 뭐라고 하지 않겠다.

이제 단점...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영역.
저음역의 응답 차이는 곡의 분위기, 특히 웅장함을 확 바꿔놓는데
그래서 E5C가 빠져나갈 수 없는 닫힌 공간에서 우두두두두두 울려대는 실내경기장, 영화관의 느낌이라면
ER4s는 사방이 탁 트인 스톤헨지에서 라이브를 하는듯한 개방감이 있는대신 웅장함은 확 떨어져.

반젤리스가 남성중창단 허밍음(실제 중창단 동원한건지 합성음인지는 쩝 -_-a)을 많이 쓰는 편인데...
E5C로 들을때는 허밍음이 울려퍼질때 남성의 흉강에서 울리는 웅장한 낮은소리가 쫘아악 밀려오는 반면
ER4s는 그런거 업ㅂ다.
그래서 반젤리스의 영화 알렉산더 OST중 "Titans"를 들을 때
E5C는 존내 웅장하고 숭고하고 골짜기를 가득 채우며 전진하는 기마부대를 보는듯한 느낌을 주는 반면
ER4s는 상대적으로 밋밋하고, 하이랜더들이 사방 트인 산꼭대기에서 피리부는 느낌을 주지. 좀 한적하고 고요해.

이렇게 곡에 대한 해석이 180도 바뀌는데
웅장하고 숭고한 느낌이 생명인 곡은 ER4s로 들으면 그 느낌이 줄어든다.

반면 전혀 새로운 느낌을 주는 곡도 있는데
리베라를 E5C로 들으면 웅장하고 숭고한데 ER4s로 들으면 청아하고 아름답지.
로레나 맥나잇의 "the Dark Night of the Souls"를 들어보면 E5C는 음유시인의 대서사시, ER4p는 음유시인의 사랑노래와 같이 약간 느낌이 달라지고
ER4s의 기타 소리가 훨씬 아름다워서(어쿠스틱, 클린톤 내지는 가벼운 드라이브가 실린 일렉 모두), 기타소리가 좋은 곡은 더 매력적으로 들린다.
이건 직접 경험해볼것.



4. ER4s로 락과 메탈을 들을 수 있는가?

...뭐 내 귀는 관대하니까 들을 수 있다.
인간의 귀는 적응하기 마련이라, 저음양이 적어도 듣다가 귀번인되면 그 처량하리만치 적은 저음도 쏙쏙 잘 검출해내거든.

근데 문제는 심벌이 너무 깝친다는 점이다.

실제로 그런거 업ㅂ지만 공간감이 있다고 가정할때, 저음이 관광당한 탓에 드럼주자는 저~멀리 있는거같은 느낌인데
심벌은 거의 보컬위치까지 달려와서 깽깽거린다고.
그 때문에 공간감을 상상할 때 드럼의 정위감이 불량하다 못해 더럽다.
킥드럼 따로 스네어 따로 심벌 따로 놓인 느낌이야.

난 현재 이게 존내 불만인데,
귀번인과 함께 뇌번인을 수행하다 보니 깝치는 심벌도 매력입니다... 하고 있음. ㄳ
뭐 결론은 락정도는 들어줄만하다는거.


저음의 부족으로 음이 전혀 위협적이지가 않은데,
위협적인 사운드를 생명으로 하는 상당수의 메탈은... ER4s속에서 이빨빠진 고랑이가 되어버리지.
뇌번인을 하다보면 이빨빠진 고랑이의 야옹소리도 시베리아 호랑이의 표효처럼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 뭐 그정도까지 뇌번인 할 필요 있냐? 그런 메탈 들을때는 그냥 E5C 휴대해야지 ㄲㄲㄲ

그래서 사운드로 치자면 스트라토바리우스가 MCR보다 빡셀텐데
사운드와 가사의 위협성은 MCR이 더 강한지라...
둘중 하나 듣자면 차라리 스트라토가 그나마 나은 지경이지.
중요한건 빡세냐 안빡세냐의 차이보다는 밴드컨셉과 곡의 위협성이 감성에 미치는 영향이니까.



뭐 그렇단 소리임.

매우 흥미로운 작업이었으며
둘다 나름대로 만족스럽다.



그리고 나는 관대하므로 ER4s로 메탈을 들을 수 있고 E5C로 발라드를 들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