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파주운정 급락…‘신도시 로또’ 더이상 없다

파이낸셜뉴스 | 기사입력 2007-06-04 17:27

최근 신도시 열풍으로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신도시 발표로 집값 폭등을
주도했던 인천 검단과 경기 파주운정지구는 ‘신도시 거품 붕괴’로 집값이 크게 떨어지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이에 따라 분당급 신도시와 명품 신도시로 촉발된 부동산 열기도 자칫 ‘상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팀장은 “검단신도시와 파주운정지구처럼 신도시 효과는 단발성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올 들어서는 투기에 대한 정부의 감시가 더욱 강화됐기 때문에
‘묻지마 투자’는 절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 검단·파주운정 ‘신도시 거품 붕괴’

인천 서구 마전동 마전3차 풍림아이원 33평형은 검단신도시 발표 영향으로 지난해 11월
최고 3억3000만원까지 호가가 치솟았지만 지금은 2억2000만∼2억5000만원으로
주저앉았다. 6개월 만에 무려 1억원이나 떨어진 것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호가가 떨어져도
아무도 살 사람이 없다는 것.

신도시 ‘반짝 효과’에 투기꾼들이 몰려 들었다가 썰물처럼 빠져 나간 것이다. 당시 호가를
주도했던 사람들은 실수요자가 아닌 투기꾼이라는 사실이 여실히 증명된 셈이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 부동산써브 관계자는 “한때 3억원을 호가하던 매물이 지금은 1억원까지
내려 급매물로 나와 있지만 실수요자가 없어 거래는 전혀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구 원당동 대림e-편한세상 인근에 있는 신안부동산 측은 “26평형 소형 아파트여서 대형
평형에 비해 하락 폭이 크지는 않지만 그래도 검단신도시 발표 때보다는 5000만원가량
내렸다”면서 “현재 나와 있는 급매물도 수요자들이 집을 본 후 추가로 더 내려 달라는 요구가
많다”고 전했다.

파주운정지구 역시 지난해 연말부터 거래가 끊긴 상태다. 이 때문에 인근 교하지구 동문1차
34평형의 경우 3억원대에서 약보합세를 유지하고 있고 5억원 중반대였던 월드메르디앙
50평형대는 지난해 말보다 5000만∼7000만원가량 떨어졌다.

■ “더 이상 ‘신도시 로또’는 없을 것”

전문가들은 신도시 발표로 주변 집값이 크게 오르는 일은 없을 것으로 단언하고 있다.
주변 집값을 자극하려면 신도시 아파트 분양가가 주변보다 높아야 하는데 분양가 상한제 등
구조적인 요인 때문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것이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연구소장은 “예전에는 주변 집값보다 신도시 분양가가 비싸게 책정돼
주택시장이 크게 요동쳤지만 이제는 분양가 상한제로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20% 이상 싸게
책정되기 때문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기에다 반값 아파트, 환매조건부 아파트 등 기존 아파트보다 분양가가 싼 아파트도
지속적으로 나올 계획이어서 장기적으로는 집값이 안정을 되찾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정부도 경기 화성 동탄2지구 신도시의 분양가를 주변 시세보다 30%가량 싼 800만원대에
분양키로 함에 따라 오히려 신도시가 주변 집값을 끌어내리는 효과까지 기대하고 있다.

건교부 관계자는 “동탄2지구와 서울 송파신도시의 분양가를 각각 800만원, 900만원대에
공급키로 함에 따라 더 이상 신도시로 재미를 볼 수 없는 구조가 됐다”면서 “앞으로
내집 마련을 위한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분당 등 1기 신도시도 하락세

분당, 일산, 평촌 등 1기 신도시 아파트 값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올 들어 1월부터 5월까지 신도시 전체 아파트값은
평균 0.85% 내렸다. 같은 기간 경기도가 0.09% 하락한 것에 비하면 낙폭이 9배 이상 큰 것이다.

신도시 아파트값 변동률은 분당이 -1.09%, 산본 -1.54%, 일산 -0.82%, 평촌 -1.36%,
중동 0.94%를 기록해 중동을 제외하고는 모두 하락했다.

출처 : 파이낸셜뉴스/shin@fnnews.com 신홍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