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는 어렵다기 보다는 귀찮은거죠. 한국인에게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일어는 가장 쉬운 외국어 중 하나입니다. 외우기만 하면 되니까요. 그리고 아는 만큼은 확실하게 들리니까요. 이 외우는게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기에 짜증나지만(한국어도 형용사와 동사가 굉장히 많은 언어지요. 세계 언어 중에서 그나마 이런 한국어와 나름대로 대응이 되는게 일어이다보니 짜증나죠 역시...)

영어는 한국인에게 그냥 순수하게 어렵습니다. 아무리 외워도 익숙해지지 않으면 리스닝은 불가능합니다. 물론 상대적으로 하나의 동사가 커버하는 의미의 양이 한국어와 일본어에 비해서는 많으므로(대표적인 예가 바로 take와 get이지요.) 외운다는 측면에서 보면 비교적 덜 까다로울 수는 있겠지만, 문화차이와 역사의 차이로 인해 비롯된 근본적인 사고방식의 차이는, 결국 성인이 되고 난 이후에는 한국인으로 하여금 아무리 공부를 하고, 아무리 그곳에서 오래 산다 할지라도 네이티브 수준으로 영어를 구사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듭니다.

반면에 일본어는 그렇지 않죠...성인 이상의 한국인에게 5년동안 일본어만 죽어라 시킨다면 충분히 네이티브 수준의 일본어를 구사하게 할 수 있습니다.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초급: 영어>>>일본어

중급: 영어<일본어

고급: 영어>>>>넘사벽>>>>일본어.

애초에 한국인이 성인 이후로 영어를 배우는 시점에서, 이미 진정한 고급 영어를 익힌다는 건 불가능하다는게 제 지론입니다. 대부분 영어를 잘한다고 생각되시는 분들(2세들 빼고), 유학생인 제 기준으로 볼 때는 대부분 그냥 중급 수준이십니다...이는 미국인이 아무리 한국어 공부를 하고 오래 살아도 절대로 중급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과 일맥상통하죠. 

한국어와 영어는 근본적으로 넘을 수 없는 벽이 존재합니다.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일본어를 공부하면서 느끼는 짜증과 어려움도 만만치 않지만, 그래도 일본어는 정복이 불가능하다, 란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다. 이렇든 저렇든 외우면 바로바로 반응을 나타내주는게 일본어이니까요. 영어가 일본어보다 쉽다는 것은 이미 한국인들의 뇌리에 영어의 마스터는 불가능하다, 란 생각이 박혀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냥 알아듣고 적당히 대화하고, 글만 쓸 수 있어도 영어를 마스터했다고 생각하는게 한국인들의 사고니까요.

그에 반해 한국인들에게 일본어를 마스터한다는건 네이티브처럼 완벽하게 일어를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죠. 발음까지 포함해서 모든 면에서요. 애초에 각 언어의 습득도에 따른 기대치 자체가 다릅니다.

그냥 공지 보니까 나중에 가면 영어가 더 쉽다는 분들 계셔서...하긴, 어차피 Asian들은 영어 고급 과정은 포기하는게 보통이니까요. 그렇게 놓고 보면 확실히 일본어가 더 어렵겠네요. 중급 영어<<고급 일본어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