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통금으로 고통을 주는 부모한테 보내는 메세지앱에서 작성

콱렞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6.06.26 09:24:21
조회 161 추천 0 댓글 0
														

viewimage.php?id=21bad232&no=29bcc427b38a77a16fb3dab004c86b6fefd5355bb211043113884e60e7e2b8705b4d6edb77a873065e04c6edef8fb5f476c706cd4312825d81c5c139191a82f4724cfb2ab0c8fdc685a8

Q: 저는 26살 딸아이와 집에 들어오는 시간 때문에 의견 차이가 심합니다. 딸과 한 달에 서너 번씩 다툼이 있을 때도 있습니다. 딸은 배려심도 있고 다정합니다. 그런데 친구들만 만나러 나가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놉니다. 12시 전까지 들어오는 것으로 정했는데도 이야기하다가 늦게 들어올 때는 다음 날 아침 4∼5시에도 들어오곤 합니다. 저는 11시가 넘으면 전화를 하고, 카톡도 보내고 합니다. 지킬 때도 물론 있지만 들어오겠다고 하면서도 아직 안 끝났다며 친구들과 있습니다. 또 술 취한 친구들은 친구 집에 꼭 데려다 주고 오니 딸은 항상 늦습니다. 저는, 너도 위험한데 왜 그렇게까지 하고 늦게 들어오느냐고 화를 냅니다. 제가 더 화가 나는 것은 딸아이가 시간 맞춰 들어오라는 부모가 이상하다고 말하기 때문입니다. 딸은 친구들하고 이야기만 하는 것이고 나쁜 짓 안 하는데 자기를 못 믿는다고, 우리 또래는 다들 늦게 들어간다고 하며 늘 당당합니다. 첫 번째 약속한 친구와 만나서 있다가 또 다른 친구들이 연락하면 또 만납니다. 그러다 보니 번번이 늦습니다. 잔소리처럼 저는 처음 약속한 친구만 만나고 집으로 들어오라고 합니다. 그것이 안 되어서 화가 납니다. 원사랑    

A: 원사랑 님의 모녀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제 나이 25살에 돌아가신 어머니가 생각나네요. 이번에는 제 어머니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홀로 자식들을 키우신 어머니는, 저희 남매가 아비 없이 자란 자식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게 하려고, 자식 교육에 무척 엄격하셨습니다. 특히 딸이었던 제게 유난히 그러셨는데, 그래서 대학생이 되어서도 친구 집에서 잔다든지 친구들과 여행 가는 게 거의 불가능했고, 엄격한 귀가 통금 시간도 지켜야 했습니다.  

저는 어머니 말씀에 상당히 순종적이었던 딸이었지만 그래도 꿈 많은 나이였던지라 거역하는 일이 자꾸 생겨났습니다. 고등학생 때는 어머니 몰래 연극반에 가입해 활동했고, 대학생 때는 학생회 활동을 하느라 통금 시간을 어기는 일이 종종 생겼습니다. 그러면 어머니는 소리치고, 눈물로 호소하며 저를 통제하려고 하셨지요.  어머니가 살아 계시는 동안, 어머니는 저에게 천근만근의 족쇄였습니다. 아버지 없이 홀로 살면서 자식들만을 바라보신 가여운 어머니를 거역하는 일도 그랬지만, 어머니의 울타리 안에 갇혀 사는 일도 저에게는 고문에 가까웠습니다.  

그런 어머니가 암을 얻어 몸져눕게 되었습니다. 어머니의 병세가 나날이 죽음을 향해 가던 어느 날이었어요. 오래 병원 신세를 지고 있던 어머니가 침대에 누워 파란 가을 하늘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문득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미라야, 이제 너도 자유롭게 살아라. 네가 하고 싶은 건 뭐든지 다 해 보고, 마음껏 돌아다니면서 말이야.” 오직 자식들을 위해 살면서 자신의 삶을 속박했던 과거가 다 부질없게 느껴지고 후회되셨던가 봅니다. 그렇게 어머니는 저의 해방을 허락해 주셨습니다.  

모질디모진 잔소리, 발작과 같은 분노, 혹독한 매질 등 어머니에 대한 많은 부정적인 기억이 있지만 제가 어머니의 사랑을 믿어 의심치 않는 것은 위와 같은 몇 가지 일화 덕분입니다. 저의 자유를 허락해 준 일, 궁지에 몰린 딸에게 뜻밖의 지지와 격려를 해 준 일 같은 것 말이지요. 지금도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그때 그 장면을 떠올리면 힘이 납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저는 어머니의 말씀대로 원하는 일을 하며, 자유롭게 살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큰 사고는 없었습니다. 흔들리고 아파도 25살이면 저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때이니까요.  원사랑 님, 왜 딸의 통금시간에 그토록 매달리시는지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만 그 어떤 이유로도 26살의 성인을 붙잡아둘 수는 없답니다. 원사랑 님이 틀렸고, 따님이 옳다고 말하는 게 결코 아닙니다. 따님이 옳지 않더라도, 어머니의 이름으로도, 더 이상 따님을 강제할 수는 없다는 말씀입니다.  

마음껏 삐뚤어지는 것, 한껏 틀려 보는 것, 그것이 어쩌면 젊음의 의무일 수 있습니다. 흔들리면서 틀리면서 삶의 지혜를 스스로 터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요즘처럼 흉흉한 세상에 어쩜 그렇게 무책임한 말을 할 수 있느냐고 따지실지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신달자 시인이 <엄마와 딸>이라는 에세이집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엄마는 딸의 인생에서도 엄마가 되고자 한다. 딸은 철부지라 모르니까, 어리석어서 속으니까, 착해서 모든 사람에게 이용만 당할 것 같으니까, 딸의 마음 한구석에서조차 엄마가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딸이 어릴 때는 그런 어머니 노릇이 필요하기도 할 겁니다. 그러나 딸이 성장하는 만큼 어머니 노릇을 접어야 합니다.  

인간이 평생 수행해야 하는 아주 중요한 심리적 과업이 있는데, 그게 바로 부모로부터의 독립입니다. 그 독립에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은 평생 남의 인생을 살고 있는 것 같은 느낌 속에서 살아갑니다. 그가 아무리 사회적으로 성공했어도 말이지요.  

특히 딸이 어머니로부터 독립하는 건 죽음만큼 힘든 일이라고 하지요. 같은 여성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삶의 어느 시기에 모녀는 격렬한 싸움을 시작합니다. 싸움이 지독해야 분리에 성공할 수 있기 때문에 야수처럼 으르렁대며 죽도록 원망하고 미워합니다. 이때가 바로 딸이 어머니로부터 벗어나야 할 시점입니다.  

원사랑 님, 딸의 귀가 시간을 강제하는 마음 아래에 있는 더 깊은 의도를 찾아보세요. 귀가 시간이 왜 중요한가요? 딸이 약속 시간을 어길 때 어떤 감정을 느끼시나요? 평소 딸과 어떤 관계였습니까? 당신에게 딸은 어떤 존재입니까? 그 모든 것들을 짚어 보셔야 할 때입니다.  

그리고 이제 딸과 이별을 준비하셔야 합니다. 마음의 이별이지요. 딸이 자기 자신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그녀의 마음속에서 이제 그만 나오셔야 할 때입니다. 딸에게 충고나 조언을 해 줄 수는 있으나 강요할 수는 없다는 말입니다. 아니, 사실 조언이나 충고조차 이제 접어야 할 때입니다. 그리고 원사랑 님은 당신 자신의 삶을 사셔야 합니다. 오래전부터 당신이 당신을 기다렸을 겁니다. 너무 오래 돌봐 주지 않아서 쓸쓸하고 외롭고 적적해진 당신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 불을 켜고, 먼지를 털어내고, 행복이라는 온기를 그곳에 채우셔야 할 때입니다.

박미라

심리상담가·<천만번 괜찮아>

<치유하는 글쓰기> 저자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주위의 유혹에 쉽게 마음이 흔들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10/21 - -
AD 보험상담은 디시공식설계사에게 받으세요! 운영자 24/08/28 - -
1465032 지금갤 무섭다 오리벽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1.23 20 0
1465031 미친 동잦동봊년들 오지네;;; [1] ✐고3✎(223.62) 17.01.23 40 0
1465030 내가 이런 얘기 하려고 렉밭갤 했나 자괴감 들고 괴로워. [1] 이얼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1.23 24 0
1465029 비엘의 80퍼센트는 그냥 여자남자 소설임 [1] Scott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1.23 45 0
1465026 그래도 내가본 임신수물은 판타지여서 [2] 이얼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1.23 40 0
1465022 비엘 소설은 얘기하지 말자 [4] Scott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1.23 48 0
1465021 지랄수일 경우 [1] 이얼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1.23 29 0
1465018 브라질리언 했으면 곱슬 아닌거 아님? [2] Scott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1.23 38 0
1465016 아래털이 직모면 그것대로 좀 그럴것같아 [1] 이얼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1.23 38 0
1465015 Bl물은 너무 판타지야 [1] G작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1.23 39 0
1465014 심지어 소설 하나는 [2] Scott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1.23 51 0
1465013 난 소장용 게동 딱 하나 있음 베어러블(113.192) 17.01.23 74 0
1465010 나도 야동볼 때 남자 보고 봣지 여자보곤 절대 본적없어 [2] 베어러블(113.192) 17.01.23 71 0
1465006 인상깊었던 국산대화 [2] 이얼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1.23 84 0
1465005 기억났다 ㅋㅋㅋㅋㅋㅋㅋ 나 초4때 [1] 밀크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1.23 34 0
1465004 기문이 스무살 아니였어? [2] 밀크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1.23 32 0
1465003 야설 하니까 생각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2] Scott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1.23 39 0
1465002 야설이나 야동이나 여자 쪽에 감정이입하면서 본거보면 [1] Greatfruit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1.23 28 0
1465000 지금생각해보면 존나비현실적인데 [1] 이얼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1.23 27 0
1464997 야설도 재밌어 [2] 이얼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1.23 27 0
1464996 대화가 개꼴 [2] 오리벽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1.23 60 0
1464992 와 미투데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cott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1.23 14 0
1464991 기문이 경찰옵빠야? [2] 밀크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1.23 31 0
1464990 미투데이 졸라 오랜만에 들음ㅋㅋㅋㅋㅋㅋ Greatfruit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1.23 13 0
1464989 우리동네는 한강변 산책로를 좀만 지나면 [1] 이얼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1.23 21 0
1464988 요새 게동은 국산이 짜세다 [1] 오리벽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1.23 140 0
1464987 엄마랑 맨날 앞산 등산가면 [2] Scott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1.23 34 0
1464985 처음본 게동 이년전에 다시봤는데 [1] 오리벽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1.23 48 0
1464984 내가 처음본 게동 [3] 밀크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1.23 141 0
1464980 여자애들도 야동 되게 빨리 보더라 [2] Scott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1.23 48 0
1464979 컴퓨터는 거실에 있어요 G작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1.23 14 0
1464977 처음봤던 게동... [2] 이얼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1.23 294 0
1464975 상록산악회 Greatfruit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1.23 27 0
1464974 게이갤 오졋고디졋고 레 릿 꼬~ ~ ~ ! ! ! 무ㅈ1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1.23 23 0
1464970 갤러들이 야동을 보며 딸을 잡는 동안 [2] 붉잉(211.230) 17.01.23 49 0
1464969 국찐이빵을 기억못하는 니네 기억력이 병신인거지 [2] 헬로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1.23 40 0
1464968 겜미르에 야동 게동 존나많았는데 ✐고3✎(223.62) 17.01.23 197 0
1464967 수요미식회 보는데 [4] 기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1.23 51 0
1464966 초등학교때 악세사리 [4] 이얼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1.23 38 0
1464965 처음봤던 게동 기억함 [4] Scott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1.23 208 0
1464964 요즘 과일소주 안먹은지도 존나 오래됨 [1] ✐고3✎(223.62) 17.01.23 19 0
1464963 야동을 알게된건 중딩 말... [1] Greatfruit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1.23 24 0
1464962 예전에 막걸리 심부름 가면 주전자 들고가서 양껏 받아온다음 [5] 헬로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1.23 42 0
1464961 야동은 그때 그 파란 사이트 통해 대규모로 받은 일본 야동 [2] 붉잉(211.230) 17.01.23 42 0
1464958 너네도 요요 존나 사댔었냐 [3] Scott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1.23 36 0
1464955 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하 [3] 농돌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1.23 39 0
1464954 쌍쌍바가 500원이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3] Scott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1.23 33 0
1464949 옥동자~ 메가톤바 와이드바디 까마쿤! [1] ✐고3✎(223.62) 17.01.23 21 0
1464948 이 바보들 [3] 육유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1.23 32 0
1464947 국진이빵 얘기했다가 나만 늙은이됨 ㅅㅂ [2] 헬로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1.23 33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