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마셨던데 설마 학교애들이랑 먹은건가 싶어서 전처럼 될까봐 여보세요 하고 존댓말로 왜전화하셨냐고 물어봤는데 혼자있대서 바로 평소대로 했어

숨소리 떨리는게 전화로 느껴지니까 엄청 마음 아팠는데 일단 시간좀 갖기로 했으니까 뭐때문에 전화했냐고 물어봄
울다 전화한거같은데 울음 꾹꾹 참으면서 내가 다 잘못했어 하고 한숨 푹 쉬는데 나 심장 덜컥 내려앉았어 그때부터
목소리 너무 안좋음 근데 그 와중에도 너.. 나때문에 힘들었을텐데 자꾸 좋아해주라고 졸라서 미안해 하고 숨죽여서 우는 소리 존나들림
아니 그때 취해서 그런거 이해한다고 좋아하는거 똑같은데 학교가 불편해서 그런거라니까 그게 결국에 자기잘못이라고 펑펑 울고 술때문인거 이해하니까 울지말고 술그만마시라했어
진짜 서럽게 울면서 내가 다 잘못했어 미안해.. 안그러면 안돼? 너무 힘들어 너 없어서 힘들어 내가 더 잘하면 되잖아 하고 계속 우니까 마음 너무 아팠음 내가 그정도로 소중한 사람이었지 싶고 근데 여친이 연신 사과해대니까 속으로 그생각 자꾸 들더라 니가 왜 미안해 같이 좋아했고 술이 잘못한건데

그리고 유리 존나 와장창 깨지는소리 들려서 진짜 아무생각도 안나고 지갑 챙겨서 바로나감
무슨일 생긴거 아니겠지 다친거아니겠지 하면서 마음졸이면서 택시타고 도착했다
도어락 풀고 들어가니까 이미 존나 만취상태로 유리로 된 물병 깨먹고 식탁에 엎드려서 자고있더라
차라리 저러고있는게 낫다 싶을정도로 위험하게 생김
바닥부터 치우고 유리 다 종이에 싸서 버리고 식탁에서 침대로 옮겨줄려고 안깨게 살짝 안아서 올렸는데 눈떠버려서 들킴

그대로 안겨서 내 옷 왼쪽어깨 다 적실때까지 울더라
무슨 일이 있어도 오늘은 올거라고 생각 안했는데 어떻게 왔냐고 아프지도 않은 주먹가지고 등짝 존나 때림
다 받아주고 침대 눕혀놓고 울음기 그칠때까지 같이 있어줌
집에 가려는데 내일도 학교 안올거냐고 울먹울먹 해서 학교는 잘 모르겠는데 너 보러 올게 하고 잠들때까지 있다가 나왔어

씨발..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 담피싶


복붙해옴

솔직히나도존나좋아하는데 헤어질까 고민하던 찰나 그걸 잊게한 결정적 사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