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영화는 이다. 오늘의 주인공인 '지훈'은 작은 수족관을 운영하고 있다. 그에게 있는 것이라곤 물고기가 전부였다. 가족한테 버려지고 친구라곤 처음부터 없었기 때문이다. 그에게 있는 건 오직 수족관 속 물고기들과 첫사랑의 기억.
기억 속에 꽁꽁 숨겨두었던 첫사랑을 9년이 지난 어느 날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하지만 그 시간동안 첫사랑이었던 '예은'은 자신을 완전히 잊어버렸다. 그녀가 잘 살고있나, 예전처럼 밝은 웃음을 가지고 있을까? 라는 궁금증으로 그녀를 슬쩍 들여다 보았다.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본 것인데, 그녀는 상상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었다. 여기서부터의 상황들은 모두 당사자인 예은이 아닌, 오직 지훈의 시선과 공감하는 감정으로 진행된다. 그녀가 슬퍼할만한 상황에서 지훈은 똑같이 슬퍼하며, 화나고 피폐해지는 마음이 지훈을 통해 나타난다. 처음엔 동정인가? 라는 마음이 들었는데, 알고보니 사랑이었다.
영화 중반에 예은의 남편과는 아주 대비되는 지훈의 말이 나온다. '그녀를 사랑하냐는 질문엔 그렇다고 대답하겠지만, 그녀를 가지고 싶은 건 아니다'. 이 말이 다가가진 않고 그저 바라보는 것으로 행복했던 지훈의 지난 추억과 현재의 감정을 모두 말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결국 마지막엔 지훈과 예은이 만나게 된다. 지훈은 표면으로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게 되고, 이 사랑이 이루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가능성을 드러내었다.
하지만 이것과는 달리, 이 영화에서는 뚜렷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이 나온다. 지훈의 사랑은 예은을 도청하고 그녀의 방 침대 밑에 숨어들어가는 것으로 나타난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윤리, 사랑의 형태와는 완전히 어긋난다. 하지만 그럼에도 결국 예은은 그런 지훈의 행동으로 지옥에서 벗어난다. 그리고 그 모든 행동은 고마움으로 이어진다. 게다가 지훈은 나쁜 마음이나 조금의 생색조차 내지 않는다. 예은이 자신을 좋아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예은을 좋아한다는 사실만이 그에겐 전부인 것이다. 그런 지훈의 사랑으로만 보면, 이 영화는 완벽한 멜로영화이다.
그리고 영화에서 나오는 관점포인트 중 하나는, 누군가를 '기억'한다는 게 그 사람이 살아있다는 증거라는 것이다. 나를 기억해주고, 내가 기억하는 이. 이렇게 우리가 아름답고 환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메시지가 나온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남편의 비중을 줄이고 지훈의 감정을 좀 더 다양하게 표현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소름끼치는 초반 설정에서 그의 순애를 나타내는 과정이 좋았다. 물론 이에 대해서는 가치관에 따라 해석이나 평가가 달라질 수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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