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론은 단순히 퐁퐁단의 우습고도 안타까운 ATM 코메디를 넘어서

근본적으로 인간이라는 존재에 여러가지 의혹을 남긴다

학창 시절, 이성의 선택을 받지 못하던 자들이 설카포라는 학벌 및 고액의 연봉 등, 각종 하이밸류를 달고 나타나

현실과 타협한 여성들과 사랑없는 혼인하여 얻은것은 대체 무엇인가?

그들은 무엇을 위해 결혼했을까?

사랑도, 재물도, 경제권도, 교감도, 행복도, 존경도, 아침밥도 얻지 못하는 그들에게 

남은건 자신의 유전자가 섞였는지도 불분명한 자식밖에 없다

확실치 않지만 자식이라도 100% 친자라고 가정해보자

결혼은 번식과 유전자의 보존만을 위한 것인가? 

그렇다면 매매혼과 설거지 결혼의 차이가 무엇인가?

ATM이 된 남성들의 사례가 외모지상주의를 증거하는가? 

외모라는 능력이 부족하면 정신적인 사랑을 얻지 못하는가?

외모를 노력으로 개선할 수 있는가? 양악수술 등 각종 성형수술로? 필러로? 보톡스로? 골연장으로? 화장으로?

과연 나의 단점을 인위적 시술로 제거해버린 내가 진짜 나이긴 한 건가?

통 속의 뇌를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가? 어디까지가 나를 구성하는가?

모든 신체부위가 기계로 변해도, 내 정신이라는 것을 담은 뇌의 일부만 나의 것이라면, 나는 나라는 사람인가?

이처럼 노력으로도 개선할 수 없는 문제가 존재한다면 개선을 위한 노력은 무의미한 것인가?

아니다. 노력으로 개선할 수 없는 것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것들은 노력으로 자신을 향상시킬 수 있다

하지만 노력으로 최대한 나 자신을 다듬고 개선하여 얻어낸 결과가 ATM 결혼이라면.

노력하지 않은것만 못한 작금의 사태가 벌어진다면

당해 개인은 무엇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애초에 노력으로 쟁취했다고 여겨왔던 것들이, 정말 노력의 산물은 맞나?

이 조차도 선천적인 재능에 의한 것이 아닐까?

공자는 세상에 태어나면서부터 아는 사람, 배워서 아는 사람, 고난을 통해 배우는 사람, 고난을 겪어도 배우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좋은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적어도 배워서 아는 사람, 고난을 통해 배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분명 미혼 남성들은 퐁퐁단을 보면서 배울 수 있다. 적어도 노력으로 개선되지 않을 일에 목을 매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과연 작금의 현실에서 설거지 당한 남성들이 배워야 할 것은 무엇인가? 

과연 설거지가 이제와서 깨닫고 개선 할 수는 있는 문제인가? 이미 젊음은 지나버렸는데

오히려 그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매트릭스에 갇혀 살 때, 더 행복하고 윤택한 삶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