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남자들은 여자를 공포의 대상으로 느끼던 유아기를 지나 사춘기를 맞으면 이런 욕망을 가지게 된다:
‘나도 사랑하는 사람과 아이를 낳고 가정을 이루고 싶다.’
이는 달리 표현하면, 누구나 ‘나는 사랑하는 사람과 아이를 낳고 가정을 이룰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갖는다는 것이다.
인생의 거의 모든 노력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그렇다’로 바꾸기 위해 하는 것이었다. 왜 현대 젊은이들은  자조적이고 음울한가? 이 질문에 ‘그렇다’라고 대답하기에 너무 어려운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구도 이 질문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며칠 전까지는.
누군가 ‘사랑하는 사람’에 의문이 든 것이다. 이 질문을 성립케 하는, 나를 사랑해 줄 사람이 존재는 하는가? 질문이 이렇게 바뀌고, ‘그렇지 않다’고 느끼는 대다수의 감정은 이제 음울을 넘어서 분노로, 분노를 넘어서 공포로 변화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들이 스스로 ‘패닉’에 빠졌다고 표현하겠는가? 발가벗겨졌다는 것은 그런 말이다. 1 할의 수컷만이 자손을 남기고 나머지에겐 기회가 없는, 인간 이전 짐승의 방식이 결코 바뀐 적이 없었음을 기억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