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화의 미

무한의 공간과 영원의 시간이 인간의 정신 안에서 하나 되는 일 공간 시간 인간 천지인의 이 삼위일체란 존재 의식의 문을 열고 펼쳐내는 신비이다 의식으로서의 인식 작용이 없다면 공간도 시간도 진리도 법도 존재치 못한다 신이 있기에 인간이 존재하며 또 인간이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는 신이 있다는 그 사실에 도달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현상계는 그 자체로 영화이다 영화관에서 영화를 볼 때조차 단지 시각과 청각만 가지고도 우리 정신의 객관성을 찰나에 빼앗겨 버리고 마는데 인간의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에 더하여 감정 및 생각까지 총동원된 현상계와의 접촉이란 그러니까 그 수많은 이미지들이 인연을 따라 각각 환영의 스토리들을 펼쳐내고 있는 이 세상 안에서 과연 사람들은 얼마나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이 무엇인지 알고 있을까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을 까먹고 사는 일은 어찌 보면 당연하고 정당하기까지 한 일인지 모른다 이 현상계라는 거대한 영화관 안에서 각각의 인연을 좇아 이미지들로 그려내는 모든 스토리들을 관람자의 입장에 서서 객관적으로 즐길 수 있는 자는 자신의 진짜 정체성이 무엇인지 자각하고 있는 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