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차를 몰고 가는데 가다보니 지금 몰고 있는 커다란 차에 딱 맞는 폭의 도로가 나오더라.

운전 미숙은 아닌데 그냥 어쩌다보니 핸들을 왼쪽으로 꺾은 채로 가서 그 좁은 도로에 진입하기 직전에

도로 옆의 모퉁이에 꿍 박아 앞범퍼가 찌그러졌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다시 도로 따라서 쭉 가다가 또 차에 딱 맞는 폭의 길이 나왔는데

아까와는 다르게 도로가 아니고 나무로 된 징검다리더라. 그것도 어마어마한 높이에 있는.

근데 또 병신같이 핸들을 왼쪽으로 꺾고 가다 아까와 비슷하게 징검다리에 그 로프를 묶는 말뚝 있지? 거기에 또 박는가- 싶었는데

그냥 그대로 말뚝을 통과하고 절벽밑으로 떨어졌다. 여기서 꿈에서 깼는데

이게 상당히 인생과 비슷하지 않냐?

길을 사람이 살아가는데에 제일 안전빵인 루트(예를 들어 공부해서 좋은 대학 들어가고 좋은 회사 취직하고..)라 본다면

길을 벗어나는 건 일탈이겠지. 어렸을 때 잠깐 이 길에서 벗어나는(양아치짓을 한다든가 등등) 건 그냥 언제든지 다시

본래의 안전빵 루트로 올라탈 수 있다. 그냥 같이 놀던 양아치들 연락 끊고 공부하면 되는 거니까.

아직까지 자기 인생 부모님이 책임져주시는 단계니까.

근데 징검다리는 그게 아니지. 난 징검다리가 나오는 시점을 자립 후라고 본다.

징검다리에서 한 번 엇나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다. 만반의 준비를 해서 차안에 제트팩이라도 놔두지 않는 이상

다시는 돌아올 수 없다. 다시 올라올 수 있게 잡아줄 사람도 없고 사실 잡아주기도 힘들다.

사회 초년생 젊은 시절의 객기로 별 준비도 없이 안전빵인 루트를 거부하고 난 내가 원하는 길을 가겠어! 하는 게 딱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꼴 아닌가 싶다. 한 번 떨어지기 시작하면 죽을 때까지 떨어져야 하지. 물론 떨어진다는 게 마냥 부정적인 의미만은 아니고

떨어지는 것 자체가 새로운 길이 될 수도 있겠지.

미안 그냥 아침에 감수성 존나 업되서 끄적여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