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를 처음 만난건, 전이술 부작용으로 떨어진 던전에서 다시 돌아가기 위한 마법을 조율하며 골싸매고 있을 때였다.

던전의 몬스터들을 피하기위해서 세운 임시 스크롤 상점안으로 자그마한 모험가가 걸어 들어왔다.

계산에 별다른 진전도 없던 차에, 소년의 묘한 분위기에 휩쓸린 나는 그에게 잠시간의 휴식과 이야기를 청했다.

그는 내가 모르는 아주 먼 지역에서 온 모험가로, 그의 장미가 사랑의 증거로 요구한 오브를 찾으러 이곳 까지 왔다고 했다.

항상 실험실에만 있었던 나에게, 멀리 온 만큼 다양한 존재와의 만남과 역경의 이야기는 믿기지 않을만큼 다채롭고 놀라워 생각보다 훨씬 긴 시간을 정신없이 듣고만 있었다. 

자신이 왕이라 주장하며 홀로 떠돌던 고블린, 노예화의 마법봉의 길들여져버린 늑대, 바오밥 오클롭 등등...

서로의 고향에서부터 아주 먼 땅 속에서, 서로 완전히 다른 둘이, 옛 친구라도 만난 듯이 한창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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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내게 먼 여정에 도움이될 두루마리를 부탁했다.

내가 그에게 위험을 피하기 위한 공간이동의 두루마리를 써주자,

그는 전이되기전에 계속 맞다가 결국엔 바로 옆에 이동하거나, 더 위험한 곳에 떨어질 거라며 다른 걸 써달라고 했다.

이 유용한 두루마리를 폄하하는게 조금 마음에 걸렸지만 이미 그런 일을 격었기 때문이라 생각하고, 대신 안개의 두루마리를 써주었다. 

그는 이번에도, 잠시 시야만 가릴 뿐 도망도 제대로 못도와 주는데다 이상한 냄새까지 나는 멍청한 두루마리라며 다른 두루마리는 없냐고 물었다.

그의 성의를 무시하는 태도와 며칠간의 스트레스 때문에, 순간 쓸모없는 랜덤의 두루마리나 두루마리 휴지나 줘버릴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는 대신, 가방에서 가장 질 좋은 양피지와 마법 잉크를 꺼내고, 심혈을 기울여서 새 두루마리를 완성해 한 마디와 함께 소년에게 건네었다.

"네가 원하는 물건이 그 두루마리 안에 있을거란다."

소년은 그제야 만족했는지 해맑게 웃으며 고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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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작업을 하던 중 그 소년이 다시 찾아왔다.

두루마리가 필요한지 묻자, 대신 이 그림을 봐달라고 하며 던전에 있는것 치곤 상당히 깨끗한 종이를 내밀었다.

내게는 조금 이상하게 생긴 모자로 밖에 보이지 않아서, 본적 없는 모자이고 별다른 도움은 주지 못할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자 그는 그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건 모자가 아니라 15룬이에요."

그는 그것을 찾고있는듯 했다. 잠시 이야기를 나눈뒤 소년은 다시 깊은 던전을 향해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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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연구소에 돌아와 바쁜 세월을 보내면서도, 종종 그 소년에 대해 생각하곤 한다.

던전에 들어간 수많은 모험가들중 대부분은 (생사여부와 관계없이) 본래의 목적을 잊은 채로 던전 안을 끊임없이 헤메인다.

그 소년 만큼은 동심을 잃지 않고 무사히 그의 고향으로 돌아가길 다시금 바란다.

언젠가, 어쩌면 이미, 소년이 오브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절망하고 괴로워 하지는 않을까 종종 걱정한다.

던전 깊은곳 어딘가에는 오브나, 그의 친구를 만족시킬 물건이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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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보니 좀 더 살이 붙었으면 싶긴한데 어린왕자 읽은지 오래되서 내용도 잘 기억 안나고 더 쓰면 이상해질 것 같네여

지금 생각하면 파일럿 빼곤 전부다 이상한 놈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