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난 내가 불행하다고 생각 안한다모바일에서 작성

흙갤러(1.229) 2024.10.31 23:45:41
조회 23 추천 0 댓글 1



내 나이 7살, 부모 이혼하고 나와 어린 동생은 고아원에 맡겨졌다.

고아원 원장 아줌마가 엄마라고 부르라고 했는데 어렸던 나는 그 소리가 쉽게 안나왔어. 그 여자는 엄마라고 부르지 않는다고 나를 구석에 몰아넣고 뒤지게 후두려패더라.

그 뒤로도 밥 안먹는다고 패고(거식증 있었음), 뭐 한다고 패고, 뭐 안한다고 패고... 맨날 두드려 맞았었다.

근데 나는 그게 익숙했어. 부모 이혼 전에도 엄마한테 맨날 맞아서 온몸에 멍이 들 정도였거든

또 고아원 옆에 교회가 있었는데 거기가서 강제로 예배도 드려야했고 어린이집인지 유치원인지 하는곳에서는 말 안듣는 애들 옷을 하나씩 벗기는 식으로 체벌했었어.

뭐 그렇게 평화로운 고아원생활 보내다가 어느날 운좋게 조부모님댁으로 옮겨갔고 거기서 자라게 됐어.

19살까지 조부모님 밑에서 행복하게 잘 자랐지..

성인이 되고는 일을 해서 돈을 벌었어. 아빠가 동생 대학보내야한다고 나보고 대학 포기하라고 했거든.
나도 가고싶은 대학이 있었고 합격도 했었지만 결국 아빠 뜻대로 포기하고 바로 생업에 뛰어들었어.

아무런 경력도 없고 배운것도 없는 상태라 할수있는 일이 없어서 서비스업으로 들어갔어. 고객에게 이런저런 쌍소리 다 들어가면서 꾸역꾸역 참고 일했다. 내가 원래 심각한 사회공포증이 있었는데 먹고살려고 어거지로 일하다보니까 자연스레 치유가 되더라고..

많지 않은 월급이었지만 조그만 원룸에서 월세 30만원씩 내면서도 생활비 악착같이 아끼면서 돈을 모았어.

식비, 가스비, 전기세, 교통비, 생활용품구입비 월 25만원으로 모두 해결했어. 가끔 월 5만원쯤 남겨서 동생한테 용돈으로 보내주기도 하고.

다행히 회사에서 식사를 제공했어서 웬만하면 회사에서 끼니를 해결했는데 주말이나 퇴근 후 집에서 식사할때는 라면을 끓여먹고, 다음 끼니때 남은 라면국물에 밥을 말아먹었어.

여름에는 그냥 홀딱 벗고 지냈어. 풀옵 원룸이라 에어컨이 있긴 했는데 쓰기가 무섭드라ㅋ
겨울엔 보일러 안틀고 티 몇겹에 니트, 패딩 꼭꼭 껴입고 수면양말 신고 두꺼운 이불 속에서 입김불면서 잤고.

그렇게 살다보니까 조금씩 돈이 모이고 월세살이 방을 전세로 전환, 거기서 더 모아서 대출 조금 받고 서울 아파트 전세로 들어갔다. 마침 학교 졸업할때 쯤 된 동생도 데리고 살았지.

여유도 좀 생겼겠다 생활비도 늘리고 가끔 배달도 시켜먹고 생활은 풍요로워졌는데 동생이 문제였어.

학교에서 대체 어떤 친구들이랑 어울린건지 자꾸 금수저 친구들이랑 자기를 비교하면서 박탈감을 느끼네 뭐네 하면서 본인 인생이 불행하다고 자꾸 얘기하는거야.

처음 몇번은 그러려니 했는데 그런 말을 반복적으로 듣다보니까 갑자기 내 인생이 너무 억울해지더라고..

  그럼 나는? 같은 가정에서 자랐는데 누릴 것 다 누리고 산 니가 그렇게 불행하면 나는 뭔데?

그런 생각이 들더라. 근데 내색하지는 않았어. 동생이 소중했고 상처주기는 싫었으니까.

근데 동생이 점점 날이갈수록 방탕해지고 정신도 이상해졌어.

  우울증이니 공황장애니 온갖 핑계를 대면서 취직도 안하고, 자꾸 어디서 양아치같은 남자만 골라서 사귀고 밖으로 술먹으러 나다니고..

  또 집에서는 오만 갑질에 행패를 부렸어
정신과 약을 먹는중에도 자꾸 술을 마시고 욕하고 폭력 휘두르고 심한경우 칼까지 휘둘렀어
툭하면 죽네 마네 하면서 자해하고
  밖에서 술먹다 모르는 사람이랑 싸워서 고소도 당하고


  남자친구 빚갚아준다고 돈도 없으면서 카드론까지 받아서 빚 2천을 만들어오고

내가 그 빚도 갚아주고  행패부리는거 다 받아주고
달래도 보고 잔소리도 해보고 할거 다 해봤는데 나아지지가 않더라?

아빠는 가끔 전화해서 동생 잘 보살피라고만 하고

어느날은 내가 너무 서러워서 아빠한테 울면서 호소했어
나 힘든건 생각 안해봤냐고, 나도 힘들다고
그랬더니 자기 기분 나쁘니까 "너는 내 자식도 아니다" 이러더라.

  아빤 평소에도 심심하면 전화해서 자기 죽으면 어쩌고저쩌고 가족 가슴에 못박는 소리나 해댔거든
세상 본인밖에 모르고 이기적이고 나약한사람이야

아무튼 난 그날부로 마음속에서 아빠 손절했다.

동생도 곧 서른이 다 돼가는데 철도 안들고 투정만 부리는 모습에 질려서 지금은 반쯤 손절한 상태야

돌이켜보면 가족이라는 존재가 인생에 쌀 한톨만큼의 도움도 안되는것같다.
그래도 열심히 내 인생 살아내려고 노력중이다.

내가 가족에게 기대했던건 대단한 재산도 아니고 따뜻한 사랑도 아니고 그저 사회에서 1인분 해내면서 본인 인생 잘 책임지고 사는거 딱 하나였어.

근데 그것마저도 못하고 매일 본인 인생이 불행하다고만 생각하면서 세상탓만 하고 투정이나 부리고 있으니 나도 이제 질긴 혈연을 정리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나도 그들만큼, 어쩌면 그 이상으로 힘든 환경이었는데 열심히 산 죄로 그 투정들을 받아낼 이유는 없는것같아.

나름 인생에 풍파가 있는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난 불행한 삶이라고 생각 안한다.
시련이야 많지만 내가 할수있는것들에 최선을 다하면서 내가 누리는 작은 것들에 감사하면서 살고있어.

너희들도 아픈 과거, 좆같은 환경, 힘든 현실에 좌절감이 들 수 있겠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말고 뭐라도 해보자.
남의 캐릭 대신 키워주는거 아니고 내 인생이잖아!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지금 결혼하면 스타 하객 많이 올 것 같은 '인맥왕' 스타는? 운영자 24/10/28 - -
AD 보험상담은 디시공식설계사에게 받으세요! 운영자 24/08/28 - -
공지 흙수저 갤러리 이용 안내 [104] 운영자 15.10.28 64203 173
856445 업계별 내부고발자를 조심하자 ㄷㄷ 흙갤러(222.105) 02:22 2 0
856444 흙수저여도 잘생기면 그래도 낫긴함 ㅇㅇ(58.29) 02:12 10 0
856443 내가 어느정도 앰생으로 살았는지 cactu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4 12 0
856441 흙수저들은 본인이 불러내고 상대한테 밥 사라함? 흙갤러(222.111) 02:00 5 0
856439 새벽에진짜절실한사람만 흙갤러(106.101) 01:52 12 0
856438 혹시나 집 경매 위기인애들한테 알려줌 ㅇㅇ(58.29) 01:46 12 1
856437 요즘취업 운빨비중이 너무커진거같은데 (124.57) 01:46 26 0
856436 백날 장학금타오고 용돈벌어모으면 뭐하냐 [2] ㅇㅇ(211.118) 01:32 23 0
856435 나 잘생겼는데 흙수저라 연애 안함 [7] ㅇㅇ(1.234) 01:31 49 0
856430 당신이 이 땅에 태어나 고통받는 이유 ㅇㅇ(112.146) 00:04 43 0
난 내가 불행하다고 생각 안한다 [1] 흙갤러(1.229) 10.31 23 0
856424 아무리 잘생기고 성공해도 안부러운 사람 특 [4] 찡마(180.70) 10.31 66 1
856417 그냥 말할거 없으면 글 썼다 지웠다 아주 지랄을 하는구나 이카루스(122.56) 10.31 34 1
856406 하....그냥 밤 새야겠다 이카루스(115.189) 10.31 20 0
856402 디지털성범죄 및 스토킹 신고관련안내 문자 유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31 79 5
856401 흙갤에서 흙수저 이야기 하는 사람 별로 없음 불타는여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31 35 3
856397 흙붕이 저녁밥 흙갤러(39.7) 10.31 31 0
856396 뜨아아~ Hospitall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31 6 0
856394 고양이가 월세도 안내고~ ㅎㅎ Hospitall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31 12 0
856391 할러윈 데이의 개소리 Hospitall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31 7 0
856387 자꾸 IP TV 가입하라고 하네 line775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31 16 0
856382 편의점 구독이랑 기프티콘 쓰는게 훨싸냐? ㅇㅇ(106.101) 10.31 19 0
856381 흙갤이 언제부터 싸움판이 됬냐 ㅇㅇ(210.178) 10.31 29 0
856377 맥북프로맥스16인치M4 [1] 흙갤러(211.192) 10.31 20 0
856375 나 흙수전데 있어보이려고 이렇게입고다님 [1] 흙갤러(175.120) 10.31 57 0
856372 알바 해보니 왜 공부해야 하는지 알거 같았음  [2] 흙갤러(118.235) 10.31 73 2
856371 흙수저인 나한테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물으면 불타는여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31 31 0
856370 ㅇㅇ(211.214) 10.31 15 0
856368 부모한테 돈주지마라 3천정도 물리고나서 고생한다 흙수저극복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31 27 0
856367 나이부심 노인혐오 하준아 니나 잘해라 뒤질 준비하고 흙갤러(39.7) 10.31 57 3
856363 학생인데 폰으로 돈벌수 있는 방법있나 [2] 흙갤러(211.189) 10.31 32 0
856362 신한라이프 절대하지마라 흙갤러(211.234) 10.31 54 4
856361 시험 죠졌다 흙갤러(118.235) 10.31 14 0
856359 고졸 아싸 백수 그림 그림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31 58 1
856358 이번달말에 시궁창 흙집안 탈출한다. ㅇㅇ [1] 흙수저극복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31 35 0
856356 노력은 재능이맞다 (124.57) 10.31 29 0
856355 개시발 흙수저 저녁이다. [8] 간호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31 98 0
856351 로또 1장 사고 흙갤러(118.235) 10.31 18 0
856350 너네부모도 폰이랑 인터넷 할줄 모르냐? [2] 흙갤러(1.254) 10.31 34 0
856346 흙애비 폰 알아봐줘야 하나 ㅇㅇ(211.220) 10.31 27 0
856344 나는 부모가 택시노동자에 재산 1억 미만 거지인데 국힘당 지지한다 36(211.36) 10.31 32 0
856343 조주빈 사십년 어휴 ㅇㅇ(223.39) 10.31 32 1
856341 흙애미랑 손절할건데 등본열람제한 어떻게거냐? 흙수저극복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31 23 0
856339 현실은 냉정하다 ㅇㅇ(211.214) 10.31 27 0
856335 반성해라 ㅇㅇ(118.235) 10.31 26 0
856331 흙수저는 일단 마음의 여유가 없음 [1] 흙갤러(203.207) 10.31 54 2
856329 오늘은 외식이다 [4] 이카루스(122.56) 10.31 76 1
856328 닝겐보다 고수 Hospitall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31 15 0
856327 공개 망신 ㅋㅋ Hospitall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31 25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