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제라블'을 보았습니다.

의외로 연출력은 그다지 훌륭하지 않더군요.

연출보다는 기획과 제작이 더 돋보이는 작품이라고 할까요.

(성격은 전혀 다르지만, 바로 그런 점에서

한 해 전에 나온 '아티스트'와 유사한 측면이 있습니다.) 

잘 알려진 소재에 대한 재해석이 있는 것도 아니고,

톰 후퍼만의 화술이나 시각 혹은 개성도 드러나지 않는 편이어서

시종 강렬한데도 불구하고 역설적으로 단조롭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듣던대로 역시나 웅장하고 우아해서

시청각적으로 압도하는 면이 있는 뮤지컬이더군요.

(158분의 러닝타임에, 대사의 99%가 노래로 불리워집니다.) 

배우 한 명이 애절하게 솔로 곡을 부르는 장면은

예외없이 망원 렌즈를 통해 클로즈업으로 찍었는데,

그게 좋은 (노래)연기와 결합되어서 호소력을 발휘합니다.

(다만 정서적 감응력과 별도로 이런 한결같은 촬영과 편집 방식

혹은 액센트를 내내 찍어대기만 하는 전체적 흐름 때문에

리듬감이 좀 떨어지고, 관객에 따라선 살짝 지루할 수도 있습니다.) 

이 영화 속 인상적인 노래 장면들 중에서도

개인적으론 삶의 바닥에서 앤 해서웨이가 노래하는 대목이 최고였습니다.

노래 실력으로만 따지면 사실 편차가 꽤 있는 편이지만 ^^;

휴 잭맨, 러셀 크로우, 앤 해서웨이, 아만다 사이프리드, 에디 레드메인 등등

배우들의 연기력도 좋은 편이었습니다.

(제겐 에포닌 역의 사만다 뱅크스가 특히 인상적이더군요.)

후반부에 등장하는 규모 큰 민중봉기 장면들 역시

상당히 볼만했구요.

무엇보다 '레미제라블'은 계절의 특성에 잘 맞는

호화로운 대작 뮤지컬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이 분 블로그에 올라온 영화 평이야.

참고로 이 분이 좋게 보신 영화는 태그에 항상 '미리미리 추천'이란

단어가 붙는데 레미도 이 단어가 붙음.

이 분 취향이 나랑 비슷한 편이라 이 분 평 즐겨보는 편인데

이 글 보니 더 기대된다.

근데 배우의 노래 실력 편차가 있다는 부분보면서

러셀 크로우가 왜 생각 날까?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