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화와 의식화, 통증 무력화가 지금 내가 준비하는 훈련의 주된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3시간 인터벌 복싱타격은 기본 루틴이기에 이는 제외하고 별도로 훈련하려는 것이다.

일단 나는 시각화를 위해서 격투기선수들의 모션을 보고 따라하는 것을 넘어 사우스포로도 따라하고, 선수들의 모션에 대해서도 신속한 방어를 한다고 생각하며 가드와 디펜스, 풋워크, 더킹 등의 동작을 섞고 있다.

또한, 템포를 극한으로 높이기 위해, 쉐도우의 난이도를 높이고 있다.

이른바, 불구덩이 속에서 상대와 맞장을 뜬다고 생각하는 것인데, 달군 냄비에 실수로 손을 데인 경험을 토대로, 생각해낸 훈련 방식인거다. 이는 싸우는 동안 몸에 불길이 계속 붙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결국 뜨거운 불속에서 산소공급이 끊긴 채 질식리스크를 감내하며 통증을 견디고 맞장을 뜨면서, 내가 상대에게 쓰러지고 패배하게 된다면, 불과 함께 잿더미가 된다는 생각이라고 할 수 있고, 몸의 신경을 최대한 살려서 내가 이긴다면 불길에서 살아남는 것이기에 극한의 정신력을 재빠르게 깨우는 시각화에 아주 큰 도움이 된다.

그러니까, 최대한 빠르고, 신속하게 상대를 제거하지 않으면 내가 불에 활활 타서 사라진다는 상상을 하며 미친듯이 난타연습을 하는 것이다.

일반인에 비하면 내가 맨주먹 맞장 경험이 월등히 높지만, 선수들에 비하면 너무 당연하게도 경기경험이나 스파링 경험, 무브먼트 감각이 훨씬 뒤쳐지는 것을 알기에, 프로와 붙는다면 그들에게 최적화된 격투 방식으로는 내가 경험에서나, 노련함에 있어서나 훨씬 부족하고 불리하다.

그래서, 실전에 가까운 템포로 상대에게 주도권을 뺏기지 않게, 난타전을 유도하는 것이다. 거부할래야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템포로 말이다.

난타전을 미친듯이 훈련하면서, 난타만큼은 그 어떤 프로선수와 UFC 선수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훈련한다. 짧고 간결하게, 높고 길게.. 오래 숙련한 상대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화려한 기술들과 콤비네이션, 잔기술 타이밍 자체를 뺏는 것이다. 이게 나보다 신장이 훨씬 큰 무제한급, 헤비급프로를 잡기 위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로이넬슨 스트루브전보다 훨씬 끈적하게 거리 안 주고 붙으면서 말이다.

마지막으로, 고환을 단련하고 있다.

실전에서 펀치나 킥으로 강한 통증을 느끼기 어렵지만, 고환과 안구, 완전골절 같은 경우는 얘기가 달라진다고 본다.

특히, 눈을 조심해야 하지만 눈은 단련하기도 거의 불가능할 만큼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쉐도우 하면서 중간중간 "약-중 파워" 정도로 내 자신의 "고환"을 때려주고 있다. 통증을 견뎌내며 계속 주먹을 내주고, 후려주고, 템포를 잃지 않으려는 나만의 훈련방식인 셈이다. 통증 강도는 아랫배와 척추뼈가 아릴 정도로 말이다. 누군가는 무식하다고 하겠지만, 훈련을 실천조차 안 하는 사람보다 내가 1000배는 월등하다고 본다.

내가 이렇게 혹사시키며 단련하는 이유는, 이긴 적도 많지만, 져본적도 많기 때문이다. 정말 이불킥을 500번 이상 할 만큼, 치욕적으로 져보기도 했고, 놀라울만큼 큰 덩치를 펀치 한방에 재워본 적도 있다.

여전히 내가 가장 존경하는 선수는 김승연 선수님이다.

마음속 스승님과도 같다.

정말 때가 된다면

내가 생각하는 그 날이 온다면

꼭 그가 나를 봐주었으면 좋겠고

싸인 10개 넘게 받는 건 당연지사,

실력으로 반드시 인정 받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