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이자 사회학자인 베블렌의 이론을 통해 기계식 시계를 살펴보자. (앞서 말하건데 절대적인 관점이 아니라, 하나의 학문적 이론에서 보자는거니까 오해말아.) 베블렌의 이론 중 유한계급론을 통해서 설파해볼까 하는데... 저번에 누가 졸부랑 부자의 차이니 뭐니 하길래 살짝 리플달아준적 있는 이론이지. 유한 계급은 어휘 그대로, 한가로움이 있는 계급이야. 영어로 하자면 레져 클래스지. 이들은 열심히 일하지 않아도 충분히 먹고 사는건 물론이고 사치까지 누리는 계급으로 분류가 돼. ( 수업시간이 아니니 이론에 대한 더 자세한 얘기는 중략...) 이들은 과시적 소비라는 형태로 자신들을 드러내고자 하는데, 베블렌의 큰 업적이기도 하지. 경제 공부 좀 한 형들은 베블렌 효과를 적어도 들어는 봤을꺼야. 이런 상품군은 탄력성이 제로에 가깝다고 하지. 구체적으로 이것에 대한 하나의 예를 들어보고자 해. 내가 차에 대해 잘 아는편은 아니지만, 재규어는 벤츠나 BMW에 비해 고장도 더 잘나고 그만큼 유지비도 더 들어가기로 유명하지. 하지만 많은 부자들이 재규어를 선호해. 미국 재규어 쪽에서 자신들의 고객(차를 구매한 사람)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어. 설문 내용 중 하나가 왜 재규어를 구입했냐는건데, 그 응답 중 가장 높은게 바로... 'BMW나 벤츠를 타는 옆집 남자가 배아파하는 꼴을 보고싶어서' 라고 하더군. (물론 말 좀 오바시켰어 ㅎ) 자, 이제 오토매틱을 바라보자. 시계 자체의 값도 비싸고, 분해소지라는 명목하의 유지비도 적지않게 들면서 정확도는 떨어지지. 누가 전에 썼듯이 남는거라곤 7750에서나 겨우 느껴질만한 진동과, 초침의 흐름이야. 근데 막상 초침도... 물 흐르듯 안흐르잖아. 그냥 봐도 끊겨 가는거 다 보이던데뭐. (난 사실 오토시계 첨 찼을 때 그것땜에 적잖게 실망했거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호하는 이유는??? 역시나 과시적 소비의 한 형태로 설명할 수 있을거야. 소위 '자기만족론'을 주창하는 사람들도 많겠찌만, 내가 이걸 소비함으로써 남들과 다른 나만의 무엇인가가 있다고 느낀다면 그것도 과시적 소비야. (여기서 과시적 소비를 과시욕이나 낭비등에 직결시키지는 마. 번역상 뉘앙스가 어쩔 수 없을뿐이니) 적어도 시갤에서 오토가 쿼츠보단 괜찮다고 여겨지는 것도 현실이고. 나는 오토빠도 쿼츠빠도 아니고, 굳이 말하자면 오토쪽에 기울었다가 좀 나랑 안맞는거같아서 쿼츠로 선회한 타입이야. 뭐 요즘 기냥저냥 글들 둘러보니 쿼츠가 왜 꿀리냐, 씨마 쿼츠찬다고 왜 병신이냐, 이런 개념글들 많더라고. 그로 인해서 물론 오토와 쿼츠가 동등한 입장이 된거라고 생각은 안해. 아무래도 오토가 나은면이 있겠찌만, 쿼츠가 점점 자신만의 자리를 (적어도 시갤에서는) 잡아간다는 생각이 드네. 좋은 현상이야. 이 시류에 편승해 보고자 글 하나 남겼어. *. 3줄 요약 1. 베블렌이 과시적 소비를 말했다. 2. 재규어를 예로 들 수 있다. 3. 베블렌의 관점이라면 오토시계도 이와 유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