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 기계기술연구소에 개설돼 있는 지능기계시스템전공 석·박사 과정.여기엔 LG전자 창원공장 연구원들이 매년 입학해 R&D(연구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1995년 개설 이후 145명이 과정을 마쳤고 현재 104명이 과정을 밟고 있다. LG전자는 부산대 공대와의 산학협력에 힘입어 냉동공조 분야에서만 최근 4년간 44건의 연구과제를 수행했으며 3000억원의 매출 증대 효과를 얻었다. 성균관대학교는 내년부터 정보통신공학부에 석·박사 과정으로 휴대폰학과를 만들기로 했다. 졸업생은 삼성전자 입사가 보장된다. 부산대나 성균관대처럼 공학교육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편하는 대학들이 늘고 있다. △특성 없는 백화점식 학과 운영 △산업 수요와 무관한 석·박사 과정 △졸업생의 현장 적합성 부족 등으로 인해 공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산업계의 질타가 쏟아지자 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변화에 가장 앞서나가는 대학은 성균관대.1996년 재단운영 주체가 삼성으로 바뀐 이후 삼성전자와 함께 반도체시스템공학과,디스플레이전공 등 기업 주문형 교과과정을 잇달아 만들었다. 여기서 길러진 인재들은 삼성전자가 반도체와 LCD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유지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 성균관대는 삼성의 든든한 지원에 힘입어 과학논문 인용건수가 1996년 92건에서 지난해 1568건으로 늘어나는 등 외부의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 다른 대학들도 각기 주어진 상황에 맞는 발전 전략을 수립,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부산대 공대의 경우 '산학협력을 통한 고급 연구개발 인력 양성'이 비전이다. 이 대학 전자전기통신공학부는 지난해부터 삼성전자와 함께 '삼성 정보통신트랙'이란 산학협동 과정을 만들었다. 또 영국의 롤스로이스와 공동기술센터를 만드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은 '세계 20위권 연구중심대학'의 기치를 내걸었다. 1986년 말 개교 이후 20년 만에 외형적인 측면에선 선진 공대에 근접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전임교수 230명에 학부생 1300여명,대학원생 1600여명,연구원 700여명 등 연구중심 공대의 기틀을 다졌다. 교수당 과학논문 피인용 횟수도 2004년 56위,2005년 49위,2006년 25위 등으로 순위가 높아지는 추세다. 포스텍은 여기에다 연구와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교수 간 성과급 차이를 올해 최대 7배,내년 최대 9배까지로 확대키로 했다. 연구 성과물을 학내에서 썩히지 않기 위해 기술이전 및 사업화 촉진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 6월엔 1호 학교기업인 'NSB(나노표면 바이오과학)'를 출범시켰다. 정부도 대학 자체적으로 진행 중인 공대 혁신 바람을 확산시키기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박성민 산업자원부 기술인력팀장은 "대학을 평가할 때 산업기여도 측면을 함께 고려하는 방법을 추진 중"이라며 "이렇게 되면 공학교육 및 기술인력의 실질적 수요자인 기업이 대학을 평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외에도 대학의 산학협력 교육과정 개발 때 비용을 지원하거나 산학협력 비용에 대한 세액공제 등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