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바둑티비가 없을 때, 티비에서 볼 수 있는 바둑은 kbs바둑왕전이랑 mbc 제왕전이 거의 다 였다. 그것도 일요일 밤 12시즘에 하거나 새벽에 해서 보다가 잠자기 딱 좋았지. 아무튼 kbs해설은 노영하 9단이었고, mbc는 윤기현 9단이었다. 개인적으로 노영하 9단의 해설이 더 좋았었다. 그런데 어린 마음에 두 기사들의 바둑실력은 얼마나 될까?라는 궁금증이 있었다. 그나마 윤기현 9단 기보는 조남철9단 기보집을 사서 본 덕분에 좀 알았는데, 노영하9단 기보는 거의 보질 못했었다. 그런데 신정인가 구정인가 아무튼 특별대국으로 두 해설위원의 대국이 성사되었다. 나로선 꽤 흥미진진 했었다. 물론 둘 다 전성기가 지났지만, 무엇보다 두 기사의 기풍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에 기대가 컸었다. 하지만, 불행히도 보다가 잠들어서 거의 끝날때 깨버렸다. 결과는 당시 노영하7단이었는데, 1집 반승을 했다. 끝나고 두 기사가 차를 마시면서 국후담을 나누는 장면이 잠깐 나왔는데, 정말 보기좋았다. 어쩌면 대국 중에 잠들고 끝날 때즘 두 기사의 복기를 잠깐 보는 장면이 더 소중했을지 모르겠다. 그 후에 한두번 더 대결이 있었던 것 같은데, 다 못 봤다. 특히, 노영하 9단의 기풍이나 스타일이 궁금했는데 바둑두는 내내 거의 잠들어 있어서 못 본 건 지금도 아쉽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