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坂田 수필 13, 14

SGm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09.02 23:03:20
조회 360 추천 16 댓글 5

<승부근성>


바둑을 직업으로 하는 전문기사는 자기 대국이 모든 생활에 직결되고 있다.

이기나 지나 경제생활에 아무 영향을 끼치지 않는 아마추어의 입장과는 달라서

모든 시합 바둑에 이기고 싶으며 또한 이기지 않으면 안 된다.

종반이 가까워져서 초읽기에 몰려 계시원이 '...다섯.., 여섯...' 할 때에는 몸을 에이는 것처럼 괴로운 적이 있으나

이 괴로움에서 도피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 절박한 심경은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은 절대 이해 못 할 것이다.


'취미가 있어야 솜씨가 생긴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원래 바둑에 재미를 느껴 바둑을 두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괴로운 나머지 바둑이 싫어지고 뜻을 굽히고 마는 사람이 있다.

단단한 벽에 부딪히는 경우에는 어떻게 해서든지 그것을 극복하겠다는 각오, 말하자면 '근성'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바둑이 승부를 다투는 게임이므로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는데, 지고서도 분한 느낌이 없어서는 안 된다.

나는 싱겁게 지든가 하면 불쾌감이 솟아나 체내에 남는 일이 있는데, 그래도 그것은 괜찮다고 본다.


아마추어 가운데에는 지고나서 분한 나머지 '이제 다시는 바둑을 두지 않으리라'고 큰 소리를 치면서

이튿날에는 태연히 다시 두는 사람이 있는데 그런 태도는 좀 반성할 여지가 있다.

지고서 분한 느낌을 어떻게 긍정적으로 이용하느냐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패배에도 형세판단의 착오, 수읽기의 착오, 방심, 시간 부족 등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으나

어떤 경우에도 그 원인을 밝혀 두 번 다시 되풀이 하지 않도록 스스로 다짐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그렇지만 신이 아닌 이상 인간은 같은 실패를 되풀이한다. 그리고는 또 반성한다.

이렇게 해서 절로 단련되어가는 것이다. 패배를 당하고서도 별로 원통함을 느끼지 않는 성격은 전문기사에게는 적합하지 않다고 본다.




<바둑과 장기>


언젠가 NHK의 아나운서로부터 바둑과 장기는 어떻게 다르냐는 질문을 받은 일이 있다.

나는 장기는 깊이 알지 못하므로 단정해서 말하기 어려우나 

한 마디로 말해서 장기는 좁고 엄하며, 바둑은 넓고 느리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원래 장기는 전국시대의 전투처럼 보병이 선두에 서서 적진으로 쳐들어 가 적장을 치는 게임이다.

바둑은 자기 나라의 영토를 가능한 한 확대하려는 사령부의 계략과 비슷하다.

따라서 장기가 전투적이라면 바둑은 전략적이다.

장기는 힘의 밸런스가 한 번 깨지면 우세한 쪽이 점점 우세해지고, 반대로 악화되면 자기 진영을 지탱할 도리가 없을만큼 삽시간에 패하게 된다.


바둑은 상대편 말을 잡기만 하면 이기는 것이 아니라, 궁극에 있어서 땅을 많이 차지하면 되기 때문에 승부의 과정이 느리다.

초반에 한쪽 귀에서 악수가 있더라도 그 때문에 형세가 당장 기울지는 않는다.

두어 나감에 따라 악수가 호수로 변하는 일도 드물지 않다.

또는 호수를 두어 어느 부분을 결정하여도 그만큼 바둑이 좁아져 결과적으로 나쁜 일도 생긴다.

모든 점에 있어서 국면 전체와의 관련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기에 바둑과 장기 어느 쪽이 더 어려우냐 하면, 당장에 단정할 수는 없다.

바둑을 깊이 연구한 사람은 바둑의 어려움을 직접 체험하고 있기 때문에 바둑이 더 어렵다고 생각하며

반대로 장기의 대가는 장기가 더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게임의 본질이 다르므로 그 쉽고 어려움을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일 것이다.

다만 바둑의 대국 과정에는 복잡한 기복이 있기 때문에 완전히 승리가 결정되는 시기를 판단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승부사로서의 태도, 공격과 수비의 호흡 등 미묘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타당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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