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무조건 5판을 둬야한다고 했다.

영국에서 두는 알파고가 진짜 알파고인지 이세돌은 알 수가 없다.

이세돌은 첫 판을 아주 쉽게 이긴다. "이 정도면 후야오위정도 실력이겠는데요" (미소)

이세돌은 두 번째 판을 쉽게 이긴다. "왠지 첫 판때보다 잘 두는 거같은데요. 이 정도면 뤄시허가 장고하는 느낌이랄까"(미소)

이세돌은 세번째 판을 좀 어렵게 이긴다. "저하고 두면서 점점 성장하는 거같아요. 마치 최근의 구리와 두는거같아요. 참고로 구리는 나이때문에 후반이 약해

진게 아니에요. 그냥 원래 이런 거구요. 기보도 이런게 많고 저도 십번기때 꿀빨았지요"(웃음)

이세돌은 네번째 판을 진땀흘리며 이긴다." 일단 3승해서 좀 방심했으려나? 그래도 중후반까지 아주 흐트러짐 없이 잘 두네요. 마치 중상위권 프로기사들 느낌입니다"

다섯번째 판, 이세돌은 집중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번의 알파고는 뭔가 달랐다. 포석부터 이세돌은 쉽지 않음을 느끼고 흔들어 보았지만 그 누군가처럼 유연하게 버티어갔다.

그렇다 그것은 커제와 비슷해보였다. 이세돌은 눈에 불을 키고 집중해갔다. 벌써 2승 7패다. 그는 농심배에서 만날 수 있을지 모르는 그 커제를 떠올리며 알파고란 이름을 지워

버렸다. 중반에 뒤쳐져있었지만 이세돌은 몽백합5번기를 떠올리며 추격하였다. 그리고 거의 다 두었을 때 계가를 해보니 반집승이었다!

이세돌은 이마의 땀을 닦으며 후련한 미소를 지었다. "고맙다 알파고. 네 덕분에 바둑두는게 더 즐거워졌다. 또 대결할 수 있기를."

하지만 그 미소는 곧 사라져버렸다. 계가를 해보니 반집패였다. 이세돌은 또 중국룰을 깜박한 것이다.

대국창을 보니 익숙한 중국어가 보였다. 

"정말 잘 두시네요!"

이세돌은 하얗게 질리며 기절해버렸다.

그리고 꿈에서 깨어나 달력을 보니 아직 3월 9일이었다. 

이세돌은 전화를 걸어 구리에게 사과를 했지만 구리는 영문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