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미국은 왜 전쟁에서 실패하는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8.26 10:15:00
조회 2333 추천 6 댓글 50


지난 8월1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미군 C-17 수송기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를 따라 이동하자 탑승하지 못한 아프간 시민 수백 명이 수송기를 따라 내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 “미군, 6 .25전쟁 이후 걸프전 빼고 주요 전쟁서 모두 패배”

탈레반에 항복한 아프간 정부와 군의 한심한 모습, 카불공항과 미군 수송기에서 벌어진 안타까운 장면들에 대해선 이미 언론에 너무나 많이 보도됐기 때문에 자세히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아수라장이 된 카불공항의 모습은 1975년 베트남전 말기의 사이공 함락, 1950년 6·25전쟁 때의 흥남철수작전을 연상케 했습니다. 이로써 미국이 20년에 걸쳐 1000조원이 넘는 돈과 2400여명에 달하는 미군의 희생은 사실상 수포로 돌아가게 됐습니다.

이런 결과에 대해 아프간 정부 및 군의 무능과 부패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지만 미국과 미군의 문제를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은 듯합니다. 미군은 현재 자타가 공인하는, 대등한 라이벌이 없는 세계 최강의 군대입니다. 그럼에도 1950년대 이후 주요 전쟁의 결과가 실패로 귀결된 적이 적지 않아 ‘미군은 왜 전쟁에서 실패하는가’라는 의문이 제기되는 것입니다.


아프가니스탄 철수작전을 위해 긴급투입된 미 82공수사단 요원들이 C-17 수송기에 탑승해 있다. /미 국방부



미국내 여러 전문가들이 이 의문에 대한 책을 썼는데요, 도널드 스토커 미 해군대학 교수도 그중 한사람입니다. 스토커 교수는 2019년 펴낸 ‘미국은 왜 전쟁에서 패배하는가:6·25전쟁에서 현재까지 제한전과 미국의 전략’을 통해 신랄하게 비판을 했는데요.

◇ 미 정치지도자와 군 수뇌부, 전쟁 목표 인식 결여

그에 따르면 미국은 6·25전쟁 이후 쉴새 없이 전쟁을 치렀지만 제대로 이긴 전쟁은 1991년 걸프전 뿐이라고 합니다. 걸프전의 경우 쿠웨이트를 침공한 이라크군을 몰아낸다는 분명한 정치적 목표가 있었고, 100시간만에 목표를 달성하자 정전을 선언했지요. 반면 아프간전이나 이라크전에선 개전 당시의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실패했다는 것입니다. 테러리즘을 걷어내고 민주주의를 건설한다는 거창한 목표를 내세웠지만 사실상 실패했다는 것이지요. 이는 베트남전의 재현이기도 합니다.

여기엔 전쟁 일반과 제한전에 대한 정치 지도자들과 군 지휘부의 잘못된 인식이 이런 결과를 초래했다고 스토커 교수는 주장합니다. 미 정치 지도자들은 미국의 권능을 보여주기 위해 전쟁에 뛰어드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지만, 정작 목표 달성을 위해 요구되는 적절한 규모의 병력을 파견하는 데는 늘 망설였다는 것이죠. 그 현실적인 타협이 ‘제한전’이었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미군을 수렁에 빠지게 했다는 것입니다.



미 정치 지도자들은 물론 미군 수뇌부도 전쟁을 수행하는 ‘목표’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결여돼 목표를 달성할 ‘전략적 사유’도 부족했다고 그는 지적합니다. 정치적 목표가 불확실하면 어떤 일관된 전략도 수립할 수 없고, 어떤 군대도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 스스로 지킬 힘과 의지 없는 나라와 국민의 비참한 말로

하란 울만도 ‘패배의 해부:미국은 왜 자신이 시작한 모든 전쟁에서 패배하는가?”(2017년)에서 비슷한 주장을 했다고 하는데요, 최영진 중앙대 교수는 ‘전쟁이라는 세계’ 저서에서 “정치 지도자나 관료들이 지금껏 건전한 전략적 사유를 하지 못했고, 파병을 결정하기 전에 현지 상황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나 이해가 없었기 때문에 늘 패배한다고 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아프간전 실패와 미 전문가들의 이런 지적은 우리 한반도 안보상황에도 시사하는 바가 많습니다. 많은 분들이 “스스로 지킬 의지와 힘이 없는 나라와 군대의 말로가 어떤 것인가를 여실히 보여준 것” “남의 일이 아니며 우리나라도 한미동맹이 깨지거나 약화될 경우 어떻게 될 것인가를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재향군인회와 성우회에선 이런 취지의 성명을 내기도 했습니다. 맞는 말씀들이고 공감합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우리 안보에 주는 교훈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고 봅니다.



◇ “대규모 미 전시 증원계획은 페이퍼상 계획에 불과”

그중의 하나가 한반도 유사시 대규모 미 증원계획인데요, 전문용어로 시차별부대전개제원(TPFDD)이라 불리는 것입니다. 현재 TPFDD는 전면전시 전쟁 발발 3개월 이내에 병력 69만명, 5개 항공모함 전단, 전투기 1600여대 등이 단계적으로 한반도에 전개하도록 돼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페이퍼상의 수치’라는 평가가 많은데요, 실제로 이라크전 당시 미군 병력이 가장 많았을 때도 20만명을 넘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이라크전, 아프간전 이후 미국은 많은 인명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대규모 지상전 개입은 극도로 회피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바이든 미 대통령도 지난 2020년 ‘포린 어페어스’ 기고를 통해 대규모 지상군 개입은 바람직하지 않고 개입할 경우 특수부대 위주로 해야 한다는 취지의 기고를 한 적이 있습니다.



◇ 미 해공군 위주 증원 등 현실적인 작전계획 필요

결국 한반도 전면전시 지상전은 우리가 주도적으로 해야 할 가능성이 매우 크고 이번 아프간전 미군 철수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차제에 현실적인 작전계획을 마련하고 여기에 맞춰 한미 연합 지휘구조도 재편돼야 할 것”이라며 “단순히 ‘자주’의 개념으로 전작권 전환을 추진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미국이 아프간과 중동에서 발을 빼고 중국 견제에 주력하면서 여기에 우리의 동참을 더 강하게 요구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우리의 입장과 정책도 명확하게 정리해야 할 것입니다.

◇ 미 해공군 위주 증원 등 현실적인 작전계획 필요

결국 한반도 전면전시 지상전은 우리가 주도적으로 해야 할 가능성이 매우 크고 이번 아프간전 미군 철수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차제에 현실적인 작전계획을 마련하고 여기에 맞춰 한미 연합 지휘구조도 재편돼야 할 것”이라며 “단순히 ‘자주’의 개념으로 전작권 전환을 추진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미국이 아프간과 중동에서 발을 빼고 중국 견제에 주력하면서 여기에 우리의 동참을 더 강하게 요구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우리의 입장과 정책도 명확하게 정리해야 할 것입니다.



유용원의 밀리터리 시크릿 구독




4억 명이 방문한 대한민국 최대의 군사안보 커뮤니티

< 유용원의 군사세계 >

https://bemil.chosun.com/


추천 비추천

6

고정닉 0

44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손해 보기 싫어서 피해 입으면 반드시 되갚아 줄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11/18 - -
1128 KAI, 페루와 KF-21 부품 공동생산… 중남미 시장 개척 교두보 [1]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20 327 1
1127 HD현대, 페루와 잠수함 공동개발…함정 공동생산에 이은 후속 협력 확대 [2]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20 266 0
1126 현대로템, 페루와 K2 전차·차륜형장갑차 수출 총괄협약 체결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20 67 0
1125 방사청·방진회, '2024 국방반도체 발전 포럼' 개최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20 57 0
1124 ‘힘에 의한 평화’를 구현하는 ‘자랑스러운 과학기술 강군’ 건설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20 51 0
1123 K-방산의 지평, 중남미까지 확장… 한-페루 지상·해상·항공 MOU체결등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20 48 0
1122 HD현대重, 캐나다에 3000톤급 '리튬이온 배터리' 탑재 잠수함 제안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8 330 0
1121 한미일, '24-2차 프리덤 에지(Freedom Edge) 훈련 종료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8 2293 2
1120 대한민국 고공강하 최강자 가렸다! 제46회 특수전사령관배 고공강하 대회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8 94 1
1119 육군, 형제의 나라 튀르키예 참전용사에 새 보금자리 선사 [10]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8 2080 11
1118 서애류성룡함, 미 항모, F-35A 등 한미일 '프리덤 에지' 훈련 시행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8 79 0
1117 독도함에서 미 킬러드론 '그레이 이글' 개량형 사상 첫 이륙 성공 [1]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8 1859 2
1116 방사청, '국제 잠수함 기술 컨퍼런스' 개최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8 77 0
1115 해군 창설 79주년 기념식 개최… 창군정신 계승 다짐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8 73 0
1114 김명수 합참의장, 동부권역 접적 지·해역 작전부대 군사대비태세 현장점검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8 70 0
1113 한화오션, 美 함정 정비사업 추가 수주…트럼프 “한국 조선업 협력 필요” [3]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3 860 0
1112 캐나다 해군사령관, HD현대중공업 찾아 잠수함 건조 현장 둘러봐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3 158 0
1111 시코르스키, 국내 첫 미디어 데이 개최…‘특수전 대형헬기’ 파트너십 강조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3 149 0
1110 한일 국방차관급 회의 개최… 러·북 전방위적 군사협력에 대한 심각한 우려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8 245 0
1109 서북도서방위사령부, 서북도서 방어훈련 실시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8 237 0
1108 軍, 현무-II 지대지미사일 실사격 훈련 실시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8 223 0
1107 큰별쌤 최태성과 M프렌즈, 나라를 지켜낸 호국영웅들을 찾아 유해발굴 현장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8 214 0
1106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 군부대 특식 제공… 장병 격려 및 급식 혁신 의견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8 225 0
1105 천궁-II·패트리어트 유도탄 실사격… 북 미사일 위협 대비 유도탄 요격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8 185 0
1104 故김수덕 일병, 73년 만에 귀환… 동생은 신원확인 3개월 앞두고 별세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8 199 0
1103 대한민국 국방부 장관과 사우디 국가방위부 장관 간 회담 개최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8 175 0
1102 24년 학군사관후보생(ROTC) 모집 최종 마감, 9년 만에 지원율 상승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8 216 0
1101 병무청, 2025년도 사회복무요원 소집 신청(본인선택) 접수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8 439 0
1100 미, ‘E-7 조기경보기’ 4대 판매 승인… “아직 결정된 바 없어”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5 248 0
1099 최신 잠수함구조함 ‘강화도함’ 해군 인도…“악천후에도 조난 승조원 구조” [1]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5 1900 2
1098 국산 조류형 드론이 UAE에 수출됐다고?…K방산에 힘 보탠 국방 스타트업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5 249 0
1097 김명수 합참의장, 해병대 제2사단 군사대비태세 현장점검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5 191 0
1096 한-EU 양자회담 개최, 러·북 군사협력 심화 등 EU와의 안보·국방협력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5 177 0
1095 북한, 폭파한 경의·동해선 연결도로에 대전차 장애물 설치 및 인공기 게양 [2]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5 814 1
1094 육·해·공군·국군간호사관생도 합동순항훈련전단 출항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5 203 0
1093 미 전략폭격기 'B-1B 랜서' 전개 하 한미일 공중훈련 실시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5 172 0
1092 한-캐 2+2 장관회의 계기 한-캐나다 국방장관회담 개최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5 162 0
1091 미 MQ-9 리퍼 무인 공격기, 한국 내서 첫 실사격 훈련 실시! [2]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4 645 0
1090 국방부 「신세대 맞춤형 군 급식 혁신 TF 출범식」 개최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4 189 0
1089 전자문진 도입! 신속하고 편리한 예비군훈련 입소 [2]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4 997 2
1088 한미 해군 최초, 해양과학기술발전협의체 구성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4 166 0
1087 합참, 관·군 합동 우주위험 대응훈련(FTX) 최초 실시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4 167 0
1086 한미, 유·무인항공기 110여 대가 참가… 대규모 연합 공중훈련 실시 [8]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1 844 1
1085 제45회 공군 공중전투 요격통제대회 '골든 아이 시상식'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1 214 0
1084 러·북 군사협력 강력 규탄 등 제56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공동성명 [4]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31 946 2
1083 제12회 백선엽 한미동맹상 시상식 개최… 故 딘 헤스 대령 수상 [1]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31 320 0
1082 김용현 국방부장관, 美 해군 전투 시스템 연구·개발하는 NAVSEA 방문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31 196 0
1081 ‘SLBM 발사관 10개’ 최신예 3,600톤급 잠수함 착공식 개최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31 223 0
1080 외동딸 남기고 입대한 故 송영환 일병…유전자 검사로 73년 만에 신원확인 [4]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31 1015 6
1079 육군 전차·포병부대, 카타르 현지서 해외 연합훈련 성공리에 마치고 귀국길 [3]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29 604 2
뉴스 '텐트 밖은 유럽' 공포의 활화산 앞에서 역대급 캠핑, 줄리아 로버츠도 사랑한 나폴리 피자의 맛은? 디시트렌드 18:0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