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발로 전차 40대를 파괴한다면서 왜 표적들이 저렇게 멀쩡하지?” “위력이 생각보다 약한듯...”
최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라온 미군의 CBU-105 정밀유도확산탄(집속탄) 시험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이런 반응을 보였다. CBU-105는 1발로 적 전차 40대를 파괴할 수 있는 첨단 지능 집속탄으로 우리 공군도 보유하고 있다.
미 공군과 폭탄 제작사인 미 텍스트론사 등이 공개한 영상에서 CBU-105는 수십개의 자탄(子彈)을 살포하고 이 자탄이 전차 등 표적 공중에서 폭발한다. 하지만 표적들이 박살나기는 커녕 파괴된 흔적 없이 멀쩡해 보인다. 이 때문에 네티즌들이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CBU-105의 작동방식이 여느 집속탄(확산탄)과 다르기 때문에 빚어진 ‘오해’라고 설명한다. 바람수정 확산탄(WCMD)으로도 불리는 CBU-105에는 기존 자탄과 다른 BLU-108 센서신관 무기(SFW ·Sensor Fused Weapon)가 자탄으로 들어간다. 종전 집속탄은 센서(유도장치)가 없는 자탄 수백개를 공중에서 무차별적으로 살포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BLU-108은 폭탄에서 분리돼 그냥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탄에서 분리된 탄두가 엔진 등 차량이나 전차 등의 열원(熱源)을 감지하고, 열원을 향해 폭발하기 때문에 미사일처럼 정확히 타격할 수 있다.
낙하산을 달고 투하되는 BLU-108은 ‘스키트(Skeet)’라 불리는 더 작은 자탄(탄두) 4개씩을 갖고 있다. 스키트는 열을 감지하는 적외선 센서를 달고 각각 독립적으로 표적을 공격한다. 스키트는 목표물을 포착하면 목표물 바로 위에서 EFP라는 불리는 금속탄을 쏴 전차 엔진이나 해치 등 장갑이 약한 윗부분을 타격, 관통해 파괴한다.
스키트는 전차 등 상부에 작은 구멍을 내며 관통, 파괴하기 때문에 영상에서처럼 정면이나 측면에선 파괴된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한 전문가는 “표적 전차 등이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엔진이 완전히 파괴됐거나 내부의 전차 승무원들은 치명상을 입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영상에서 낙하산을 단 BLU-108이 폭발한 뒤 파편처럼 생긴 물체들이 아래쪽 목표물로 향하는 게 아니라 윗쪽으로 튀어 올라가는 모습들도 자주 등장한다. 스키트가 튀어올라가는 모습으로,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간 게 아니라 좀더 높은 곳에서 표적을 탐지한 뒤 파괴하기 위해 움직이는 것이라고 한다.
CBU-105에는 10개의 BLU-108 자탄이 들어간다. CBU-105 1발이 총 40개의 스키트를 갖고 40대의 적 전차·장갑차·차량 등 목표물을 파괴할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 공군의 F-15K 전투기는 CBU-105 확산탄을 최대 15발까지 탑재할 수 있다. 이론상으로는 F-15K 한 번 출격으로 최대 600대의 북한 전차·장갑차·차량 등을 파괴할 수 있다는 얘기다.
북한은 현재 4300대의 전차를 보유, 한국군(2130대)의 2배에 달하는 전차 전력을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열병식에선 한국군 K1, 미군 M1 전차와 비슷한 신형 전차를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 군은 CBU-105 등 대기갑부대용 정밀유도폭탄 외에도 ‘탱크 킬러’ AH-64 아파치 공격헬기, 현궁을 비롯한 대전차 미사일 등 다양한 대전차 무기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공군은 2016년 이후 360여발의 CBU-105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집속탄은 가공할 살상능력과 높은 불발탄 비율 때문에 2010년 유엔 집속탄 금지협약이 발효돼 120개국이 회원국으로 가입돼 있다. 하지만 미·러·중 강대국들과 남북한, 이스라엘 등은 가입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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