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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에만 애국 페이 강요 안돼… 같은 직급 공무원 대우를”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6.14 09: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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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국가적 차원 접근 필요”




공군사관학교 71기 신임 장교들이 지난 3월 8일 충북 청주 공군사관학교 교정에서 열린 71기 졸업식 및 임관식에서 모자를 하늘로 던지며 환호하고 있다. 이들은 소위로 임관해 각 부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초급 간부 위기 문제를 해결하고 우수한 초급 간부를 확보하기 위해선 범정부·정치권 등 국가 차원의 문제로 접근해 공무원에 상응하는 대우를 해주는 등 처우를 대폭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민구 전 국방장관은 9일 “초급 간부 문제는 인구 급감, 사회적 분위기, 정치권의 군 관련 포퓰리즘 정책 등이 얽힌 복합적인 사안이기 때문에 국방부와 군에 ‘알아서 해결하라’는 식이 되면 안 된다”면서 “정부와 정치권이 초당적으로 협력해서 국가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윤희 전 합참의장은 “초급 간부도 병사와 같은 MZ세대라는 인식 필요하며 이른바 ‘애국 페이’ ‘열정 페이’를 강요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애국 페이’는 군인들에게 터무니없이 적은 급여를 주면서 애국심에 기대 노동력을 착취하는 것을 말한다. 신종태 전 조선대 군사학과 교수도 “우수한 초급 간부 확보 문제는 이미 국방부만의 노력으로는 해결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며 “’군 간부들에게 동일 직급의 공무원에 상응하는 대우를 해주겠다는 범정부 차원의 정책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초급 간부 위기가 최근 갑자기 생긴 게 아니라 지난 정부에서 복무 기간 단축, 휴대폰 허용 등 지나친 병사 위주의 포퓰리즘 정책을 폈던 부작용이 누적된 것이 지금 급격히 가시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병사 중심으로 처우 개선이 이뤄진 데 따른 상대적인 박탈감이 큰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에 당직수당을 비롯한 각종 수당 등 봉급 체계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2년 뒤 병사 월급 200만원이 실현되면 하사나 소위와는 월급 역전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이런 오해를 불식시키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동안 당직 수당 개선 등 정부와 군이 발표했지만 실현되지 않은 일들이 적지 않아 불신이 누적됐기 때문에 초급 간부들의 군심(軍心) 이반 사태를 막기 위한 가시적인 신뢰 회복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래픽=이철원



복무 기간도 월급과 함께 초급 간부 지원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요소다. 초임 장교의 70%를 차지하는 ROTC 의무 복무 기간은 28개월로, 1968년 이후 55년간 변화가 없었다. 반면 병사들의 복무 기간은 1968년 36개월에서 이젠 절반인 18개월로 줄었다. 그러다 보니 ROTC 지원 경쟁률은 지난 2014년 6.1대1에서 올해 1.6대1로 떨어졌다. 10년 만에 경쟁률이 4분의 1 수준으로 급락한 것이다. 이 때문에 ROTC중앙회 등 일각에선 ROTC 복무 기간을 병사와 같은 18개월로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지만 군 간부라는 특성을 감안해 24개월로 4개월가량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또 향후 대선 등 선거 때 현역 병사 복무 기간을 18개월 미만으로 줄이자는 공약이 나올 수 있는데 복무 기간 추가 단축은 초급 간부 모집 위기를 훨씬 가속화할 ‘핵폭탄’ 같은 요소이기 때문에 더 이상의 추가 단축은 안 된다는 지적이다.

초급 간부 확보 및 운용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인사 제도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대량 획득-단기 활용-대량 방출’이라는 현행 초급 간부 운용 방식을 ‘소수 획득-장기 활용’ 방식으로 크게 바꿀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낮은 장기복무율에 따른 직업 안전성 불안이 초급 간부들이 군을 떠나는 요인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자는 것이다. 최영진 중앙대 교수는 “장기복무율을 높일 경우 직업 안정성이 올라가기 때문에 지원율도 높아지고 장기 복무가 늘어나면 초급 간부의 질 저하 문제도 해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방종관 전 육군교육사 전투발전부장(예비역 육군소장)은 “우수 부사관에게 소대장을 맡기는 등 인사 제도도 대폭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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