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현대차 ‘핸들결함’...정부 외면에 소비자만 불안

작년부터 조향장치 불만신고 접수... 국토부 “관련 법규상 어쩔 수 없어”

최근 논란을 빚는 신형 아반떼MD 뿐만 아니라 현대•기아자동차 일부 차량 모델에서 잇따라 ‘핸들 결함’ 논란이 일고 있지만 좀체
개선이 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관련 당

국은 법규정 등을 이유로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있어 ‘소비자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차의 핸들 결함 논란은 최근 들어 아반떼MD에서 안전성 논란으로 확산했지만, 지난해부터 반복된 현상이다. 아반떼MD의 핸
들 결함 리콜 여부를 조사하는 교통안전

공단 자동차성능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에도 현대•기아차 일부 차량의 조향장치 관련 불만신고가 접수돼 리콜(제작결함시정조
치) 여부를 조사했다.

자동차성능연구소 한 연구원은 지난 3일 기자와 인터뷰에서 “현대차의 제네시스와 구형 아반떼, 기아차의 포르테, 모닝 등의 일
부 차량 운전자가 핸들이 무거워지거나 소

음이 발생하는 클레임(불만)을 주장했었다”면서 “당시 언론에서 이슈가 된 적이 있어 해당 차량을 대상으로 리콜 여부에 대한 조사를 벌인 바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시 조사 결과, 리콜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 당시 연구소는 핸들의 이상(異常) 현상 이 차량의 각 부분 에서 MDPS

(Motor Driven Power Steering•전동식 파워 스티어링)에 보내는 20여개의 시그널(신호) 중 일부 시그널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이

유’로 신호를 보내 MDPS가 작동하지 않아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했다.
이 연구원은 “조사 결과 관련 부품이 안전규칙에 맞고 MDPS가 작동하지 않더라도 세이프티 모드에서 핸들을 충분히 작동할 수

있었다”면서 “안전운행에는 지장이 없는
만큼 리콜 대상인 ‘제작결함’이 아닌 ‘품질결함’에 해당해 리콜 결정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부 운전자들이 MDPS의 동일한 이상 현상을 반복적으로 겪으면서 안전사고 우려를 주장하고 있지만 관련 법규정상 어쩔 수 없다는 게 관련 당국의 입장이다. 국토해양


부 리콜담당 사무관은 “(품질결함으로 인한) 소비자의 불만은 소비자보호법에 따른 권고 사항에 해당할 순 있겠지만 (현행 자동차관리법상) 강제적으로 제작사에 품질결함을 시정하도록 할 법규정이 없다”면서 “품질결함은 제작사 차원에서 자율적으로 시정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관련 당국의 소극적인 대응은 아반떼MD의 ‘눈속임 A/S’ 의혹에서도 엿볼 수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중순 핸들 결함 논란과 무관

하다는 무상점검을 발표한 후, 점검을 받
으러 온 차량을 대상으로 MDPS의 고장 여부를 확인한 후 고가의 MDPS를 무상교체해주고 있어 의혹을 사고 있다. <본지 12월1

일자 1•5면 참조>
하지만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현대차에 확인한 결과, MDPS를 무상으로 교체해준 사실이 없다고 한다”면서 ‘눈속임 A/S’ 의혹과

관련해서는 “(아반떼MD의 핸들 결함과
관련한) 리콜 여부를 조사하면 결론이 날 것이고, 소비자를 위한 무상점검에 대해 뭐라고 말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현행 법규정에 따르면
 
제작사가 품질결함 사항이더라도 소비자에게 개별통보하고 무상점검을 할 경우, 국토해양부에 자료 제출을 하도록 돼 있다. 이는 ‘자칫 제작사가 차량의 안전운행과 관련한 리콜 사항을 무상점검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달 중순 프런트 인슐레이터 등 부품 3종의 교체를 위한 무상점검을 발표하고, 국토해양부에 신고(자료제출) 할 예정이라고 밝히 바 있다. 하지만 기자가 신고 여부를 확인 요청한 지난달 29일이 지난 30일에야 인슐레이터 교체 1건만 자료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승욱 기자 lsw@idaegu.com

대구일보 12월6일자 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