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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석의 흥망성쇠 - 1. 요리계의 지니에서 허쉐프가 되기까지

흑갤러(218.145) 2024.11.03 22:59:26
조회 6609 추천 120 댓글 31

흑갤러들은 내공이 깊은 사람들도 있지만 흑백부터 요리에 관심가지기 시작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아서

왜 일부 파인다이닝 쉐프들이 최현석을 무시하거나 인정을 안하는지,

그리고 최현석은 왜 그렇게 안성재와 본인 라이벌 기믹에 매달리는지 이해하려면

최현석이란 사람의 과거부터 현재까지에 대해 어느정도는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내가 아는 매우 주관적인 정보를 공유하고 싶어 글을 쓰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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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리계의 지니에서 허쉐프가 되기까지


라쿠치나 시절은 내가 잘 몰라서 넘어가겠음. 해당 레스토랑을 당시에 안가본건 아니었지만,

워낙 어렸을때기도 하고 당시에 최현석이라는 사람을 몰랐기 때문에 레스토랑과 최현석 쉐프의 실력을

개별지어서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


한국 파인다이닝의 1세대는 80~90년대 호텔 다이닝인데 이쪽은 내가 잘 모르니 넘어가고,

2세대는 비스떼까의 김형규, 르 꺄레의 박민재 쉐프같은 기라성같은 '형님'들이 도제식으로 가르치고 있었음.

박민재 쉐프처럼 프랑스 정통 유학파 출신의 정통 프렌치와, 김형규 쉐프처럼 순수 국내파로 이원화되고 있었는데

2세대까지만 해도 한국 사람들이 파인다이닝에 익숙치 않고 해외파에 대한 반감도 있어서

국내파라고 해서 지금처럼 크게 차별받지 않던 시절임. 정통방식의 조리를 몰라도 지적할 사람이 적기도 했고.


이 이후 세대인 최현석은 3세대라고 할 수 있음. 3세대 쉐프들부터 우리나라에 파인다이닝이

제대로 뿌리를 내리기 시작함. 테이스티 블루바드의 최현석, 줄라이의 오세득, 레스쁘아(뒤이브 아님)의 임기학,

루이쌍끄의 이유석, 정식당의 이유석 등 파인다이닝의 황금기였고 해외에서도 에드워드 권, 레오 강 같은 쉐프들이

활동하기 시작했었음. 시대로 치면 2000년대 중반부터 2010년 초반까지 '개업한' 쉐프들이라고 할 수 있음.

이 시기에는 해외파들이 귀국하면서 낸 업장들이 대부분이었는데, 그 와중에 이 시기 트렌드를 선도하던 쉐프가

순수 국내파인 최현석이었다는 건 최현석이 어느정도의 포텐셜을 가지고 있는 쉐프였는지 단적으로 알 수 있는 척도임.



사설이 좀 많이 길어졌는데, 테이스티 블루바드 시절의 최현석은 요리계의 혁명이라고 해도 무방하지 않을 정도로 

업계 최고의 스타 중 하나였음.

잘생긴 외모, 훤칠한 키와 더불어 남들이 절대 흉내도 못낼만한 '크레이지한' 조리방법은 그의 트렌드마크가 되었음.

지금 생각해보면 이 시기에도 분자요리(라곤 하지만 사실은 알긴산을 사용한 겔/젤리 및 액화수소를 사용한 아이스크림

두가지밖에는 없긴 했음)의 맛 밸런스는 엉망이었지만, 그럼에도 유명해질 수 있었던 이유는 기본 요리의 퀄리티가

평균을 대단히 상회했기 때문임. 프리픽스에서 한두가지 디쉬 망해도 신기함으로 넘어가고 나머지 요리의 완성도가

미친놈이었기 때문에 신기함과 맛 두가지 토끼를 다 잡을수 있었던 것. 실제로 이 시기 최현석의 별명은

신기함을 대변하는 '요리계의 지니' '크레이지 쉐프' 외에도 '그릴 마스터' '봉골레 마스터' 처럼 기본적인 요리 완성도가

훌륭하다는 것을 대변하는 별명도 많았음.


요리계의 슈퍼스타로 거듭난 최현석이 별안간 업장 문을 닫아버렸음. 단골들은 그가 새 업장을 준비한다는 걸 알았지만

일반인들은 어이가 털렸지. 지금으로 치면 모수가 갑자기 문 닫은거랑 비슷한 상황인데, 그때는 투자자 개념이 지금처럼

널리 알려졌을 때가 아니라 잘되던 업장이 갑자기 문을 닫으니 최현석이 도박에 손을 댔다더라, 여자문제가 있다더라 같은

소문까지 날 정도였으니... 팬들은 최현석한테 새로운 업장을 내라고 시위를 하기 시작했고 이 시위가 폭동이 되기 전

삼성동 현대에 '버거 프로젝트'라는 실험격 팝업을 오픈했는데 여기도 대박이 났었음. 최현석 아니면 당시엔 생각하기

어려운 여러가지 실험적인 햄버거들이 많았음. 오징어 먹물 와사비 버거라던가... 이외엔 디저트 매장인 스위티 블루바드도

나름 쏠쏠하게 잘 됐었고.


이후에 엘본으로 돌아와 엘본 더 테이블 총괄쉐프가 됨. 이 시기의 최현석은 과거의 크레이지함을 일부 없애고

상대적으로 기본에 충실한 요리들을 내기 시작했음. 과거의 팬들은 다소 실망해서 떠나간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 실력이 어디 가지 않기 때문에 새로 유입된 손님들이 훨씬 많았음. 아마도 엘본은 레스토랑이라기보다는

복합문화공간이었기 때문에 실험적인 요리보다는 안정적인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요리로 가지 않았나 싶지만,

개인적으론 레스토랑의 매출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화제성을 만드는게 엘본에 더 유리한 구조가 되지 않았을까 싶음.


각설하고, 엘본 중기까지만 해도 잘 삶은 파스타와 잘 구워진 스테이크 투탑으로 엘본은 아주 잘나가고 있었음.

심지어 가격까지 당시 다른 파인다이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싼 편이었음. 아마도 냉부 이전에 최현석을 알았다면

이 시기가 대부분일거라고 생각함. 크레이지함은 줄어들었지만 접근성은 상대적으로 늘어났고, 연인들이 특별한 날

많이 찾는 대표적인 레스토랑 중 하나였음. 나도 많이 갔었고... 이 시기에 대표적 스타쉐프였던 에드워드 권의

더 스파이스가 에드워드 권의 지나친 방송활동으로 인해 퀄리티 좆박으면서 나락간 것에 비해 맛의 고점은 떨어지지만

상대적으로 꾸준한 퀄리티가 보장된 곳이었음.


하지만 이 시기에 워낙 좋은 레스토랑들이 많이 생기기도 했음. 전술한 줄라이, 루이쌍끄, 레스쁘아(여긴 장사 잘 안되긴 함) 외에도

정식당도 이 시기에 생겼고 이전부터 전통의 강자였던 두가헌이라던가 지금은 없어졌지만 당시엔 핫하던 그래머시 키친 등...

심지어 피에르 가니에르라는 당시 경쟁자가 없을 정도의 원탑이 생기다보니 상대적으로 미식가들은 좀 더 정통 프렌치/이탈리안에

가까운 곳을 가고 대중들은 접근성이 좋은 곳으로 향하다보니 엘본은 컨셉이 어중간해서 2010년 초중반쯤엔 상대적으로

매출이 떨어지기 시작할 시기였을 것으로 생각됨.


최현석도 에드워드 권, 레오 강 등을 보고 감명을 받았던지 방송으로 위기를 풀어보려고 노력하기 시작함. 올리브 TV 등 요리 방송에

주로 출연하다가 공중파에 섭외되어 출연한 냉부가 대박이 나버림. 그들만의 스타쉐프에서 고만고만한 쉐프들 중 하나로 떨어지던 시기에

방송의 여파로 갑자기 한국 최고의 스타쉐프가 되어버린 최현석에게 레스토랑은 뒷전이 되어버림. 조금이라도 더 방송을 통해 이름을

알리고 유명세를 끌어야 하다보니 정작 본인의 업장엔 발길을 끊기 시작했고 수쉐프가 사실상 헤드쉐프 역할을 하기 시작하며

엘본 더 테이블도 퀄리티 좆망각이 잡히기 시작함.


사실 방송출연은 문제될게 없음. 해외에서도 수많은 스타쉐프들이 본업과 방송을 병행하고 있고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들도 많음.

최현석의 문제는 방송을 출연하며 본인 업장의 퀄리티 컨트롤을 실패했기 때문임. 이 과정에서 단골들이 전부 떠나갔고

손님은 방송 영향으로 방송인 최현석의 팬들로만 채워지기 시작했는데 그나마도 망퀄이다 보니 재방문률도 떨어졌을 것으로 생각됨.


상주 쉐프가 아닌 이상 레스토랑이 여러개 있거나 방송과 활동을 병행하는 쉐프가 자기 레스토랑에 항상 있는건 사실 불가능함. 

중요한건 퀄리티 컨트롤임. 미국의 대표 쉐프'였던' Daniel Boulud같은 경우, 매일 밤마다 뉴욕에 있는 본인의 레스토랑을 모두 돌아보며

퀄리티 컨트롤 하기로 유명했었음. '요리하지 않는 쉐프' Alain Ducasse도 지상에 있는 시간보다 하늘에 있는 시간이 더 길다고 할 정도로

전세계의 본인 레스토랑을 돌아다니며 퀄리티 컨트롤에 목숨을 걸고 있음.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둘의 레스토랑을 방문해보면 가끔씩

오프 퀄리티를 경험할 정도로 이 퀄리티 컨트롤이라는게 쉽지가 않음.


근데 방송을 위해서 본인 레스토랑을 던진다? 애초에 맛을 유지하는건 불가능에 가까움. 과거 에드워드 권이 똑같은 문제로 에디스 키친과

더 스파이스가 망해버렸고, 최현석도 이 때문에 엘본 총괄쉐프에서 물러나게 됨. 사실 이건 냉부에 고정출연하던 거의 모든 쉐프들이

가지고 있던 문제였는데(유일한 예외는 이연복. 이연복은 방송출연하는 날 외에는 항상 주방에 섰었고 이 때문에 퀄리티 저하가

크지 않았음. 이런 이연복 조차도 자기 아들이 하는 부산 목란은 퀄리티 유지가 안되는 바람에 결국 문 닫음),

애초에 방송 출연을 원하지 않았는데 억지로 출연한 샘 킴의 보나세라는 그나마 나은 수준이었지만, 오세득의 줄라이는 차마 눈뜨고는

봐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했고 냉부는 아니었지만 임정식도 방송출연 시작하면서 퀄리티 망하기 시작함.


이들 중 방송 노출이 가장 많았던 최현석은 결국 엘본 총괄쉐프에서 물러나게 되고, 이후엔 이 이전의 폼을 다시는 회복하지 못하게 됨



누가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길어져서 2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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