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e스포츠는 11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LCK아레나에서 벌어진 LCK 서머 스플릿 1라운드서 T1을 상대로 2 대 1 승리를 거뒀다. 1세트서 니코를 잡은 정지훈은 그간 니코가 밴 목록에 이름을 올렸던 이유를 제대로 보여줬다. 라인전과 교전에서 모두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정지훈의 니코에 대해 주목할 만한 장면은 7분 바텀에서 일어난 갱킹 장면이다. 상대 바텀 듀오의 무리한 딜교환 시도를 미리 부쉬에서 대기하고 있던 '피넛' 한왕호의 카직스가 잡아냈다. 단순하게 보면 T1 바텀의 무리한 딜교환 시도로만 보인 장면이지만, 디테일은 달랐다. T1의 바텀이 딜교환을 시도한 것은 미드에서 카직스로 변장한 정지훈의 니코가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바텀이 딜교환을 하러 들어가기 직전 미드에 보인 카직스에게 핑이 찍히고, 그 직후 T1의 바텀이 빠르게 앞으로 치고 나선다. 그러나 사실 미드에 보인 것은 카직스가 아닌 카직스로 변신한 니코였고, 앞으로 치고 나선 바텀은 부쉬에서 대기하고 있던 카직스에게 잡히고 만다. 정지훈이 니코의 변신으로 상대의 무리한 플레이를 유도해낸 것이다.
이 장면이 더욱 중요했던 이유는 상대 원거리 딜러 챔피언이 드레이븐이었기 때문이다. 드레이븐은 강한 라인전 수행 능력을 바탕으로 첫 킬을 따내 스노우볼을 굴리는 챔피언이다. 반대로 데스를 할 경우 그만큼 위험 부담이 있는 챔피언이기도 하다. 패시브인 '드레이븐의 리그'의 스택이 데스를 기록할 때 75%나 사라지기 때문이다. 결국 이 장면에서 드레이븐이 데스를 기록하면서 성장에 제동이 걸리게 되고, 1세트 내내 상대보다 성장에서 앞선 순간을 만들지 못했다.
13.10 패치에서 니코가 변경되면서 많은 사람들은 미니언으로 변신해 시도하는 깜짝 이니시에이팅에 주목했다. 그러나 정지훈은 니코를 팀적으로 활용하면 어떤 플레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줬다. 앞으로 니코가 다시 등장할 수 있을지, 또 등장한다면 어떤 변수를 창출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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