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상황에 린드버그 안경은 사치일까?

어렸을 때부터 가난한 환경에서 자라서 그런지 돈이 여유가 있어도 물건 살 때 조금만 비싸다고 느껴지면 계속 고민만 하고 못 사는 궁상맞은 습관이 있어.
여행, 외식, 패션, 택시비 이런 데 돈 쓰는 거 아까워하고ㅠㅠ

사회생활하고 나서는 투잡, 쓰리잡 악착같이 벌어서 내 앞가림도 하고 돈도 꽤 모았는데

부모님 두 분 다 경제활동을 못 하셔서 내가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야.

그래서 그런지 돈 쓸 때 부모님께 죄송한 느낌이 들고.. 뭐랄까 소년가장 콤플렉스? 그런게 있는거 같아

부모님 병원비, 보험료, 공과금 이런 거 내는 건 어차피 해야되니까 당연하게 생각되는데

내 옷 사고 밥 먹을 땐 조금만 비싸다고 느껴져도 괜히 죄스럽고.. 

여자친구한테 선물하고 이런 것도 부모님한테 숨기고.. 쓰다 보니 진짜 궁상맞다ㅠㅠ

그런데 오늘 우연히 백화점에 안경점이 있는 게 신기해서 구경 갔다가 린드버그 안경을 실물로 처음 보고 착용도 해봤어. 

창피하지만 나한테는 좀 신기하고 특별한 경험이었던 게

와 이쁘다.. 사고 싶다 이런 느낌을 넘어서 

무슨 유리구두 신은 신데렐라처럼 이걸 쓰면 내가 더 괜찮은 사람이 될 것 같고 뭔가 내일부터 좋은 일만 생길 것 같고.. 

업무 능력 올라가서 회사 에이스 될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어.

집에 와서도 계속 아른거려서 인터넷 검색하고 이렇게 글까지 쓰는데 이 정도면 눈 딱 감고 질러도 되는 걸까? 

린드버그 안경은 평범한 사람들한테도 명품, 사치품에 속해? 

사도 괜찮다는 답을 듣고 싶은 건지 새벽이라 청승 떠는 건지 내가 쓰면서도 질문이 참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