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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갈등 1년, 간호대 휴학 행렬…"피해는 환자 몫"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2.23 12: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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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이탈에, 간호사마저 줄어들면 업무 차질 불가피
신규 채용 최소화, 대기 간호사 문제가 주요인
현장에선 일손 부족으로 '아우성'
"대기 간호사 문제 해결 시급"



[파이낸셜뉴스] "취업문이 너무 좁아져서 휴학하려고요."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간호학과에 다니는 김모씨(22)는 이렇게 말했다. 김씨는 "의정 갈등 이후 상급종합병원 의사 수가 줄면서 환자를 적게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며 "병원은 돈을 벌어야 하니 간호사 채용을 줄였고 취업이 어려워지며 특히 친하게 지내는 동기 50명 중 절반 이상은 휴학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23일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12월 한국간호대학장협의회의 협조를 받아 19개 대학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8곳이 "2024년 2학기 기준 4학년 휴학생 비율이 늘었다"고 응답했다.

간호대생들이 휴학을 택한 이유는 의정 갈등으로 인해 취업문이 좁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공의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상급종합병원들이 신규 간호사 채용을 최소화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2025년 간호대학 졸업생 취업률은 약 34%다. 2023년과 2024년에 약 80%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대기 간호사 문제도 간호학과 학생들이 휴학을 택하게 하는 요인 중 하나로 파악됐다. 2025년도 '제65회 간호사국가시험' 응시자 수는 2만5280명, 합격자 수는 2만3760명으로 집계됐다. 응시자, 합격자 수 모두 역대 최대치다.

상황이 이러한데 신규 간호사 채용이 최소화되면서 간호사 면허를 취득하고도 근무하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간호학과 재학생 이모씨(22)는 "주변에서 간호사 면허를 따고 1년은 기본이고, 2년 동안 입사일을 받지 못하고 대기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쏟아진다"고 토로했다.

간호사 신규 채용 최소화 후폭풍이 환자들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점은 더 큰 문제다. 전공의 이탈로 인력 공백이 커진 상황에서 간호사마저 줄어들면 환자 상태를 제대로 점검하지 못하는 등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와 시민건강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전공의 집단사직 이후 간호사 업무 범위를 벗어난 추가 업무 수행이 증가했다는 응답이 69.7%에 달했다.

상급종합병원뿐만 아니라 의원급 의료기관 또한 일손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서울 관악구의 한 정형외과 관계자는 "지금은 내원한 환자들을 상대하거나 접수를 돕는 외래 간호사조차 채용하기가 쉽지 않다"며 "의정 갈등 이후로 큰 병원에 갔던 환자들이 의원급 의료기관으로 많이 이송되며 업무 과중도 역시 높아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대기 간호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장숙랑 중앙대 간호학과 교수는 "대기 간호사 문제가 누적된 상황에서 의정 갈등으로 취업 불안 요소가 커졌다"며 "이러한 문제부터 해결해야 작은 불안 요소에 의해 의료체계가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jyseo@fnnews.com 서지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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