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쪽방촌 인근에 빈대 퇴치 방역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정부는 13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4주 간 '빈대 집중 점검 및 방제 기간'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2023.11.08. ks@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 서울 금천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박모씨(28)는 최근 가족들에게 "집에 들어올 때 빈대가 없는지 확인하고 옷을 탈탈 털고 들어와라"고 부탁하고 있다. 특히 KTX를 타고 출·퇴근 하는 아버지에게 신신당부한다. 지난 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KTX에서 빈대를 발견했다'라는 글을 봤기 때문이다. 박씨는 "주말에 영화관에 가려던 것도 빈대 걱정에 예매를 취소했다"며 "버스에 자리가 나도 앉기가 꺼려진다"고 했다.
최근 빈대 출몰 신고가 잇따르면서 시민들이 이른바 '빈대 포비아(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상당수는 근거가 불분명한 정보임에도 사실인 것처럼 믿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근거 없이 특정 업체가 거론하거나 인체에 치명적일 수도 있는 '빈대 퇴치법'까지 무분별하게 번지면서 '가짜뉴스'에 의한 피해가 나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택배에 빈대가"...확산되는 공포
8일 빈대정부합동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전국 17개 시·도 등에 접수된 빈대 의심 신고는 30여건이다. 지난 2014년부터 10년간 질병관리청에 접수된 신고 9건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빈대 관련 신고가 급증하면서 시민들의 일상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대중교통 이용시 착석을 꺼리거나 영화관이나 숙박업소 등 공공장소 이용을 걱정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택배'에 대한 걱정이 빠르게 확산 중이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주부 송모씨(52)의 경우 이날 배송 예정이던 온라인 새벽 배송을 취소했다. 지난 7일 '한 유통업체에서 온 가방에서 빈대가 발견됐다'는 루머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떠돌았기 때문이다. 송씨는 "택배에 빈대가 들어오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황급히 취소했고 직접 장을 볼 예정"이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송씨가 접한 소식은 '가짜뉴스'였다. 해당 루머는 물류센터 리스트까지 구체적으로 언급됐으나 이는 사실무근으로 전해졌다. 해당 기업 관계자는 "회사 전체 물류사업장에 정기적인 소독을 통해 철저히 관리하고 있고 현재까지 빈대가 발견된 사례는 없다"며 "허위사실을 유포한 최초 유포자 및 유언비어를 확산한 사람에 대해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고 전했다. 현재 서울 송파경찰서가 사건을 접수한 상태다.
가짜 빈대 방역법도 등장
빈대 퇴치 '민간요법'도 등장하고 있다. 출몰한 빈대가 기존의 살충제에 내성이 있고 방역 업체 의뢰시 비용이 비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관련해 '식용 규조토'에 대한 언급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지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규조토는 단세포 생물인 규조가 죽은 후 그 유해가 쌓여서 형성된 암석이나 퇴적물을 말한다.
규조토 사용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양영철 을지대 보건안전환경학과 교수는 "규조토는 입자가 날카로워 호흡기를 통해 체내로 들어갈 경우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며 "인터넷 상에서 나온 정보를 무조건 받아들이다가 더 큰 불편을 낳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질병관리청에서 안내한 대로로 빈대를 진공청소기 흡입, 고열 스팀다리미 등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적절한 대응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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