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아파트 자치기구가 경비원 감축 방안을 추진하자 입주민들이 반발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경비원을 줄이면 인건비가 줄어 세대당 관리비가 줄어든다. 하지만 입주자대표회의(입대의) 등 자치가구 결정에 대해 입주민들이 "정식 동의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며 반발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대표적 고령층 직업인 경비직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에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선경아파트, 입찰공고안에 주민 반발
29일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선경아파트는 지난 27일 경비용역업체 입찰 공고를 냈다. 입찰 공고에는 경비원 수를 현재 76명에서 33명으로 줄이는 방안이 포함됐다. 선경아파트는 이 조건으로 지난 8일 한 업체를 낙찰업체로 선정했으나 비용 일부 내역에 오류가 있어 재입찰하라는 강남구청 시정명령에 따라 재입찰을 진행중이다.
경비원 감축을 추진하는 입주자대표회의(입대의)는 경비원 감원으로 연간 14억원을 아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가구당 평균 월 11만원의 관리비 절감이 가능하다는 것이 입대의의 설명이다.
하지만 아파트 내 주민 조직인 선거간리위원회는 입대의 입찰 공고에 반발하고 있다. 입대의가 비용 절감방안에 대해 정식으로 입주자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입대의는 경비원 절감과 관련해 지난 9월 진행한 '경비비 절감 및 주차관리 시스템 개선방안 설문조사'를 근거 "입주민 75%가 설문에 응했고, 참여자의 80%가 찬성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선관위 등은 "공동주택관리법상 1034가구가 각각 1표씩을 행사해야 하는데, 이때 설문은 '세대당 1인'이 아니라 세대원 전원에게 의사를 물었다"고 주장했다.
경비원 감원 놓고 곳곳서 갈등
서울 부산 등 도심 구축 아파트들도 경비원 감축 방안을 놓고 입주민들간 의견이 팽팽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서울 송파구 잠실동 아시아선수촌아파트 역시 관리비 절감을 명분으로 100여명인 경비원을 절반으로 줄이는 방안을 놓고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입대의가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비원들은 입대의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실상 해고를 결정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입대의 측은 "이 감축안이 주민투표를 해야 할 사안은 아니어서 절차상 문제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아파트도 수년 전부터 유사한 분쟁이 벌어졌다. 이 아파트는 지난 2020년 경비원을 기존 87명에서 33명으로 줄이는 내용의 입찰공고 안건을 입대의가 통과시킨 바 있다. 하지만 경비초소 용도변경을 둘러싼 구청 허가 문제와 주민 반발로 인해 안건이 재심의에 붙여진 끝에 철회됐다.
부산 사하구의 한 아파트에서도 지난해 입대의가 주민 의견을 묻는 설문 조사나 주민 투표도 없이 경비원 감원을 일방 통보했다가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된 사례가 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여러 아파트에서 경비원 감축을 고려하면서 경비원 일자리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면서 "아파트 자치기구의 업무 추진방식에 입주민이 불만을 품는 사례가 많아 견제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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