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파업 앞둔 '빅 5' 병원…"환자 볼모로 파업 어떡하나"[르포

파이낸셜뉴스 사회부 갤러리

1/3

전공의 파업 앞둔 '빅 5' 병원…"환자 볼모로 파업 어떡하나"[르포

파이낸셜뉴스

2024.02.18 15:13:36

조회 4965 추천 5 댓글 59

전공의협, 필수 의료 위해선 '지원책' 강조
전공의 파업 발표에 수술 일부 취소
의대 교수 "전공의 파업 지지"

전공의 파업을 하루 앞둔 1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한 환자가 병동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노유정기자

[파이낸셜뉴스] "치료가 하루라도 늦어질까봐 저희는 불안하죠, 어떡해요."
전공의 파업을 하루 앞둔 18일 오전 10시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이 병원 암병동에 있던 암 환자 보호자가 눈물을 내보였다. 의사들은 "현재까지는 정상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으나 환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빅5 병원(서울대·세브란스·서울아산·삼성서울·서울성모병원)'의 전공의가 지난 18일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취지로 오는 19일까지 모두 사직서를 제출한다고 발표했다. 사직서가 수리되면 오는 20일 오전 6시 이후부터 근무하는 의사들이 확 줄어든다. 의사들의 사직 명분을 떠나 환자나 보호자들은 불안하다는 입장이다.

"非응급수술 일정 지연, 마취과 50% 미만 운영 예상"

지난 16일 복지부의 현장점검 결과 23개 병원의 전공의 715명이 사직서를 냈고 이들 가운데 103명이 실제로 근무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복지부가 업무 개시 명령을 내리면서 103명 가운데 100명이 복귀한 상황이다.

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소속 전공의로 근무하고 있던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장 또한 사표를 제출했다. 그는 앞서 4일 전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이라도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2000명 의대 증원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고 원점에서 재논의하시길 바란다"며 "(필수의료 확충을 위해) 전문의 인력 기준과 의료 사고 처리 특례법을 마련하고 전공의 근로 시간 단축 및 수련 비용 지원 정책을 우선적으로 시행해달라"고 말했다.

오는 19일 예정된 전공의 파업에 얼마나 많은 수가 참여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의료 공백의 규모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세브란스병원은 지난 16일 오후 내부 긴급공지를 통해 "마취통증의학과에서는 평소 대비 약 50% 미만으로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임상과별로 수술 스케줄 조정 및 운영에 대해 논의해달라"는 내용을 전달했다. 실제로 병원 내에서는 마취를 해줄 전공의 부족으로 일부 수술들이 미뤄지기도 했다. 세브란스병원에 근무하고 있는 연세대 의대 교수 A씨는 "19일 오전 9시에 기해서 전공의들이 파업한다"며 "응급 수술을 제외한 수술들이 미뤄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직접적으로 파업 지지 의견을 밝힌 의사도 있었다.

또다른 세브란스병원 근무 교수 B씨는 "전공의가 아니라 교수들이 파업해야 할 일"이라며 "의대생은 일정 수 늘려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갑자기 2000명을 늘리면 시설이 부족해 교육도 제대로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결국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의사가 나오면 나중엔 환자 건강도 위험해질것"이라며 "전공의 파업으로 환자가 지금 위험해질지, 섣부른 증원으로 나중에 위험해질지 시간 문제일뿐"이라고 강조했다.

전공의 파업을 하루 앞둔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환자 보호자들이 접수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강명연 기자

"항암 중단했는데 수술 밀리면 어쩌나"

환자들 중에선 암환자들의 불안감이 컸다. 치료 일정이 틀어질 경우 병세가 악화될 수 있어서다.

직장암 4기 환자 변모씨(52)는 다행히 오는 20일에 예정된 수술을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지만 불안해했다. 수술 받기 위해 항암치료도 중단한 상태여서다. 그는 "항암치료를 받으면 염증이 일어날 수 있고 체력도 떨어져 수술 전에는 안 한다고 들었다"며 "몇 년 전에도 다 나은 줄 알고 항암치료를 멈췄더니 다른 쪽으로 전이된 적 있다. 이번에 수술이 밀리면 안 될 텐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처형의 난청을 고치기 위해 부산에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까지 올라왔다는 심씨도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한국에서 인공와우 수술을 제일 잘하는 교수님이 있다고 해서 지난해 2월부터 기다렸는데 그 분이 돌아가시고 일정이 더 밀렸다"며 "29일로 수술 일정이 잡혀있지만 취소될까봐 불안하다. 멀리서 왔다갔다 해야 하는데 정확하게 확인해주지 않으니 답답하다"고 했다.

지난주 난소 종양 수술을 마치고 이날 퇴원을 앞둔 50대 김모씨는 "저는 정말 운이 좋게 일정이 잡혀서 다행"이라면서도 "항암치료 때문에 입원한 환자에게 3월 1일부터 열흘간 일정을 잡을 수 없다고 통보받았다고 들었다. 3주 후 일정이 겹쳐서 당장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전했다.

다행히 사흘 전 수술을 마쳤다는 환자의 보호자 김모씨(65)는 "택시나 지하철 파업과 달리 의사 파업은 환자 생명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면서 "어떤 이유에서든 급한 환자 입장을 생각해주고 지혜롭게 차선책을 고민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강명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갑자기 사라졌던 최홍만 반전 근황 "산에서.."▶ 아파트에서 부패된 시신 2구 발견, 둘 관계 알고보니..▶ 1433명이 "이혼해라" 충고, 아내의 '곰국' 문자 화제 ▶ 원룸서 숨진 채 발견된 40대 여성, 시신 살펴보니..▶ '손흥민 손가락 탈구' 다음날에 탁구 3인방은..소름

고정닉 0

원본 첨부파일 2본문 이미지 다운로드

전체 댓글 0개

등록순

본문 보기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운영원칙 및 관련 법률에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Shift+Enter 키를 동시에 누르면 줄바꿈이 됩니다.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손해 보기 싫어서 피해 입으면 반드시 되갚아 줄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11/18	-	-
14868	'부당합병' 이재용 2심 결심, '위증교사' 이재명 1심 선고 [이주	파이낸셜뉴스	13:11	0	0
14867	소파 뒤·쓰레기통, 클럽과 유흥주점 점령하는 마약...압수량 6배 ↑	파이낸셜뉴스	13:04	0	0
14866	층간소음에 흉기 들었는데, 엇갈린 판결 '집유 또는 징역 30년' [1]	파이낸셜뉴스	11:30	6	0
14865	꼬리 무는 이재명 사법리스크…두 번째 관문 '위증교사'[법조인사이트]	파이낸셜뉴스	11:12	5	0
14864	진료비 '지인 할인' 받았다면…보험금 산정 기준은[서초카페]	파이낸셜뉴스	11:00	11	0
14863	"특정 의료진 없다"며 환자 거부...법원 "의료 거부·기피"	파이낸셜뉴스	09:00	14	0
14862	23만원 대출에 하루 연체 이자 6만6천원 받았는데, 처벌은 고작.. [3]	파이낸셜뉴스	08:24	356	0
14861	로또 2등 83명 5339만원, 1등 8명은 무려...'이번 주도 대	파이낸셜뉴스	08:13	13	0
14860	마약 범죄자 체포에 도움? 이러면 처벌! [1]	파이낸셜뉴스	07:54	15	0
14859	'아들 특혜 의혹' 김세환 전 사무총장 영장 기각…"도망 염려 없어" [1]	파이낸셜뉴스	11.22	108	0
14858	[속보]'아들 특혜채용' 논란 김세환 전 사무총장 '구속영장 기각'	파이낸셜뉴스	11.22	81	0
14857	건대 '건구스' 때린 남성 재판 불출석…법원, 구속영장 발부 [1]	파이낸셜뉴스	11.22	156	0
14856	'갈비뼈 골절' 한창민 의원, 경찰청장 고소…"과도한 진압"	파이낸셜뉴스	11.22	85	0
14855	"1달간 음주운전 5번"...경찰, 구속영장 신청 [1]	파이낸셜뉴스	11.22	117	0
14854	법원, '박장범 KBS 사장 임명 효력정지' 가처분 기각	파이낸셜뉴스	11.22	76	0
14853	'내부정보 PF 대출' LS증권 임직원, 27일 구속기로	파이낸셜뉴스	11.22	64	0
14852	검찰 '100억대 횡령·배임' 홍원식 前 남양유업 회장 구속영장 청구	파이낸셜뉴스	11.22	65	0
14851	전기충격기 준비해 여성 노린 '잠실야구장 강도범' 징역 4년 [20]	파이낸셜뉴스	11.22	8084	8
14850	이재명 '법인카드 유용' 사건, 대북송금 재판부가 맡는다	파이낸셜뉴스	11.22	66	0
14849	'백현동 수사무마' 곽정기 변호사 1심 벌금형…일부 무죄	파이낸셜뉴스	11.22	61	0
14848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 손태승 회장 구속기로…26일 영장심사	파이낸셜뉴스	11.22	64	0
14847	태영호 장남, 마약투약 혐의로 고발돼…경찰 수사	파이낸셜뉴스	11.22	73	0
14846	'서울 강서구 오피스텔 살인' 40대 남성 검찰 송치	파이낸셜뉴스	11.22	64	0
14845	'2500억 코인 먹튀' 델리오 파산...하루인베스트 뒤이어 [11]	파이낸셜뉴스	11.22	5965	6
14844	'티메프' 구영배 구속 2번 기각에...檢, 불구속 기소 방침	파이낸셜뉴스	11.22	60	0
14843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 손태승 전 우리지주 회장 구속영장	파이낸셜뉴스	11.22	54	0
14842	[속보] 검찰, '친인척 부당대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전 회장 영장	파이낸셜뉴스	11.22	54	0
14841	檢, '미공개 정보 이용' LS증권 임직원 3명 구속영장 청구	파이낸셜뉴스	11.22	61	0
14840	'의료계 블랙리스트' 사직 전공의 혐의 부인…"스토킹 아냐"	파이낸셜뉴스	11.22	85	0
14839	'계곡살인' 이은해·조현수, 범인도피교사 혐의 '무죄' 이유는[서초카	파이낸셜뉴스	11.22	71	0
14838	검찰, '선거법' 이재명 징역 1년 집유에 항소..."사실오인·양형부	파이낸셜뉴스	11.22	62	0
14837	조국, 내달 12일 '운명의 날'…입시비리 의혹 대법 선고	파이낸셜뉴스	11.22	72	0
14836	[속보] 대법, 조국 '입시비리' 내달 12일 선고...의원직 박탈	파이낸셜뉴스	11.22	68	0
14835	운전석에서 신발 신다가 식당 돌진…4명 경상 [4]	파이낸셜뉴스	11.22	2041	2
14834	'불법집회 혐의' 양경수 경찰 출석..."경찰 탄압 기획된 것" [1]	파이낸셜뉴스	11.22	74	0
14833	법무법인 광장, 아시아 IP 어워드서 국내 최초 2관왕[로펌소식]	파이낸셜뉴스	11.22	58	0
14832	'백현동 수사무마 의혹' 총경 출신 변호사 오늘 1심 결론	파이낸셜뉴스	11.22	67	0
14831	‘뒷돈 수수 혐의’ 한국자산신탁 전 임직원 3명 구속	파이낸셜뉴스	11.21	78	0
14830	연세대·동국대·이화여대 교수 시국선언…"민주주의 위기"	파이낸셜뉴스	11.21	102	0
14829	'150억 부당대출 혐의' 김기유 전 태광 의장 구속영장 또 기각	파이낸셜뉴스	11.21	87	0
14828	이재명, ‘공직선거법 위반’ 2라운드 간다...법원에 항소장 제출[종 [1]	파이낸셜뉴스	11.21	140	0
14827	[속보]이재명, 공직선거법 사건 '의원직 상실형' 불복해 항소	파이낸셜뉴스	11.21	89	0
14826	박성재 장관, 태국 하원 외교위원장과 출입국·이민 상호 협력 논의	파이낸셜뉴스	11.21	86	0
14825	'아들 특혜채용 의혹' 김세환 전 선관위 사무총장 내일 구속기로	파이낸셜뉴스	11.21	91	0
14824	동덕여대, 남녀공학 전환 논의 잠정중단	파이낸셜뉴스	11.21	98	0
14823	경찰, '티메프 사태' 해피머니 발행사 압수수색	파이낸셜뉴스	11.21	90	0
14822	법무법인 율촌,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진출전략' 세미나[로펌소식]	파이낸셜뉴스	11.21	124	0
14821	검찰, '검사 3명 추가 탄핵'에 "사유 있는지 의심...소추권 남용	파이낸셜뉴스	11.21	84	0
14820	'성별 바꾼 사기극' 전청조 2심서 징역 13년…"재범 위험성 높아"	파이낸셜뉴스	11.21	92	0
14819	시민단체, '백지신탁 불복 사퇴' 문헌일 전 구로구청장 고발	파이낸셜뉴스	11.21	82	0
뉴스	아이브, 3관왕→압도적인 퍼포먼스로 '2024 MAMA' 달궜다	디시트렌드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