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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블로워는 커피를 좋아해

nasic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7.08.04 21:04:31
조회 2630 추천 0 댓글 8








나폴레옹 시대 영국 해군 이야기를 그린 소설 Hornblower 시리즈에 나오는 커피에 관련된 부분 발췌 번역입니다.


혼블로워는 영국인답지않게 차를 별로 좋아하지 않나봅니다.  대신 커피를 매우 좋아합니다.  아마 이건 작가의 기호가 주인공에게 그대로 반영된 것 같습니다. 

 

Hornblower and the Hotspur  -----------------------------

 

그는 커피를 한잔 하고 싶었다. 아주 강하게 끓인, 뜨거운 커피 2, 3잔을 마시고 싶었다.  하지만 그가 배 위에 가진 것은 겨우 2파운드의 커피 뿐이었다. 커피 1파운드 가격이 17실링이나 했으므로, 그것이 그가 살 수 있는 전부였다.

 

....

 

"내 급사는 어디있지 ?"  그는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그라임스 !  그라임스 !"
"함장님 ?"
그라임스는 해도실 문 안으로 머리를 삐죽 내밀었다.


"이제 옷을 차려입고 아침을 들겠다. 커피도 마시겠어."
"커피라고요, 함장님 ?"
"그렇다니까." 혼블로워는 말 끝에다 \'이 망할 자식아\'라고 욕을 하려다 간신히 참았다.  맞받아 욕을 할 수 없는 처지의 부하에게 욕을 해대는 것은 그의 취향에 맞지 않았다. 

 

"너 커피에 대해 아는게 전혀 없는거야 ?"
"없습니다, 함장님."
"그 떡갈나무 상자를 여기에 가져와."


혼블로워는 0.25 파인트의 물로 면도를 하며 그라임스에게 커피에 대해 설명을 했다.

"그 커피콩에서 20알을 골라내. 그걸 뚜껑없는 남비에 넣고 주방 불에서 볶는거야. 남비는 요리사에게 빌리라구. 그거 볶을 때 조심해야 해. 계속 흔들어주라고. 갈색이 될 때까지만 볶아야 해. 검은 색이 되면 안돼.  볶는거야, 응 ? 태우는 게 아니고. 알겠어 ?"
"어, 예, 함장님."
"그리고는 그걸 군의관에게 들고가. 내가 안부 전하더란 말과 함께."
"군의관이요 ?  예, 함장님." 

그라임스는 혼블로워의 눈썹이 천둥구름처럼 한데 모이는 표정을 보고, 대체 왜 여기서 군의관이 나오는지에 대한 놀라움을 억누를 분별력은 있었다.

 

"군의관에게는 약을 넣고 찧을 수 있는 막자와 사발이 있쟎나. 그걸 빌려서 커피콩을 찧으라고. 잘게 부숴야 해. 하지만 조심해. 가루로 만들면 안돼. 알갱이가 굵은 화약 정도로 만들면 돼. 완전히 가루 상태로 된 화약 말고 말이야.  알겠어 ?"
"예, 함장님. 알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말이지 - 아니다, 가서 그거 먼저 해가지고 다시 내게 와서 보고해."

 


Hornblower and the Atropos  -----------------------------

 

(혼블로워가 터키 해안 지방에 파견되어, 그 해안 마을의 무디르(관직이름)을 자기 배에 초청하여, 통역을 사이에 두고 환담을 나눕니다.)

 

"뭔가 마실 것을 권해야 하지 않을까 ?" 혼블로워가 말했다.
"글쎄요, 함장님, 여기서는 커피를 대접하는 것은 업무상 이야기를 할 때입니다."
"그럼 커피를 권하는 게 좋지 않겠나 ?"
"그게 말입니다, 함장님, 커피가 말입니다... 저 무디르가 커피라고 생각하는 것과 우리가 권할 커피는 다르거든요."
"뭐 어쩔 수 없쟎나. 명령을 내리게."
 
무디르와의 대화가 계속 되었지만, 건질만한 내용은 아무것도 없었다. 무디르처럼 영리하고 활발한 얼굴을 가진 사람이 대체 무슨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전혀 내색을 안한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그러나 커피가 나오자 이야기가 달라졌다. 무디르의 날카로운 눈이 두꺼운 머그잔과 낡은 주석 커피포트를 쳐다 보았다. 그 얼굴은 전혀 변화가 없었다. 무디르는 형식적인 우아한 사양 후에 감사히 커피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커피를 맛보고는 변화가 일어났다.  무디르는 곧 평소의 절제된 얼굴로 돌아가긴 했지만, 잠깐이나마 커피 맛에 놀랐다는 표정을 억누르지 못했다. 그는 커피에 설탕을 잔뜩 넣어 거의 시럽 상태가 되도록 만들고는, 컵을 손에 대지 않고 찻잔을 들어 입가로 들어올렸다.

 

"여기에 원래는 작은 과자와 사탕도 있어야 합니다, 함장님." 통역 노릇을 하던 터너가 말했다. "하지만 이 사람에게 블랙스트랩(럼주와 당밀을 섞은 것:역주)과 해군용 건빵을 권할 수는 없는 노릇이쟎습니까 ?"


(터키식 커피는 마지막 사진처럼 뭔가 걸죽하다고 합니다.  Mud coffee라는 말을 쓰던데... - 역주)


The Happy Return ----------------------------------------

 

혼블로워는 선실로 내려갔고, 거기엔 폴휠이 아침식사를 차려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커피와 버구(건빵을 부수어 염장 쇠고기와 섞어 삶은 것)입니다."


혼블로워는 테이블에 앉았다. 7개월동안 항해를 하는 동안, 사치품이라고 할 만한 것들은 이미 다 소진되어 버렸다. 지금 마시는 커피는 진짜 커피가 아니고, 태운 빵을 우려낸 검은 액체일 뿐이었다. 그 맛에 대해서는 그저 달고 뜨겁다는 것 빼고는 아무 것도 없었다. 버구는 건빵을 부수어 잘게 썬 염장 쇠고기와 섞은, 형용할 수 없는 모양새의 혼합물이었다.  혼블로워는 멍한 정신으로 식사를 했다. 왼쪽 손으로는 건빵을 테이블에 탁탁 내리치고 있었는데, 이렇게 해야 버구를 다먹을 때까지 건빵 속의 바구미가 다 기어나오기 때문이었다.

 


Hornblower in the West Indies ---------------------------

 

"모닝." 서기인 스펜들러브가 들어오자 혼블로워가 인사를 했다. 아직 그는 아침의 커피를 마시지 않은 상태였다.  그렇지 않았다면 \'모닝\'이라는 말 앞에 \'굿\'이라는 단어를 썼을 것이었다.

 

...

 

이제 혼블로워의 커피가 곧 도착할 시간이었다. 스펜들러브는 혼블로워가 커피를 반잔 이상 마시기 전에는 그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사안을 가지고 있었다.


"석월 (ultimo) 31일에 부두로부터 반납된 물품들이 있습니다, 자작님."
"그냥 지난달 (last month)라고 말하면 어디가 덧나나 ?" 혼블로워가 서류를 받으며 다그쳤다.
"알겠습니다, 자작님." 스펜들러브는 그렇게 대답하며, 제발 커피가 빨리 도착하기만을 빌었다.

 

...

 

"이건 크릭톤의 초대에 대한 거절 편지입니다, 자작님.  3인칭으로 된 것이므로 자작님의 서명이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만약 조금 전이었다면, 혼블로워는 무엇이든간에 자기 이름으로 나가는 것이 자기가 모르는 상태로 나가서는 안된다고 명령을 내려놓았던 것을 다 잊어버리고, 왜 자기가 그런 일에 대해서까지 보고를 들어야 하냐고 짜증을 부렸을 것이었다.  하지만, 커피를 단지 두 모금 마셨을 뿐인데도 그 효과는 탁월했다.

 

"좋아."  그는 서류를 한번 훑어보고는, 다시 커피잔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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