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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이스포츠 '블루 진영의 악마'를 넘어 2025 LCK컵 결승 진출

게임조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2.19 21:4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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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라이엇 게임즈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전용 경기장 롤 파크에서 '2025 LCK컵'의 플레이오프 2주차, 승자조 경기로 팬들을 찾아왔다.

LCK 컵은 2025 시즌부터 신설되는 새로운 국제대회 '퍼스트 스탠드 토너먼트'의 진출팀을 가리기 위한 리그다. 그룹배틀및 플레이인 스테이지 결과에 따라 바론 그룹에서는 '티원'과 '한화생명 이스포츠' 장로 그룹에서는 '디플러스 기아', '젠지 이스포츠', '케이티 롤스터', '농심 레드포스'가 플레이오프서 경합을 벌이게 됐다.

이번 플레이오프는 현행 버전인 '25.S1.3'으로 진행된다. 지난 버전에서 출시된 신규 캐릭터 '멜'을 마침내 사용할 수 있게 되며 지배 계열 룬의 소규모 리워크가 진행됐다.

특히 중립 오브젝트의 위력을 재조정하면서 프로 경기 단계에서 자주 등장하는 탐식의 아타칸을 가져간 측에게 주어지는 어드밴티지가 상당히 줄어들어 이전보다 불리한 전황을 뒤집는 전투 결과가 나올 수 있으리라 기대하는 시선이 많다. 



승자조 경기에서는 디플러스 기아(DK)와 한화생명 이스포츠(HLE)가 만났다. DK가 LCK컵 기간 내내 매치 전승으로 좋은 폼을 보여주고 있는데다가 HLE는 연이은 5전제 풀세트 접전을 치렀기 때문에 체력적으로도 전략적으로도 소모값이 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HLE가 근래 벌어진 모든 다전제에서 1세트 선취를 가져오거나 5세트 승률이 매우 높다는 점을 들어 기대한 것 이상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으리라 기대하는 시선도 분명 적지 않았다.

승리의 분수령으로 평가받는 것은 탑 라인이다. DK의 시우(전시우)가 갓 콜업된 선수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우수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지난 농심 레드포스와의 경기에 집중 견제에 취약하다는 약점을 드러낸 만큼 제우스(최우제)의 파괴적인 라인전 능력과 교전의 힘을 얼마나 잘 받아낼 수 있을까가 주된 관전 포인트다.




■ 승자조 경기 디플러스 기아 vs 한화생명 이스포츠



1세트의 악마 HLE가 파죽지세의 DK마저 고꾸라뜨리는데 성공했다.

자야-라칸 조합을 부술 겸 바이와 트위스티드 페이트를 앞세워 돌진조합을 구축한 DK 입장에서는 후픽카드로 상성 열세인 카이사를 가져왔기 때문에 반드시 맞라인전을 피할 필요가 있었고 극초반부터 최대한 조심스럽게 적진 깊숙히 인베이드를 들어가 시야를 잡았다.

그러나 HLE는 이러한 전략을 미리 읽고 똑같이 라인스왑을 걸어 DK에게 불편한 라인전 구도를 강제했으며 3레벨 타이밍에 귀환을 타는 척 낚시를 걸은 다음 라인 푸시를 시도하던 베릴(조건희)을 물어 빈사 상태로 만들어버렸다. 

이로 인해 DK는 계속 경험치와 골드를 손해보더라도 계속 라인을 바꾸면서 카이사 키우기에 돌입했고 다이브 설계용으로 채용했으나 포지션이 붕 떠버린 바이와 트페는 탑쪽에 개입했다가 동수 교환이 나버리며 조합의 의미가 퇴색되기 시작한다.

모든 라인의 주도권이 날아간 이상 DK는 더 이상 대처할 방법이 없었고 허무하게 1세트를 내주고 만다.



2세트에서도 1세트와 마찬가지로 밴픽의 우위를 통해 라인전 상성을 유리하게 가져간 HLE가 초반에 웃는 그림이 반복된다.

바이퍼(박도현)의 이즈리얼과 딜라이트(유환중)의 카르마가 쏟아내는 포킹은 방어 능력치와 스킬 가속이 부족한 브라움이 혼자 받아낼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고, 제우스는 이번에도 시우와 루시드(최용혁)의 다이브 시도를 깔끔하게 방어하면서 HLE가 무력행사를 완성시키며 서서히 게임이 기우는 듯 보였다. 

그런데 14분경 사이드 라인을 잡고 있던 쇼메이커(허수)의 판테온을 끊으려다가 실패한 것을 기점으로 DK가 어떻게든 코어 아이템을 뽑아오면서 끌어올린 교전력으로 득점을 올리기 시작한다.

적의 본대 한복판에서 극한 드리블을 성공한 시우의 암베사를 선봉장으로 루시드의 릴리아가 미쳐날뛰며 DK는 교전이 벌어질 때마다 교환비 이득을 봤고, 베릴이 목숨을 아끼지 않고 피넛의 스틸 시도를 봉쇄하며 오브젝트를 쓸어담는다.

피넛의 신짜오가 내셔 남작 스틸에 성공하는 헤프닝이 있었으나 대세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었고 쇼메이커의 판테온이 기이할 정도의 탱킹력으로 앞라인을 잡아주면 암베사가 후진입으로 진영을 붕괴시킨 다음 루시드가 쓸어담는 세트 패턴으로 DK가 2세트 승리를 챙긴다.



3세트는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다이나믹한 경기였다. 1레벨 인베이드 과정에서 베릴의 뽀삐에게 벽꽝을 당한 피넛이 점멸을 소모하며 기분 나쁘게 경기를 시작한 것도 모자라 정글 캠프에 침입한 뽀삐가 점화를 들고 침입하여 기어이 솔킬을 내는 대형사고가 벌어졌고, 쇼메이커의 라이즈는 라인 주도권을 꽉 잡고 베릴과 함께 공간 왜곡으로 로밍 지원을 하며 스노우볼을 굴린다.

그나마 DK는 제리가 성장을 마치기 전까지 마법 피해를 입히는 탑-미드 딜러진에게 비중이 쏠려있다는 조합 차원의 문제 때문에 좀처럼 재미를 보지 못하는 타이밍이 생각보다 빨리 와버렸고, HLE는 역으로 제이스, 진의 유효 사거리가 길다는 장점을 십분 활용하여 포킹으로 적을 전선에서 이탈시키거나 잡아내는 플레이로 격차를 뒤집는데 성공한다.

결국 DK가 승부수를 먼저 던졌다. 28분경 적측 정글 캠프에 숨어있던 쇼메이커의 라이즈가 제카(김건우)의 오로라를 묶어 단숨에 처치하며 5:4 교전으로 전환하려 했으나 제카가 주문 전이를 맞은 직후 점멸로 반응하며 시도가 실패로 돌아갔고, 오히려 반대편에서 이퀄라이저 미사일 각을 잡고 있는 시우 쪽을 포커싱하여 일점 돌파하는 영리한 플레이로 HLE가 내셔 남작과 아타칸을 쓸어담을 기회를 잡는다.

그런데 사망하는 과정에서 DK의 3명은 최대한 HLE의 체력을 깎아놓은 덕분에 체력 관리가 살짝 애매하게 됐고, 불꺼진 암흑 시야에서 튀어나온 에이밍(김하람)과 루시드가 이를 거꾸로 일망타진하면서 또 다시 경기가 뒤집힌다.

결국 내셔 남작과 탐식의 아타칸 버프를 DK가 독식하면서 대놓고 라이즈의 차원 왜곡이 적진 한복판에 떨어지는 드롭 플레이가 가능해졌고 중반 한타에서 킬을 몰아먹으며 급성장해버린 제리가 게임을 집도하며 DK는 결승 진출까지 단 1세트만을 남겨두게 된다.



4세트는 사실상 극초반 라인전에서 제우스의 슈퍼 플레이가 게임의 향방을 갈랐다. DK측에서 라인 스왑을 걸고 에이밍의 코르키를 아트록스의 상대로 붙여놓았으나 지옥사슬-다르킨의 검 심리전에서 제우스가 발키리로 탈출하는 것을 정확하게 격추시켜버리면서 상대측 원딜인 에이밍의 스펠이 모조리 빠져버렸고, 대놓고 오버파밍을 하는 제우스를 두고 귀환하는 시점에서 원딜간의 CS 격차는 2배로 벌어졌다.

심지어 DK는 이전 경기인 농심 레드포스전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아트록스를 잡아먹기 위한 AS(공격속도 기반)빌드 케넨을 기용했으나, 이마저도 아트록스를 상대로 역으로 라인전을 압도당하며 DK의 승리 플랜이 모조리 망가지고 만다.

HLE가 레나타 글라스크를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DK 입장에서는 녹턴-쉔의 글로벌 연계를 앞세워 하나씩 상대를 끊는 전략마저 여의치 않았고 30분 내내 두들겨 맞다가 KO당하며 플레이오프 3번째 실버 스크랩스가 울린다.



DK 측에서 이번 매치 내내 밴도 픽도 되지 않았던 멜을 기용한다. 미스 포츈의 쌍권총 난사를 제외하면 투사체 반사 메커니즘을 유효 활용하기 힘들 것으로 보였지만 DK는 멜을 원거리 딜러로 내려보낸 다음 모자란 교전 지속력을 클레드로 어느정도 보충하는 식으로 방향을 틀었다.

DK는 감전을 채용한 세미 AP 빌드 알리스타의 강한 교전력을 활용하여 라인전은 물론 로밍으로 연거푸 득점을 올렸고 이 과정에서 3인 다이브를 당한 시우마저도 상대 정글을 길동무로 데려가는 좋은 초반을 보냈다.

그러나 원거리 딜러가 없는 조합 특성상 계속 성장하고 있는 제우스의 올라프에게 언젠가 팀 전체가 뚫리는 시점이 오기 떄문에 사실상 DK에게는 타임어택이 걸린 상황이었고 실제로 3번째 드래곤 교전에서는 동수교환이 발생하더니 4번째 교전에서는 아예 진영이 갈린 끝에 HLE가 대승하는 결과가 나온다.

결국, 아타칸을 손에 넣은 HLE가 킬교환을 통해 인원 공백을 만들어내고 내셔 남작을 획득한 뒤 단숨에 바텀을 뚫어 5세트를 신승, LCK컵 결승 진출에 성공한다.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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