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발로란트 챔피언스 투어(이하 VCT)의 2024 시즌 아시아-태평양 지역 리그 '퍼시픽'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경기 2스테이지 결승전이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렸다.
이번 결승전은 젠지(GEN)과 디알엑스(DRX)이 맞붙게 된다. 양 팀 모두 꾸준하게 전력만큼은 충분히 우승권에 근접한 강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었으나 지난 두 번의 시즌에서 모두 페이퍼 렉스(PRX)에게 석패하여 아쉬운 마무리를 기록한 바 있는데 첫 우승을 위해 피할 수 없는 마지막 대결을 펼치게 됐다.
양 팀의 전적은 백중세에 가깝다. 정규 시즌 중에는 DRX가 2:1 승리를 거뒀으나 플레이오프 승자조 결승에서는 반대로 GEN이 2:1로 DRX를 제압하여 결승에 직행하였으며 모든 경기가 풀세트 접전을 기록하고 그 내용도 박빙에 가까운 혈전으로 호평을 받은 바 있기에 이번 결승에 대한 기대감 또한 상당한 수준이었다.
■ 1세트 '헤이븐'
1세트는 헤이븐 전장의 승률이 가장 높은 팀인 GEN을 상대로 DRX가 너무 손쉽게 승리를 가져왔다. GEN의 피스톨 라운드 승률은 62%에 달할 정도로 교전력과 컨택률이 좋은 것으로 유명하나 PRX와의 일전을 거쳐 그에 못지 않은 교전력의 성장을 보여준 DRX가 초전부터 텍스쳐(김나라) 선수를 원탭으로 제압하더니 이후로 동수 교환을 강제하며 GEN을 궁지에 몰아넣었고 피스톨 라운드를 승리한다.
DRX는 피스톨 라운드 완승을 통해 취한 자금 이득을 통해 라운드를 연달아 가져갔다. 특히 플래시백(조민혁)의 지휘 하에 차고 루트에 양각으로 2명을 배치하여 스킬과 연막 심리전을 걸고 기동력이 좋은 특작조를 끌어내 잡는 영리한 플레이는 DRX가 피지컬 뿐만 아니라 로지컬 면에서도 빈틈이 없음을 시사하는 좋은 장면이었다.
■ 2세트 '바인드'
2세트에서 GEN 측에서 지금까지와 작전을 달리하여 전전을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척후대 요원만 쏙쏙 골라잡아내는 신기를 보여주며 DRX의 교전 플랜을 무너뜨리기 시작한다. 특히 가디언을 든 먼치킨(변상범)이 연거푸 원탭으로 상대를 눕혀버리는 모습이 압권이었다.
이로 인해 DRX는 공격조일떄 좋은 포지셔닝으로 안전한 진입 루트를 개척하던 베인(강하빈)과 폭시나인(정재성)이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데 유틸리티 부족으로 아군의 플레이메이킹 의존도가 높은 레이즈를 잡은 버즈(유병철)의 전투력 또한 급감했고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그러나 DRX가 라운드 후반에 접어들기 시작하면서 정돈된 싸움을 포기하는 대신 개개인의 교전력으로 각개돌파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이로인해 GEN 측도 당황한 기색을 내비치며 12:9의 매치포인트 스코어에서 무려 5번이나 연장이 발생하게 된다.
결국 18:16으로 GEN이 승리하며 세트스코어는 1:1로 동률을 기록한다.
■ 3세트 '로터스'
3세트는 GEN측이 가장 강세를 보이는 전장인 로터스에서 진행됐다. 특히 선공을 쥔 DRX가 전날 결승 진출전에서도 보여준 체임버 기용으로 피스톨 라운드를 따내고 파괴적인 스노우볼링을 보여줄 것을 예고했으나 GEN이 2명 생존으로 피스톨 라운드를 따내면서 플랜이 망가졌다.
라키아(김종민)는 메테오(김태오)와 함께 매 교전마다 3:1이라는 불합리한 킬교환을 기록하며 DRX에게 상당한 압박을 심어주는데 성공했으나 끝까지 크레딧을 째며 인내한 플래시백이 아군의 자원 관리를 도우면서 후반 라운드부터는 DRX 측도 라운드 스코어를 턱끝까지 추격했다.
특히 스파이크 설치 후 그림자 습격으로 위치를 속인 뒤 몸을 던져 해체를 늦춰 라운드 승리를 가져온 마코(김명관)이나 스파이크 해체 중인 상대를 월샷으로 처리하는 플래시백의 클러치 플레이로 결국 3세트도 1차 연장이 발생하게 된다.
그 와중에 메테오가 아머 없이 버즈를 처리하고 메테오에게 아머를 건네받은 텍스쳐가 언덕에서 원탭을 버텨내며 플래시백을 잡는 2:0 교환으로 승기를 잡았고 연거푸 2라운드를 따내며 14:12 승리로 GEN이 3세트까지 승리를 가져오는데 성공한다.
■ 4세트 '아이스박스'
GEN
DRX
t3xture
MaKo
Lakia
Foxy9
Munchikin
Flashback
Meteor
BeYN
Karon
BuZz
양팀 모두 요원 조합은 대동소이했다. 킬조이의 드론으로 미드 사이트 하나를 확실힘 잠그고 사이드 교전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그 과정에서 먼치킨의 케이오가 플래시/드라이브를 던지는 족족 명중시키는 엄청난 적중률과 영역 점유로 시야 싸움에서 우위를 가져왔고 파이프 라인을 찍고 우회하는 지능적인 플레이까지 더해 GEN이 라운드 스코어를 크게 앞서나갔다.
그 강한 교전력의 DRX가 무결점으로 쓰러지며 고전을 면치 못하는 장면이 이어졌는데, 12:6의 라운드 스코어로 매치포인트까지 몰린 뒤 오퍼레이터를 장비한 텍스쳐의 제트에게 연속킬을 허용하여 충전된 인스턴트 칼날 폭풍으로 마지막 한명까지 쓸려나가는 대형참사로 결국 GEN이 3:1 세트 스코어로 승리하며 첫 퍼시픽 우승컵을 들어올리게 된다.
GEN은 결국 상하이 마스터즈에 이어 퍼시픽 스테이지 2에서도 우승을 거두며 마침내 왕좌에 앉는 것에 성공했다.
물론 DRX가 만만치 않은 저력을 보여주며 한 세트에서만 5번의 연장전까지 끌고가는 상황도 나왔고 교전력에서 압도당하며 당황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철저하게 계산되고 익숙한 구도로 상대를 끌어내는 노련함을 통해 서서히 승기를 가져왔다.
특히 시그니쳐 픽을 가져온 상황에서 반드시 고점을 띄우는 엔트리들의 활약이 가장 눈부셨고 필요에 따라 척후대와 스왑을 통한 역할 배분 또한 가능하여 문무를 겸비한 육각형의 강팀임을 제대로 증명했다고 볼 수 있다.
DRX는 아쉬운 결과였다. 1세트는 신승을 거뒀고 2세트와 3세트 모두 연장까지 가며 물오른 교전력을 앞세워 충분히 해볼만한 경기 구도를 맞이했지만 매치마다 풀세트를 가고 연장전을 뛰며 체력적인 문제에 직면했던 것인지 4세트에서 급격히 무너지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와는 달리 정규 시즌의 좋은 모습을 플레이오프까지 꾸준히 유지하며 대권팀인 PRX와 GEN을 모두 쓰러뜨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DRX는 시즌 초 리빌딩의 영향으로 선수진의 나이가 매우 어린 편에 속하기 때문에 경험을 조금 더 쌓고 팀 합을 다듬어나간다면 더욱 강해질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희망적으로 관측할 수 있다.
한편, 스테이지 2 우승팀인 'GEN'과 준우승팀 'DRX'는 올 8월에 개최되는 월드 챔피언십 '2024 발로란트 챔피언 서울'에 퍼시픽 1, 2시드로 출장하게 되며 챔피언십 포인트 3위를 기록한 'PRX' 그리고 챔피언십 포인트 7점을 기록한 '탤런 이스포츠(TLN)'가 동점이었던 팀 시크릿(TS)를 플레이오프에서 이겼기 때문에 승자승 원칙으로 퍼시픽 4시드로 마지막 자리에 승선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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