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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노바' 택티컬과 히어로의 경계선을 종이 한장 차이로 오가다

게임조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10.17 16:45:10
조회 171 추천 0 댓글 0
														

 
필자는 종류를 불문하고 슈팅 계통의 장르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액션이라면 기본적으로 덮어놓고 좋아하는 쪽이지만 어렸을 때부터 동체시력, 연타, 반응 속도 등 슈팅에 가장 필요한 피지컬 능력치는 바닥을 찍고 있었고, 반복 플레이를 통한 패턴화로 해결점을 찾을 수 있던 플랫포머랑 달리 단순 명료하게 총을 잘쏘는 소위 '샷빨'이 중요한 슈팅에서 반복 연습으로 실력을 키우는 것에는 명확한 한계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PvP가 중심이 되는 슈팅 게임과 관련해서는 대부분의 상황에서 플레이하는 것보다는 보는 선에서 만족해야만 했던 가운데, 히어로/하이퍼 슈터 장르가 대세가 된 것이 그렇게 반가울 수 없었다.
 
물론 히어로/하이퍼 슈터도 샷빨이 나빠서는 점수를 올리는데 한계가 있긴 하다. 하지만 다양한 무기와 기술 그리고 독창적인 승리 플랜 연구를 통해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으며, 보이는 즉시 헤드샷을 따내지 못하면 자신이 죽어야 하는 택티컬 슈팅과 다르게 역할군(병종)에 따라 선공을 허용하더라도 생존할 가능성이 있기에 히트스캔 판정의 무기로 몸샷만 죽어라 쏴서 상대를 제압하고 아군에게 유도되는 스마트 타겟팅 회복/보조기로 결점을 충분히 가릴 수 있다. 
 
아무것도 못 하고 죽는 것을 반복하다가 게임을 집어던지지는 않게 해주는, 이토록 고마운 히어로 슈터 장르의 게임들이 최근 성적이 영 시원찮아 아쉬움을 느끼고 있는 가운데 의외의 장소에서 복병이 튀어나왔다. 이번 리뷰의 주인공은 벽이든 천장이든 면이 존재하는 곳이라면 언제든 히어로 아니 슈퍼스트링이 등장할 수 있는 다차원 슈팅 게임 '스트리노바' 되시겠다.
 


택티컬도 히어로도 일단 슈팅 장르니까 총은 잘 쏴야 장땡이다
 
사실 스트리노바는 엄연히 말하면 택티컬 슈터와 히어로 슈터의 사이 그 어딘가에 위치해 있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캐릭터와 스킬셋의 개성이 강하긴 하지만 그 활용이 매우 복잡하지도 않고 플레이스타일에 있어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도 않기 때문에 일단 총은 잘 쏴야한다는 대전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효과음이나 인터페이스, 맵 구성은 어디선가 본 듯한 익숙한 느낌에다가 애니메이션풍의 선남선녀만 모아놓은 서브컬처 스타일의 아트워크 때문에 누군가가 본다면 오타쿠 스킨을 씌워놓은 택티컬 슈터라고 오해할 수도 있다.
 


스트링화 상태의 비주얼이 종이 인형 비슷한 질감이다 보니 첫인상이 병맛스러운 것은 사실
 
하지만 제작진 '아이드림스카이'는 영리하게 그 빈틈의 실(String)을 노리고 들어가는 스트링화(String化)라는 독창적인 시스템을 도입하여 이 게임에 확고한 개성을 부여하는데 성공했다. 
 
게임 내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슈퍼스트링)는 Ctrl 또는 e 버튼 하나만 딸깍하면 그 즉시 얇은 선의 형태로 변하여 피격 면적을 줄이거나 각종 구조물의 면을 타고 소리 없이 입체적인 기동을 하며 온갖 창의적인 플레이를 구사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해당 조작은 여타 슈팅 게임의 앉기 버튼에 대응하는 만큼 평면화를 통해 정면에서 대치하던 상대가 자신을 맞히기 곤란하게 하여 회피에 사용하는 것이 기본이며, 앉기라는 액션이 슈팅 장르 전체를 아우르면 '버니홉'과 같은 기동성 관련 테크닉과도 깊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벽을 타고 이동하는 방법 또한 충분히 스트리노바가 버니홉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풀어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스트링화하여 벽을 타고 2차원 방식으로 이동할 경우 고저차를 무시하는 것은 물론 발소리도 남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맵 기믹과 상태이상 그리고 스킬의 효과는 스트링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언뜻 보면 맵 구조가 이상해보이는 부분은 스트링화를 사용하여 빠져나갈 수 있는 쥐구멍일 가능성이 높고, 다면체인 벽은 면과 면 사이를 비교적 자유롭게 오갈 수 있기 때문에 등잔 밑이 어두운 위치에서 일방적으로 상대를 급습, 숨통을 끊는 것도 가능하다.
 
만약 사망 이후 아군과 합류하는 과정에서 고저차가 심하게 나는 지형에 있더라도, 적군의 노련한 플레이어가 허리를 끊으려고 만반의 준비를 했더라도, 플레이어에게 약간의 기하학 지식만 탑재되어 있다면 상대 눈앞에서 스트링화하여 대놓고 벽을 타는 플레이로 위치가 발각되지 않는 한 얼마든지 창의력을 발휘하여 생각치도 못한 활로를 파낼 수 있는 것이다.
 


액체에 닿거나 특정 스킬에 맞으면 스트링화가 차단된다
 
화물 운송 미션을 진행 중이라면 적의 눈에 들키지 않게 스트링화한 상태로 화물에 붙어 있어 보자. 주의 깊게 관찰하지 않는 적군을 상대로는 귀신 들린 것처럼 움직이는 화물로 혼란을 줄 수 있으며 적이 진영을 이미 잘 잡고 있다 하더라도 측면 또는 후방에서 공격하다가 사라지는 게릴라전으로 상대의 감정을 지배할 수도 있다.
 
스트링화를 통해 교과서적이지 않은 답을 찾아내는 플레이는 이 게임을 요리로 칠 경우 베이스라고 할 수 있는 가장 큰 흥미요소라 할 수 있으며, 스트링화를 관련된 다양한 특수효과는 이 게임의 독특한 전략성을 돋보이게 하는 조미료로 치환해도 무방하다.
 


대치 중인 적들 몰래 스트링화 상태로 호송 차량에 숨어 미션을 진행하는 모습
 
한편, 각 슈퍼스트링의 프리셋에서는 대부분의 요소를 자신의 입맛에 맞게 고쳐 쓸 수 있다. 재장전이 힘들 정도로 급박한 절체 절명의 상황에서 피스톨로 승부를 보는 것이 부담스럽거나 스트링화한 상대를 확실하게 노리고자 한다면 닌자도를 사용한 백병전으로 전환하거나 화염방사기인 엠버스핏을 채용하면 된다.
 
주 무장 또한 카테고리를 제외한 대부분을 자기 입맛에 맞게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데 필자처럼 명중률이 자신이 없는 플레이어라면 헤드샷의 위력을 낮추는 대신 몸샷의 위력이 올라가는 '스트링 피해량 증가', 트랙킹 속도가 내려가는 대신 점사-연사의 조준력을 비약적으로 상승 시켜주는 '탄퍼짐 조절 증가' 등을 통해 활로를 모색할 수 있다.
 


단숨에 헤드를 따낼 자신이 없다면 위와 같이 주 무장을 커스터미이징하는 것도 방법이다
 
심지어 오드리와 같이 거점에 무기를 설치하여 인간 터렛의 형태로 매우 높은 연사력을 얻는 특수한 캐릭터는 주 무장의 노드를 어떻게 찍느냐에 따라 플레이 스타일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핵심 요소 '스트링화' 하나만 내세운 단순한 서브컬쳐 슈팅 게임으로만 치부하기에는 꽤나 파고들 구석이 많아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
 
물론, 이런 사전작업이나 설계가 귀찮은 사람에게는 대부분의 이용자가 채용하는 세팅을 디폴트로 제공하고 있으니 그냥 플레이하더라도 큰 불편함은 없다. 가볍게 플레이하고자 한다면 충분히 가볍게 즐길 수 있고, 자기 나름대로 파고들면서 재미를 찾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깊게 파고들 수 있다는 점에서 스트리노바의 짜임새는 수준급이라고 볼 수 있다.
 


만두머리의 양갈래 아프로 헤어 같은 괴악한 개성은 없으니 안심하고 스트리노바를 즐기자
 
그나마 서브컬쳐의 색채가 매우 강하다는 특징이 국내 시장에서 이 게임의 흥행과 성공 여부에 있어서 불안 요소에 가깝긴 하지만, 사실 이 게임은 이미 중국 내에서 출시하여 일정 수준 이상의 흥행 성적을 거두는 것은 물론 사우디아라비아 e스포츠 월드컵에서 정식 종목으로 초빙되는 등 이미 소기의 성과를 이룬 바 있다. 
 
개척자라고 부를 수 있는 수많은 서브컬쳐 게임들이 먼저 닦아놓은 길을 달린다고 한다면, 슈팅 게임으로서 이미 충분한 완성도와 독창성을 보여준 스트리노바의 한국 및 글로벌 시장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앞날이 밝다고 전망해도 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과연 이번 10월 스팀 넥스트 게임 페스트에서 높은 관심도와 이용자수를 기록한 스트리노바의 차트는 정식 출시에서도 유효한 지표가 될 수 있을까? 서브컬쳐와 슈팅 게임을 모두 좋아하는 목마른 어린양들이 있다면 스트리노바의 동향에 주목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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