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기사는 지난 2022년 06월 16일 네이버 오리지널 시리즈 게임동아 겜덕연구소를 통해서 먼저 소개된 기사입니다.)
안녕하세요! [겜덕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조기자입니다. 이번에도 레트로 게임 전문가이신 검떠님을 모셨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오락실이 멸종되고, 앞으로 두 번 다시는 못 볼 과거의 대형 체감 게임기들 위주로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너무 서글프다, 오락실의 멸종..]
조기자 : 안녕하세요. 검떠님. 오락실이 멸종하고 있습니다. 너무 서글픕니다. 가뜩이나 오락실이 사라졌는데, 코로나 때문에 더 가속화된 건 아닌가 생각합니다.
검떠 : 맞아요. 저희 어린 시절엔 발에 채이던 게 길가에 오락실이었는데, PC방의 출연과 함께 지금까지 한 번도 상황이 나아지지않고 결국 멸종의 수순에 들어가버린 거죠. 아쉬운 일이지만, 시대의 흐름이 그렇게 이어진 거니까요..
조기자 : 맞습니다. 그냥 PC 한 대 세팅하고 수많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PC방에 비해, 게임 별로 몇 백만 원을 들여야 하는 오락실은 도저히 장사할 도리가 없는 사업이 되었죠. 게다가 90년대 초에 판당 100원이었는데 계속 100원이었잖아요.
어릴적에 버스타는 회수권 100원과 오락실 100원 교환이 되었는데, 지금 버스비가 1천원이 넘는 세상.. 그만큼 오락실 게임비는 오르지 못했고 결국 망할 수 밖에 없었죠.
(시중에 이런 책이 출시된 것처럼.. 오락실도 이미 멸종 단계에 들어섰다..)
(오락실 멸종의 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는..
(이제 우리는 더이상 이런 모습을 볼 수 없다..) / 김치님 사진 제공
조학동 : 과거 오락실의 태동을 봤던 우리 세대는 이렇게 한 놀이 문화가 송두리째 사라져버리는 것이 너무나 서글프게 느껴지는군요. 요즘 아이들이야 스마트폰 시대에 태어나서 조이스틱과 오락실의 추억이 전혀 없지만, 70년대 80년대생들에겐 참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검떠 : 맞아요. 이런 오락실이 완전히 멸종하기전에 정부에서 최소 명맥이라도 유지하거나, 박물관이라도 준비해야하지 않나 싶은데.. 잘 모르겠네요. 쩝
[오락실과 함께 멸종하는 대형 CRT들]
조기자 : 개인적으로 오락실 얘기를 꺼내기 전에.. 초대형 CRT들도 오락실과 함께 사그라들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LCD LED OLED로 넘어가면서 우리들 추억의 CRT들은 지금 완전히 사라지고 있는 중입니다.
검떠 : 강렬하면서도 명확한 스캔라인을 보여주던 CRT들.. 사실상 오락실과 궤를 같이 하고 있죠. 조금만 시간이 더 지나면 아예 CRT를 찾아볼 수 없는 시대가 올 것 같아요.
(버려지는 CRT들.. 아아 세대가 저물어간다...)
조기자 : 국내에서도 최대 30인치대 대형 CRT가 유통되곤 했죠. 부잣집 도련님들만 볼 수 있었다던 충격의 30인치대 CRT TV들!!
14인치에 만족하던 입장에서 친구네 30인치대 TV를 보고 충격을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중고나라에 검색해보니 무려 소니 38인치 TV도 국내에 유통이 되긴 했었군요; 대단합니다;
(중고나라에서 판매중인 38인치 CRT. 공간만 있었다면 구입하고 싶다 ㅠ_ㅠ)
조기자 : 특히 CRT 모니터를 좋아하는 저는 CRT 모니터들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꼭 보고 싶은 모니터들이 있습니다. 무려 45인치대 CRT 모니터들이 세상에 존재했었더라구요. 그 모델들을 꼭 한 번 보고 싶습니다.
검떠 : 와~ 45인치 CRT 모니터들이라구요? 그런 모니터들이 실존하긴 하는 거였나요?
조기자 : 그렇죠. 일본 버블 시대에는 뭐든지 가능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초 거대한 사이즈로 나왔던 45인치대 CRT 모니터들!! 실제로 보면 얼마나 압박감을 느끼게 될지 감이 안옵니다.
(대박이다! 가격은 약 243만 엔! 252만 엔!!)
검떠 : 헐.. 크기도 크기인데.. 가격이 252만 엔이요? 아무리 버블 시대였다고 해도 너무 엄청난 것 아닌가요... 대충 곱하기 10 하면 2500만원.. ;;;
조기자 : ㅋㅋㅋ 버블 시대의 산물이죠. 어마어마한 모니터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 그런데 이 모델이 끝이 아니에요. 45인치 대 모니터들이 몇 가지 더 있더라구요.
검떠 : 헐... 이야 진짜. 이런 CRT 모니터로 건콘 게임 돌리면 정말 재미있겠는데요? 도대체 얼마나 압박감을 줄지 감도 안옵니다.
(200kg에 육박하는 45인치 대 CRT 게임기들. 혹시나 쓰러질 때 깔리면 사망...)
(북미에도 45인치 대 모니터가 존재했다! PVM - 4300!!!)
조기자 : 충격적인 것은 이렇게 40인치가 넘는 CRT 모니터가 무려 4 종류나 있었다는 사실이죠... 여기에 미쯔비씨 등 40인치 대 CRT를 제조한 회사들까지 더하면 훨씬 많은 종류가 나왔다고 합니다. 버블시대의 마지막 산물.. 앞으로도 평생 그런 화면을 볼 일은 없겠죠..
검떠 : 그렇네요. 45인치 CRT로 '버철캅'이나 '하우스오브데드'를 돌리는 느낌은 어떨지 상상도 안되네요. 아니 '더블드래곤'이나 '파이널 파이트' 같은 게임도 너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 45인치면 주인공 캐릭터가 실제 유치원생 정도는 보일듯요. 흘.
[산산이 파괴되어버린, 대형 게임기들!]
검떠 : 그런데 국내는 물론 일본에서도 이제는 만나지 못할 대형 체감형 게임기들이 존재한다는 거죠?
조기자 : 그렇습니다. 오락실의 멸종과 함께 설자리를 잃어버린 건, 덩치가 큰 대형 게임기들이었습니다. 작은 게임기들은 매니아들에게 팔기라도 하지, 대형 게임기들은 다들 분쇄해서 버리기 바빴거든요.
아무리 매력적인 게임기라 할지라도 그런 '파괴'를 벗어날 순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찾아보려해도 늦었다고 할 수 있죠.
(귀한 세가의 게임기도 세월의 흐름을, 시대의 흐름을 이겨낼 수 없었다)
(엄청 희귀한 게임기인데.. 가슴이 아프다)
(국내는 물론 해외도 마찬가지.. 참으로 안타깝다)
(한때 청소년들의 마음을 사로잡던 게임기였던 것들.. 로보캅.. 마음아프다)
검떠 : 그냥 사라졌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상 우리의 추억들이 이런 식으로 몽땅 부숴져버린 거군요. 사진을 보니까 훨씬 더 마음이 아프네요.
조기자 : 그렇죠. 그나마 버티던 오락실들도 코로나 이후 완전히 작살났다고 할 수 있으니까요. 이제 전국을 기준으로 해도 오락실은 손에 꼽힐 겁니다. 대형 극장 앞에나 어떻게 명맥이 유지되는 정도고요.
검떠 : 맞습니다. 특히 오락실 기판은 가격도 비싸지만 최근에는 판당 결제도 원 개발사로 들어가기 때문에 더 힘들어졌다고 하더라구요. 철권 같은 경우도 한 판에 일정 금액은 개발사로 가는 구조. 구조 자체는 좋은데, 그만큼 오락실 주인 입장에서는 사업하기 힘들어졌다는 거니.. 멸종을 가속화시키는 요인이 된 것 같습니다.
조기자 : 맞습니다. 대신, 최근 일본을 보면 PC처럼 기판 1개에 여러 게임을 넣고 선택할 수 있게 하는등 효율성을 고민하긴 했더라구요. 그런 시도가 얼마나 생명을 연장시킬진 모르겠지만 말이죠. 대표적으로 일본 아케이드 게임 시장의 터줏대감이었던 세가가 아케이드 사업을 철수한 게 큰 사건인 것 같습니다.
(이제 더이상 세가 마크를 단 게임센터를 볼 수 없다는 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평생 볼 수 없음직한, 대형 체감 게임기들을 살펴보자]
조기자 : 그러면, 이제 도저히 현실에서 만나볼 수 없음직한 대형 게임기들을 몇 가지 살펴보겠습니다. 도저히 볼 수 없는 수준이니까, 꽤 레어한 게임기들이 소개되어야겠군요.
검떠 : 그렇죠. 국내 유통도 거의 되지 않은 일본 내에서도 이제는 못볼만한 게임기들이 많이 있지요. 저는 일단 이런 게임기가 있는지 몰랐는데요, 소니에서 PS2용 '그란투리스모' 전용으로 만든 게임기가 있더라구요. 신기해서 먼저 소개해봅니다.
(소니에서 개발한 그란투리스모 전용 게임기)
(4대3으로 3화면을 지원한다)
(와, 안에 PS2가 3대 들어가있다)
(실제 게임화면, 매우 그럴듯하다)
조기자 : ㅋㅋ 참.. 지금 시점에서는 울트라 와이드 모니터로 베젤없이 즐길 수 있는 게임 환경이죠. 하지만 이 시절에는 이런 식으로 요란하게 설치해야 겨우 즐길 수 있던 것이겠지요.
검떠 : 네. 소니에서 아주 미려하게 디자인을 뽑은 게임기 같아요. PS2 3대를 탑재하여, 참으로 그럴듯하게 만든 게임기 같습니다. 당시 기준으로는 리얼 레이싱의 끝판왕 수준이 아니었을까요. 적어도 PS2 시절에는 '그란투리스모'를 능가하는 콘솔 레이싱 게임은 없었으니까요.
조기자 : 그렇죠. 아케이드와는 비교가 되었겠지만 '그란투리스모'는 당시에 콘솔 레이싱 게임을 평정했던 게임이 맞습니다. 소니 PS2 황금기 시절을 이끌었던 대표적인 게임이기도 하고요.
저는 이 '그란투리스모' 3화면을 보니, '드라이버즈 아이'라는 대형 체감 게임기도 생각이 나네요. 일본 남코에서 출시했던, 비슷한 방식의 3화면 레이싱 게임이 있었거든요.
검떠 : 이러한 3 화면 게임을 남코에서도 만들었었다니 놀랍습니다. 제가 타이토의 '다라이어스' 시리즈는 기억을 해도 남코에서도 3화면 게임기가 나왔었다니 전혀 모르고 있었네요.
조기자 : 그쵸. 사실 세가가 아케이드 게임시장을 주름잡고 있었지만, 그 세가에 비견될 정도로 아케이드 사업을 잘 진행하고 있던 게임사가 남코였습니다. 세가가 세가새턴 시절에 세가의 강력한 아케이드 게임을 무기로 내세웠을때 소니 진영이 대항마로 남코를 내세웠던 게 그 시대의 남코의 위상을 말해주는 것이었죠.
검떠 : 그렇네요. 세가에 '데이토나USA'가 있다면 남코에는 '릿지레이서'가 있던 것이고, 세가에 '버추어 파이터'가 부흥할때 남코는 '철권'으로 맞불을 놨었죠. 참 재미난 90년대였네요.
조기자 : 그러한 남코의 대형 레이싱 게임 프로젝트, 체감형 기기가 '폴 포지션'이라는 게임이었죠.
(남코의 초대형 체감기기, 폴 포지션)
(피규어로 제작하면 이런 느낌)
(이렇게 작은 기계로도 출시됐었다)
조기자 : 게임은 뭐.. 세가의 '아웃런' 판박이 형태였습니다만 거대 게임기의 위용은 장난 아니었죠. 당시로는 획기적이었던 게, 무려 120인치! 화면을 구현했습니다.
당시에 120인치! 라고요. 120인치!! 지금이야 가정에서도 90인치대 TV를 쓰지만 당시에는 어마무시한 일이 아닐 수 없었죠;;
검떠 : 대단하네요 ㅋ 아웃런 류 도트 게임을 120인치에서 현역 시절에 즐길 수 있었다니.. 역시나 당시에는 전세계 아케이드 산업을 선도했다고 할 수 있군요.
조기자 : 이러한 대형 인치의 경쟁에 오락실에도 50인치나 60인치 게임기들이 대거 출연을 하긴 했었습니다. 무려 캡콤에서도 대형 게임기를 출시하기에 이르죠. 이름은 바로 'CAV 시스템 60' 입니다.
(60인치 화면을 자랑했던 CAV 시스템 60)
(추억이 있었는지.. 이런 식의 프라모델도 등장했다)
검떠 : 와 마음에 드네요. 콕핏에 들어가있는 듯한 느낌... 저기 들어가서 캡콤류 액션 게임이나 슈팅 게임을 즐기면 정말 몰입감 쩔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60인치 대화면.. 크으.
조기자 : 그렇죠. 오락실의 몰락과 함께 이제는 더이상 실제로 볼 수 없는 게임기가 되었지만요. 일본에는 한두대 라도 있지 않을까 싶지만.. 우리들이 실제로 볼 일은 없겠죠;
이외에도 캡콤은 또 60인치 3인용 OOB-60 모델을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검떠 : 오우~ 이 게임기도 처음 보네요. 가지고 싶습니다. ㅎㅎ 탐이 나네요. 프로젝션 방식인듯 합니다.
이러한 3인용 개량 버전이 등장하기도 했다
(캡콤의 또 다른 대형 버전)
조기자 : 이러한 대형 게임기 출시 바람에 편승한 건 남코와 캡콤 뿐만이 아니죠. 네오지오로 유명한 SNK와 세가도 합류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세가 것은 자주 봤는데 네오지오 것은 생소하네요.
(네오지오의 네오 50)
검떠 : 오 SNK에서도 이러한 대형 게임기를 출시했군요. 모양은 세가의 메가로와 흡사하네요. 2명이 함께 대전하기엔 최적의 환경을 구축해뒀네요.
조기자 : 그렇죠. 이전에 한국에 빅에이라는 곳에서 네오지오를 정식으로 들여왔을때, 빅에이 사무실에 이 네오 50이 있더라구요. 저는 시중에 오락실에서는 이 네오 50을 본 적은 없습니다. 50인치 화면으로 킹오파를 즐겼었다면 좋았을텐데 말이죠. ㅎㅎ
(이런 형태의 네오지오 게임기도 존재했다.. 물론 실제로 본적은 없다..)
(대형 체감형 게임기라면 빼놓을 수 없는 세가 메가로 50. 사진의 인물은 버추어파이터의 창시자인 스즈키 유의 어린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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