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떠 : '소울 칼리버'..무기를 든 3D 대전격투 게임의 상징이라고 말할 수 있을만큼 폭넓은 완성도와 인기를 누린 게임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많은 매니아들을 양산한 게임이죠.
여기에 등장하는 '소피티아'는 시리즈의 시작인 소울엣지 부터 꾸준히 빠지지않고 등장하는 대표적인 히로인 캐릭터 중 하나입니다. 오스만투르크 제국 출신으로 방패와 검을 주무기로 하는 캐릭터죠.
시리즈를 거듭할 수록 아름다워지는 소피티아
검떠 : 재미난 것은 이 소피티아가 시리즈의 메인 히로인 캐릭터면서 '소울칼리버1'에서 결혼을 했다는 점입니다. 대장장이인 로티온과 결혼하면서 많은 팬들이 충격을 먹었더랬지요. 자녀는 둘을 낳은 것으로 설정이 되어 있습니다.
거기에 '소울칼리버2'로 넘어오면서 외모 너프 때문에 더욱 팬들을 잃었다가, 소울칼리버 3부터 다시 메인 히로인으로 굳어지기 시작합니다. 이후 6까지 꾸준히 히로인으로 거론되고 있죠.
캐릭터 성능은 뭐 굉장히 빠른 검을 쓰기 때문에 초보자들이 사용하기 좋은 캐릭터가 아닌가 싶습니다. 밸런스 캐릭터이긴 한데, 이런 캐릭터가 약점도 없지만 특별히 장점도 없어서 초고수가 되긴 어려운 편이거든요. 실제로 각종 대회에서 소피티아가 최상위 티어로 포진되는 경우는 보지 못했던 것 같네요.
소울칼리버 소피티아 엔딩.. 로티온과의 결혼
아이들 낳고 본격적인 유부녀의 삶을 시작하다
조기자 : 개인적으로도 소피티아의 엔딩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이렇게 메인 히로인이 일찌감치 결혼하는 일이 있었나 싶기도 하고요.
모모코 120% - 한국에서는 '시집가는 날'로 불리웠던 게임
검떠 : 한국에서 ‘시집가는날’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졌던 ‘모모코 120%’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검떠 : 1986년도에 자레코에서 개발해 내놓은 ‘모모코 120%’는 참 참신한 게임이죠. 게임 시작을 4살짜리 유치원생으로 시작해서 6살에 초등학생, 12살에 중학생, 15살에 고등학생, 18세에 졸업하고 아이돌 가수가 되며 20살에 결혼하게 되는 게임입니다.
엔딩에서 결혼하면서 끝나다보니 '시집가는 날'이라고 붙여지게 되었고요, 일부 오락실에서는 '소녀의 성숙과정' 이라고 제목이 달리기도 했다는데..
조기자 : 제 기억에 이 게임이 적을 물리치면서 불타는 건물에서 탈출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재미난 점은 4살 꼬마 시절부터 총을 쏘면서 다녔다는 거죠. 4살부터 그렇게 강력했던 모모코이기 때문에 아이돌이 되기 전 여고생 시절이 얼마나 강했을지 생각해볼만 합니다.
소녀는 열심히 총질을 하며 크다가 결국 결혼을 하게 되는데.. 남편은 괜찮을까..
검떠 : 이 모모코 캐릭터는 이후 자레코의 액션 게임에서 등장을 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이 게임은 노래가 굉장히 인상적인데요, '란마'의 루미코 작가가 그린 '우르세이 야쯔라'의 게임화를 시도했는데 그게 여의치 않았는지 해당 애니메이션의 오프닝곡만 게임 BGM으로 사용하고 끝내 판권을 따지 못한 채 엉뚱한 내용으로 오락실에 출시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기자 : 네에 제가 알기로 이후 패미콤 판에서는 판권문제가 해결되었는지 "라무의 웨딩벨"이라는 작품으로 이식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졸업 - 어처구니 없는 결혼 엔딩까지
검떠 : 일본에서는 이전부터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들이 많이 등장했는데, 플레이어가 선생님이 되어 학생들을 무사히 졸업시키는 게임이 있었으니.. 바로 '졸업' 입니다.
검떠 : 원래 ‘졸업’ 이라는 게임 자체가, 세이카 여자 고등학교에 부임한 학교 선생님이 담임을 맡은 5명의 개성 강한 여학생들을 잘 가르쳐서 무사히 졸업시켜야 하는 게임입니다.즉, 이 게임의 선생님은 바로 당신! 입니다. 게이머가 바로 선생님인 것이죠!
여러가지 패러미터 들을 조정하면서 플레이하는 느낌은 '프린세스 메이커' 시리즈와도 흡사합니다. 다만 '프린세스 메이커'도 딸이 아빠와 결혼하는 등 너무 과도하게 열린 결말?을 가진 엔딩이 있어서 문제가 됐었는데요, 이 게임도 그런 부분이 있습니다.
여고생을 바른 길로 인도하는 게임. 하지만 열린 결말도 있는 게임...
검떠 : 이 게임이... 말도 안되는 엔딩이 있죠. 바로 5명의 여고생과 동시에 결혼하는 등 사회적 파장을 일으킬만한 말도 안되는 엔딩이 있기도 하다는 것…
조기자 :커헉;;; 당시의 일본은 이런 게임 제작에 좀 관대했던 걸까요? 너무 변태적인 결과까지도 수용하다니요.
검떠 : 뭐.. 법적으로는 성인이 되니까 결혼할 수 있다고 쳐도 1부 1처제가 명확한 일본에서 이런 결말은 좀 너무했다 싶긴 합니다. 5명의 여고생과 결혼하는 내용이 요즘 출시되는 게임에 등장했다면 국제적 소송감이었을 거에요. 뭐.. 그런 결말도 있다.. 수준이지 실제로 그런 엔딩을 나오게 하는 건 하늘에 별따기 보다 어려운 수준이었긴 합니다. 90년대니까 가능했던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조기자 : 참, 개인적으로 그런 ‘졸업’을 실사로 재 개발한 ‘졸업R’이 기억이 납니다. 플레이스테이션과 PC-FX용으로 리메이크 되었는데요, 여성분들의 나이가.. 고등학생이 아니라 20대 후반 정도 수준이어서 이 또한 따로 논란이 됐었죠.
(왠지 플레이하고 싶어지지 않는
(당시에는 제법 인기를 얻었던 것 같다)
판타지 스타 3 - 케인 에피소드
(그 시작은 세가마스터 시스템부터 시작하는데, 국내엔 한글화 되서 정식 발매되기도 했다. 지금은 초 희귀한 팩이 되버림)
검떠 : 사실 '판타지 스타' 시리즈의 시작은 세가마스터 시스템(삼성 겜보이)부터였습니다. 1편이 세가마스터쪽에서 시작되었고 이후 2편도 사실 이쪽 기종으로 발매가 되려 했으나 메가드라이브 측을 지원하기 위해서 급하게 노선을 변경했다고 하더군요..
조기자 : 그렇죠. 그래서 완성도 면에서는 다소 떨어진다고 하더군요.. 밸런스가 좀 안맞아서 전체적으로 난이도가 높은 편이죠.
(시스템은 드래곤퀘스트와 비슷하나 세이브가 가능하며, 후속작과 다르게 던전도 3D로 진행된다)
검떠 :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진감 넘치는 배틀씬과 당시엔 흔치 않은 SF장르 시나리오까지 뭐 하나 빠질수 없는 유니크함이 판타지 스타만의 아이덴티티를 살려준것 같습니다. 게다가 전투는 오토로도 진행할 수 있고 직접 명령을 내릴수도 있어서 더 참신했던것 같아요.
(판타지 스타3편은 전작과 다르게 과거로 회귀한듯한 정통 판타지의 냄새가 풍긴다)
(그래픽과 일러스트는 상당히 미려한편이고 어딘지 모르게 기괴한 느낌이 살아있다는 점에서 색깔은 분명한 편)
검떠 : 이 '판타지스타 3'에서 케인의 메인 시나리오 중에 케인과 마리나의 결혼식이 있죠.
마을 위의 리크 성으로 가서 마리나에게 말을 걸면 결혼식이 시작되는데, 이렇게 결혼식을 거행하려는 찰나에 라이아 일족의 용이 마리나를 납치해가는 거죠.
조기자 : 아주 전형적인 클리쉐로군요... 진부하다.. 90년대라 어쩔 수 없지만요.
검떠 : 그렇죠. 케인은 이때 마리나를 구하기 위해 구조대를 편성하지만, 왕의 노여움을 사서 지하에 갇히게 되고 '리나'라는 소녀를 통해 탈출한 후 여정을 떠나게 됩니다.
조금 더 얘기를 하자면, 케인은 천신만고 끝에 마리나를 찾아가게 되지만, 결국 이 마리나가 라이아 일족인 시르왕국의 왕녀였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리고 또 하나, 리나가 케인과 어릴때부터 정혼했던 사테라의 왕녀라는 것이죠. 여기서 두 여인 중 한 여인을 선택해야하는 이야기.. 크으 지금 생각해도 참 곤란한 선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열혈강호 온라인 - 수많은 온라인 게임 중에 특색있던 게임
엠게임이 서비스하고 KRG가 개발했던 PC MMORPG '열혈강호 온라인'도 결혼 얘기하면 빠질 수 없는 게임이죠.
조기자 : 사실 PC 온라인 게임에 결혼은 이제 대부분의 게임이 다 갖춰진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이 당시에 '열혈강호 온라인'은 다채로운 결혼 시스템으로 화제를 모았었습니다.
검떠 : 맞습니다. '결혼 시스템'은 애정도가 4 이상이고 쌍가락지를 각각 소지하고 있는 커플 캐릭터를 대상으로 결혼을 통해 가족으로 맺어주는 시스템이었죠. 애정도 등급에 따라 '신혼부부' '잉꼬부부' '원앙부부' '천생연분' 등의 호칭이 부여되며 부부 전용의 스킬이나 보조 무공을 사용할 수 있었던 게 특징입니다.
조기자 : 저는 결혼을 선언하는 결혼식에서 중국풍, 동양풍, 서양풍 등 다양한 식장 중 한 곳을 선택한 뒤 하객들을 초청해 진행할 수 있었다는 게 재미있었습니다. 또 결혼식에 참여한 하객들에게 30분간 다양한 능력치를 상승시켜주는 '피로연 음식' 버프도 줬었죠. 이래저래 게임 속 결혼을 장려하는 여러가지 장치가 있었던 셈입니다.
(여담이지만.. 최신 모바일 게임에서도 결혼 시스템은 흔하다.. 사진은
(제2의 나라에서도 당연히 결혼 이야기가 있다)
시라누이 마이와 앤디 - SNK 선남 선녀의 결혼
검떠 : 시라누이 마이는 SNK 진영의 최대 히로인 아닌가요. 그런 히로인이 엔디와 결혼했다는 것은 알만한 분들은 다 알고 계시죠.
장인정신이 스며든 마이 대기 동작
검떠 : 시라누이 마이는 ‘아랑전설2’에 처음 등장한 여성 캐릭터입니다. 역시나 첫 등장부터 상당한 호응을 받았던 여성 미녀 캐릭터죠. 게임 내에 하나뿐인 미녀 여성캐릭터인데다... 파격적인 복장과 동작으로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죠. 많은 남성 게이머들을 심쿵사시킬 뻔 했습니다.
조기자 : 그런 마이가 시리즈가 이어질수록 앤디와 이어지게 된 것이군요. 사실 앤디야말로 보가드 형제 중 한 명으로 '아랑전설'1에도 등장하는 주인공 중에 주인공 중 한 명 아닙니까. 생각해보면 굉장히 잘 어울리는 한쌍이네요.
검떠 : 앤디는 남자 캐릭터니까 다들 별 관심이 없겠죠. 더이상의 소개는 하지 않겠습니다. 바로 결혼 얘기로 넘어가죠.
(리얼바웃 2에서 명확하게 결혼식이 열린다)
(선남 선녀들.. 부럽다)
켄과 엘리자의 사랑과 결혼 - 캡콤 대표 커플
검떠 : SNK에 마이와 앤디 커플이 있다면, 캡콤에는 켄과 엘리자 커플이 있죠.
(결혼과 동시에 급격히 어두워지는 듯한 켄의 표정)
검떠 : 사실 켄은 '스트리트 파이터 2' 월드 워리어 때 부터 이미 엘리자와 빼박 커플이었습니다. 그리고 이후 캡콤이 출시한 다양한 게임에 이 커플들이 등장하게 되죠. 개인적으로 잘 지내는 것 같아서 보기 좋더라구요.
엘리자의 말괄량이 성격을 잘 보여주는 씬
알파 시리즈의 일러스트에서는 풋풋함이 엿보인다
애니메이션에서의 아름다운 그녀, 엘리자
아이를 가진 엘리자의 모습
버추어 파이터 애니메이션 - 아키라와 파이의 썸
검떠 : 사실 '버추어 파이터' 시리즈에 연애나 결혼이 존재한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많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버추어 파이터 2'를 기반으로 한 '버추어 파이터 애니메이션'에서 파이와 아키라가 서로 썸타는 장면이 많니 나오죠.
천방지축 소녀로 묘사된 파이. 하지만 강하다
검떠 : 사실 게임에서는 아키라와 파이가 아무 관계도 아니죠. 파이는 아버지에 대한 복수를 하러 나온 캐릭터고, 아키라는 권법 수련에 몰두한 전형적인 격투 바보 캐릭터... 하지만 애니메이션에서는 그렇게 넘어가기엔 심심하고 연애 요소를 넣어야했나 봅니다.
심지어 둘이 키스하는 씬 까지 나오니까요. 풋풋한 썸이 느껴지는 장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것은.. 고전 영화에 나온다는 어쩌다보니 키스...
조기자 : 개인적으로 라우를 하는 제 입장에서.. 아키라가 쓸만한 사위감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직업도 없이 격투 바보에게 시집 보냈다간 고생만 진탕 하는 거죠
카자마 준 - 철권 시리즈의 진 히로진
검떠 : 철권2 때만 하더라도, 철권 시리즈는 버추어 파이터의 아류작 평가를 받던 때였습니다. 철권1은 텍스처 떡칠에 10단 콤보 등으로 이슈가 되긴 했지만, 게임성은 애매했거든요. 2도 훨씬 잘 만들어졌긴 했지만 버추어 파이터 2에 비해서는 열세일 수 밖에 없었죠.
하지만 그러한 철권2에 아주 청초한 캐릭터가 하나 있었으니.. 바로 메인 히로인인 카자마 준입니다. 대놓고 청초함으로 승부하려는 순백색의 미녀 캐릭터였죠. 지금 보면 렌더링 상태나 얼굴형 들도 좀 촌티가 나지만 당시에는 슈퍼 울트라 미인이었던 겁니다. 이 카자마 준은 카즈야의 아내이자, 카자마 진의 엄마가 되죠.
조기자 : 사실 캐릭터 성능도 썩 좋은 편이 아니었습니다. 철권2에서야 어느정도 활약을 했지만, 개인적으로 '철권' 시리즈 최고의 명작이자 레전드라고 생각하는 '태그 토너먼트'에서는 보통 망한 게 아닌 수준이었죠. 오락실에서도 선택하는 분들을 거의 못보다시피 할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청초하던 그녀가.. 이렇게 매서운 눈매를 가지게 될 줄은..
조기자 : 이후에 이 카자마 준의 디자이나 컨셉이 확 바뀐 거죠? 분위기가 아예 다르게 바뀌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검떠 : 그렇죠. '철권 레볼루션' 부터 카자마 준의 이미지는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마냥 청초하기만 했던 이미지는 온데간데 없고, 뾰족한 눈매에 강인한 여성의 모습으로 다시 바뀌었죠. 뭔가 여성의 시대적 이상향이 바뀌어가는 것처럼 카자마 준도 이미지 변신을 하게 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조기자 : 휴.. 그러면 검떠님 오늘은 여기까지 하시죠. 여러가지 다채로운 게임 속 결혼 이야기를 다뤄보았는데, 이렇게 한 번씩 가벼운 주제로 환기시켜주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오늘도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검떠 : 네에 조기자님. 오늘도 고생하셨습니다. 다음 시간에 또 재미난 주제로 얘기 나누시죠.
조기자 : 네에 검떠님도 고생하셨습니다. 자아~ 이렇게 이번 시간에는 '게임 속 연애와 결혼'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았는데요, 혹시나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조기자 (igelau@donga.com)에게 문의주시면 해결해드리겠습니다! 검떠 소개 : 패미콤 전문이지만, 다른 레트로 게임기도 못지않게 사랑하는 이 시대의 대표 덕후.웹에이전시 회사 대표이자 '레트로 장터' 운영자로서 '패미콤 올 게임' 컴플리트를 하는 등 레트로 게임 콜렉터로도 유명하다. 재믹스 네오, 재믹스 미니를 만든 네오팀 소속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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