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메카=김미희 기자] 탄탄한 라이브 서비스 게임을 바탕으로 올해도 호실적을 이어온 넥슨의 숙원은 신작이다. 긍정적인 의미로 ‘넥슨 게임 맞느냐?’는 반응을 일으킨 데이브 더 다이브 뒤를 이어줄 뭔가가 필요하다. 그 후보 중 하나가 연내 출시를 예고한 루트슈터 신작 퍼스트 디센던트이며, 그 초석을 오는 19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되는 크로스플레이 공개 테스트에서 확인해볼 수 있다. 기종은 PC, PS4, PS5, Xbox One, Xbox 시리즈 X/S이며, PC와 콘솔 크로스플레이를 지원한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전투 경험 등 개선된 부분과 함께 캐릭터 12종, 필드 3종, 무기 50여종, 캐릭터와 무기를 강화하는 모듈 300여 종, 4인 레이드라 할 수 있는 보이드 요격전 등을 체험해볼 수 있다. 작년 이후 약 1년 만에 진행하는 새로운 테스트에 나선 퍼스트 디센던트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테스트 전에 진행된 시연회를 통해 이를 미리 체험해볼 수 있었다.
달라진 그래플링 훅으로 속도감이 살아난 전투
퍼스트 디센던트 테스트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작년 10월에 스팀을 통해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으며, 루트슈터로서 기본틀은 갖췄으나 컨트롤, 모션, 타격감 등 전반적인 부분을 좀 더 보강할 필요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개 테스트를 앞둔 퍼스트 디센던트는 앞서 이야기한 부분에서 확실히 개선된 면모를 드러냈다. 특히 그래플링 훅에 의도치 않은 ‘후딜’로 느껴졌던 자동점프가 사라지며 이동은 물론 전투에서도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지난 테스트에서는 직선이동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데다 목적지에 도착한 후 캐릭터가 자동으로 점프하며 이동 후 바로 전투에 돌입할 수 없어 흐름이 끊긴다는 평이 제기됐다. 이로 인해 전투에서는 사용하는 비중이 낮았고, 평지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이동기로 쓰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공개 테스트 버전에서는 그래플링 훅은 직선이 아닌 곡선으로 움직이며 스윙도 가능하다. 여기에 날아가는 도중 점프나 공격 키를 눌러서 동작을 취소하고 다음 액션을 이어갈 수도 있다.
약간 모자라게 뛰었더라도 모서리를 잡고 오르는 클라이밍과 장애물을 넘는 볼팅 등 파쿠르 액션이 추가되어, 발판을 오가는 플랫포머 장르에 다소 약하더라도 큰 어려움 없이 넘나들 수 있게 됐다. 특히 훅을 붙일 수 있는 범위는 상당히 넓고, 탭 키를 누르면 주변에 훅을 부착할 수 있는 부위가 표시되기 때문에 여러 층을 오가는 동선임에도 길을 찾는 것이 복잡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플링 훅 활용법은 단순히 높은 곳에 오르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몬스터나 지면에 부착해 빠르게 날아가는 이동기로도 쓸 수 있으며, 거대 보스를 상대하는 요격전 등에서는 보스에 타고 올라 부위파괴를 노리는 전략적인 용도로도 활용 가능하다. 좀 더 전투와 결합하면 몬스터로 몸을 날린 후 바로 전투 스킬로 이어가는 콤보를 연계하는 효율적인 전술을 꾀할 수 있다.
종합하자면 그래플링 훅을 토대로 고지대와 저지대를 빠르게 오르내리며 속도감 있게 움직일 수 있기에 전투도 훨씬 호쾌해졌다. 아울러 다소 딱딱했던 점프 모션도 부드럽게 바뀌어 좌우로 방향을 꺾는 이동에도 움직임이 한결 자연스러워졌으며, 지난 테스트에서 밋밋하게 느껴졌던 총기 사운드 역시 저격총의 경우 특유의 날카로움이 드러나고, 돌격소총은 발사음이 좀 더 풍부해지는 식으로 보강되며 타격감도 높아졌다.
루트슈터 기본기인 ‘파밍의 맛’ 갖췄다
앞서 지난 테스트와 달라진 부분을 살펴봤으니 본격적으로 콘텐츠에 대해 파고들어보자. 퍼스트 디센던트는 슈팅 전투에 RPG 성장 요소를 결합한 루트슈터 장르로, 기존 타이틀과 비교하면 워프레임과 콘텐츠 구조가 비슷하다. 계정 하나에 각기 다른 능력치와 스킬을 지닌 여러 캐릭터를 두고 이들을 번갈아가며 활용할 수 있으며, 추가 능력을 붙이거나 스킬 효과를 바꿀 수 있는 모듈을 캐릭터와 무기에 각각 붙여 전투 스타일을 깊이 있게 완성해가는 과정 등이 비슷하다. 여기에 무기와 장비에 무작위로 붙는 옵션을 토대로 빌드를 짜는 과정은 디비전 2를 연상시킨다.
이러한 방향성은 좋게 보면 안정성을 꾀한다고 볼 수 있으나 경쟁작과의 차별화 포인트는 다소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국내 게임사에서 장기 서비스를 염두에 둔 대규모 루트슈터 장르를 시도하는 것은 퍼스트 디센던트가 처음이기에 기본틀을 갖춰 놓은 후 업데이트를 통해 개성을 강화해가는 방식을 선택하는 것도 가능하다. 실제로 작년 지스타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퍼스트 디센던트 이범준 PD 역시 차별화 이전에 기본적인 완성도를 높이는 것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그렇다면 루트슈터로서 기본틀이 어느 정도로 완성되었는가가 관건으로 떠오른다. 우선 이번 테스트에서 처음 선보이는 프롤로그는 그래플링 훅, 스킬 사용, 사격 등 기본적인 부분을 알려주는 튜토리얼을 겸함과 동시에 주인공과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컷신 영상과 음성 더빙을 토대로 신규 IP임에도 짧은 시간에 이해할 수 있도록 초반 집중도를 높여준다. 여기에 언리얼 엔진 5.2를 기반으로 한 그래픽을 토대로 보는 재미도 맛볼 수 있다.
이어서 유저이자 게임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계승자는 이번 테스트에 총 12종이 등장하며, 기존에 공개되지 않았던 신규 캐릭터 2종도 포함되어 있다. 게임 내에서 중심 도시 역할을 하는 알비온에서 보유한 계승자 중 원하는 것으로 바꿀 수 있으며, 계승자마다 무기와 모듈 세팅을 개별로 할 수 있기에 파티 플레이가 요구되는 엔드 콘텐츠인 요격전에서 취향과 상황에 맞춰 캐릭터를 고를 수 있다.
신규 캐릭터는 물을 활용하는 여러 스킬을 쓰는 밸비와 자기장을 쓰는 탄탄한 돌격형인 카일이다. 우선 밸비는 바닥에 웅덩이나 수로 등을 깔아두고, 웅덩이를 넘나들며 적들이 물에 젖은 ‘빨래감’ 상태로 만들어 지속적으로 대미지를 넣을 수 있는 유틸성이 강조됐다. 이어서 카일은 강력한 돌격기와 함께 자기장을 체력 대신 소모하거나 적 공격을 막는 방어막을 띄우는 스킬 등으로 전방전투에 특화된 면모를 드러냈다.
계승자의 기본적인 특징에 고유 스킬을 지닌 궁극 무기, 특정 상황에서 위력이 높아지는 반응로 등이 성장 요소로 장착되며, 모듈을 붙여 추가로 변주를 줄 수 있다. 앞서 이야기한 밸비를 예로 들면 작은 웅덩이를 생성하는 ‘방울탄’ 스킬에 ‘물놀이’라는 모듈을 장착하면 웅덩이가 직사각형 형태로 일정하게 생성된다. 이 외에도 지난 테스트에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던 캐릭터인 에이젝스의 방벽 스킬도 모듈로 개조하면 방벽을 필드에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손에 들고 움직이면서 막는 것이 가능해진다.
스킬을 변경하는 것 외에도 얼음과 전기와 같은 속성을 붙이거나 집중력을 높여 적은 탄창으로 좀 더 많이 발사할 수 있는 효과 등 여러 범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속성의 경우 거대한 보스를 잡는 보이드 요격전에 갈 때 해당 보스에 상성인 속성을 맞춰서 가면 좀 더 수월하게 공략할 수 있다. 이러한 모듈을 캐릭터와 장비에 각각 붙이며, 캐릭터마다 개별로 세팅하는 것도 가능하기에 깊이 파고들만한 여지가 충분하다.
그리고 성장과 빌드 구성에 필요한 장비와 재료는 플레이를 통해 확보할 수 있다. 필드에서 의뢰를 수행하는 미션, 웨이브 방식으로 진행되는 특수 미션, 최종 콘텐츠라 할 수 있는 요격전이 있으며 서로가 맞물리도록 구성되어 있다. 가령 필드의 경우 미션 달성도에 따라 새 지역이 개방되며, 특수미션에서 확보한 아이템인 비정형물질을 가지고 보이드 요격전에 가면 계승자 연구에 필요한 재료를 손에 넣을 수 있는 식으로 각 콘텐츠가 연결되어 있다. 아울러 필요 없는 장비나 모듈 등을 분해해서 재료를 확보할 수 있는 순환구조도 갖췄다.
지난 테스트보다 확실히 어려워진 보이드 요격전
마지막으로 보이드 요격전은 결코 만만치 않은 난이도를 자랑했다. 이번 테스트에 등장하는 보스는 새로 선보이는 공중보스인 행드맨을 포함해 그레이브 워커, 엑시큐서너, 디바우러 등이 있으며, 최고 난이도 보스는 하드 모드 프로스트 워커다. 제작진이 기존보다 난이도를 조금 상향했다는 말이 실감이 될 정도로 만만치 않은 난이도를 자랑했으며, 주변에 있는 오브젝트를 파괴하기 전에는 체력이 닳지 않거나 강력한 광역공격 등 까다로운 패턴도 있어 결코 만만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아울러 그래플링 훅을 타고 오를 수 있는 높은 발판이 여러 개가 있으나 보스가 무작위로 이를 파괴하며, 총알 등이 소진되면 일반 몬스터를 잡아서 이를 채워야 하기에 먼 곳에서 숨어서 보스를 노리는 플레이도 불가능하다. 특히 보스마다 시간제한이 있으며, 몬스터 헌터처럼 파티 내에서 3번 사망하면 그것으로 끝이기 때문에 첫 도전으로 공략에 성공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도전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파티원 간 기민한 협동 플레이가 요구됐다. 일반적인 필드나 특수작전 등은 솔로로도 소화 가능했으나 요격전은 등급이 높은 장비와 모듈을 갖췄음에도 혼자서는 난항에 빠질 가능성이 높으며, 파티원이 있을 경우 체력을 다해 사망하기 직전에 서로를 구해주는 플레이도 가능하다. 아울러 두 오브젝트를 2 대 2 혹은 4명이 집중적으로 노려 효율적으로 파괴하는 전술을 논의하고, 광역공격에 대해 서로 경고를 주는 등 기민한 소통이 요구되기에 텍스트보다는 음성채팅 필요성이 상당히 높았다.
기본틀은 완성, 개성을 어떻게 붙이느냐가 관건
이렇게 퍼스트 디센던트의 공개 테스트 버전 주요 플레이를 미리 살펴봤다. 끊임 없는 파밍으로 빌드를 완성해나가는 루트슈터에서 기대할만한 게임성은 완성 단계에 도달했으며, 지난 테스트에서 아쉬운 점으로 지적됐던 전투 체감은 큰 폭으로 개선됐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테스트가 출시 전 마지막 점검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목표지점에 꽤 근접했다고 볼 수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제작진 스스로가 이야기했듯 장시간 쌓아 올린 기본틀에 어떠한 방식으로 개성을 더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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