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이나 캐릭터, 사건 등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게임메카=류종화 기자] 최근 범죄도시 4가 1,000만 관객을, 범죄도시 시리즈는 4,000만 누적 관객을 돌파했다. 한국 영화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개인적으로 1편부터 4편까지 모두 본 입장에서, 5편이 나온다면 곧바로 극장에 갈 용의가 있다. 다음번엔 어떤 나쁜놈들이 나오고, 그들을 마석도 형사가 어떻게 때려잡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관객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5편 이후 빌런은 누가 나올지에 대해 다양한 추측이 오가고 있는데, 게임 속에도 꽤나 쟁쟁한 빌런 후보들이 존재한다. 마석도를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을 만한 유능한 빌런들 말이다. 지능형, 육체형, 권력형, 야생형 등 종도 많다. 다만, 영화에 나와서 존재감을 뽐내려면 1~4편에 나왔던 다른 빌런들과 차별화되는 캐릭터성과 특징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오늘은 범죄도시 차기작에 나오면 좋을 법한 게임 속 빌런들을 한데 모아 보았다.
TOP 5. 파 크라이 3 '바스 몬테네그로'
범죄도시 시리즈의 매력 중 하나는 개성 넘치는 악역 묘사다. 1편의 장첸과 위성락에서 시작된 이러한 시선강탈형 빌런은 범죄도시 시리즈의 주요 포인트로 자리잡아 왔는데, 최근 들어서 그 강도가 조금씩 떨어져 간다는 지적도 들려온다. 그런 면에서 파 크라이 3의 바스 몬테네그로는 관객들의 시선을 한데 집중시키고 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한동안 뇌리에 각인될 정도의 캐릭터가 아닐 수 없다. 그를 필두로 파 크라이 시리즈는 메인 표지에 주인공이 아닌 악당을 넣는 것이 사실상 전통이 될 정도였으니, 마석도 형사에 절대 밀리지 않을 존재감이다.
행적 역시 범죄도시 시리즈에 어울릴 법한 인물이다. 범죄 조직인 해적 집단의 우두머리로서 납치와 인신매매는 기본이고, 사람을 재미삼아 죽이고 재미삼아 풀어주고 재미삼아 쫒는다. 그 과정에서 광기가 철철 넘치는 자신만의 철학을 마구 읊는데, 그에게 한껏 농락당하는 플레이어 입장에선 그야말로 악몽 같은 모습이다. 게임 내에서 그는 최종보스가 아닌 중간보스 위치에 가깝지만, 시리즈 전체를 넘어 게임계 전체에 빌런으로서 미친 영향은 그야말로 진최종보스급이다. 마석도와 싸우더라도 특유의 광기로 스스로에게 페널티를 씌운 후 광기로 덤빌 것 같다.
TOP 4. 파이널 파이트 '매드 기어 & 벨가'
범죄도시 시리즈에 나온 국내 범죄조직들은 크기가 작거나 영향력이 아주 크지 않은 경우가 많다. 국내에서는 80년대부터 이어진 범죄와의 전쟁으로 거대 조직이 발붙히기 어려운 환경이 되었고, 그 탓에 음지에서 활동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영화의 재미를 위해서는 경찰이 총출동해도 잡기 힘든 거대 조직이 하나쯤 등장해주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마석도의 주먹 앞에 토벌될 만한 급에서 말이다. 그런 면에서 가장 모범적인 사례는 역시 파이널 파이트에 등장하는 매드 기어가 제격이지 않을까 싶다.
매드 기어는 단순 범죄조직이 아니라 메트로 시티 전체를 슬럼으로 만든 집단이자, 경찰들까지 부패시켜 매수하고, 자신들의 뒤를 캐는 시장의 딸을 납치하기까지 한다. 토벌되어야 하는 서사를 모두 갖춘 셈. 여기에 안도레, 소돔, 댐드, 롤렌토, 아비게일 등 캐릭터성이 넘치는 수많은 중간보스가 존재한다는 것도 매력 포인트다. 최종 보스인 벨가는 빠르게 움직이는 휠체어에 앉아 석궁을 쏜다는 점에서 마석도와 어떤 방식의 매치를 벌일 지도 궁금해진다. 원작 게임에서는 마석도의 원형을 연상케 하는 마이크 해거의 근육과 주먹에 의해 토벌되었으니, 영화에서도 같은 결말을 맞이하겠지만.
TOP 3. 파 크라이 5 '조셉 시드'
그간 범죄도시엔 조직폭력배나 개인형 범죄자, 부패한 경찰, 전직 군인, 지능형 악당까지 다양한 빌런이 등장했다. 이쯤에서 새롭게 나와주면 좋을 캐릭터가 있으니, 바로 종교의 힘을 악용한 사이비 교주다. 신도들을 세뇌시켜 각종 악행을 일삼는 사이비 교주 캐릭터는 게임에서도 인기 소재인데, 그 중 가장 토벌하고 싶은 집단을 하나만 꼽자면 파 크라이 5의 조셉 시드가 이끄는 에덴의 문 연구회와 그들이 모여 있는 호프 카운티다. 사실 위에서 파 크라이가 이미 나왔기에 되도록이면 다른 게임을 넣으려 했으나, 이만한 인물이 또 없다.
교주인 조셉 시드의 악행은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한다. 자녀 살해부터 시작해 방해가 되는 인물들을 살해하고, 세례를 빙자해 익사시키고, 실상을 폭로하려는 개인 방송자나 기자, 내부자 등을 즉결처분 후 암매장하고, 광신도들을 무장시켜 경찰서를 공격하는 등 그야말로 체포 마려운 수준의 행위가 이어진다. 영화에 나온다면 개인의 무력은 아주 센 편이 아니니 다른 캐릭터를 부리는 지능형 빌런으로서 활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로 게임에서처럼 그를 제압해 체포하게 되면 다른 의미의 헬게이트가 열리게 되는데, 왠지 범죄도시의 마석도라면 그런 것들도 모두 해결해주지 않을까 하는 믿음이 든다.
TOP 2. 히트맨 '에이전트 47'
범죄도시 4의 메인 빌런인 백창기는 전직 용병으로, 살인기술을 전문적으로 습득했다는 설정이다. 압권은 나이프 파이팅 기술로, 불필요한 동작 낭비 없이 적을 해치우는 데 능숙하다. 오죽하면 마석도와의 최종 결전에서도 자칫 악이 이기는 결말이 나올까봐 무기가 없는 비행기 1등석을 무대로 삼았어야 할 정도. 그러나, 이 같은 면에서 한 수 위인 존재가 있으니, 바로 히트맨 시리즈의 주인공 에이전트 47이다. 얼핏 사회악적인 존재들을 암살하는 과정만 보고 그가 다크 히어로인줄 착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에이전트 47은 의뢰에 개인 감정을 담지 않으며 대가를 받고 암살을 생업으로 삼는 살인청부업자다.
실력과 행적이 업계 전설급으로 묘사된다는 점에서 경찰 입장에선 어떻게든 때려잡아야 하는 인물이다. 돈만 주면 누구든 살해하는 인물이기에 더 많은 희생자가 나오기 전에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할 이들을 일괄적으로 살해해 버린다는 점도 문제다. 물론 그를 잡으려면 아무리 마석도라도 쉽진 않을 것이다. 특히 초월적인 잠입 능력과 변장술로 인해 자신의 정체조차 노출시키지 않기에 경찰 입장에서 자그마한 실마리 하나 잡기 어렵다. 물론 어렵게 그와 마주친다고 해도 10km 거리를 36분대에 완주하고 고층 빌딩에서 뼈 하나 부러지지 않고 뛰어내리는 초월적 신체능력과 전투력을 이겨내야 한다는 과제가 남는다. 뭐, 마석도라면 어찌저찌 게임 오버 시키겠지만.
TOP 1. 메탈기어 라이징 리벤전스 '스티븐 암스트롱'
메탈기어 라이징 리벤전스의 최종 보스이자 각종 사건의 흑막인 스티븐 암스트롱. 표면적 직위는 미국 콜로라도주 상원의원으로, 각종 시스템을 개혁하고 혁신하는 등 유능한 정치인으로 통한다. 그렇기에 그가 온갖 불법행위와 악행을 일삼는 민간군사기업 DEL의 숨겨진 수장이며, 법과 규율 따위가 모두 사라진 무법적 세상을 만들겠다는 위험한 신념 하에 테러와 대통령 암살까지 시도한 위험인물이라는 점이 잘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손에 쥐고 있는 권력도 무섭지만, 이를 뺀 본인의 무력만으로도 범죄도시의 마석도를 능가한다. 일단 키가 2미터에 달하며, 체격도 어마어마하다. 단순히 피지컬만 강한 것이 아니라, 각종 격투기까지 마스터한 먼치킨적 존재다. 여기에 체내에 이식한 나노머신의 힘으로 인해 맷집마저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웬만한 빌런들을 한 방에 잠재우는 마석도의 진심펀치를 맞더라도 잠시 주춤하며 더 센 반격을 가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것. 그대로 붙으면 범죄도시 사상 최초로 빌런의 승리로 끝날 수 있기에, 범죄도시 4의 마지막 전투처럼 뭔가 의도적인 빌런 약화 장치가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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