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이나 캐릭터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게임메카=류종화 기자] 넷플릭스 예능 시리즈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하 흑백요리사)'이 여러모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백과 흑 두 진영으로 나뉜 요리사들의 진검승부도 화제지만, 그보다는 중간 장면들이 밈(meme)이 되어 유행을 타는 경우가 많다. 비빔밥에 인생을 건 '비빔대왕' 유비빔 씨, 안성재 심사위원이 특유의 말투로 진행하는 '익힘 정도' 심사평, 유명 셰프들의 색다른 매력이나 반전 포인트 등... 웬만한 예능보다 훨씬 많은 명장면들이 회자되고 있다.
그러나 최고의 패러디는 백종원의 안대다. 흑백요리사에서는 음식을 맛볼 때 맛 외 모든 요소를 차단하기 위해 안대를 쓴 채 진행 요원이 떠먹여주는 음식만으로 평가를 하게 되는데, 이 장면이 묘한 웃음을 가져다 준 것. 특히 일반적인 안대보다 훨씬 큰 눈가리개를 쓴 모습이 화제가 되며 관련 패러디가 쏟아지고 있다. 그래서일까, 안대 백종원의 모습을 게임 캐릭터에 비유하는 이들도 상당수다. 오늘은 백종원 부재 시 대신 심사위원을 하겠다고 나설 것 같은 안대 캐릭터를 한 자리에 모았다.
TOP 5. "어디로 가야 하오" 리 신
한국 20대 게이머들에게 가장 유명할 법한 안대 캐릭터를 뽑으라면, 아마도 리그 오브 레전드의 리 신이 1순위일 것이다. 두 눈을 안대로 가린 수도승의 모습으로, "이쿠!" 같은 특유의 기합성과 함께 전장을 마구 휘젓는 그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리 신의 모티브는 베트남에서 불교 탄압에 저항해 소신공양을 했던 승려 틱광둑을 기반으로, 택견이나 소림축구, 척 노리스 같은 요소를 적당히 혼합해 만들었다고 한다. 실제로 구 배경 설정에 따르면 눈이 안 보이는 이유는 아이오니아를 향한 녹서스의 폭정에 저항하는 의미로 소신공양을 했기 때문이라고.
어쨌든, 안대 하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캐릭터이니만큼 흑백요리사 심사위원으로 나와도 어울릴 것 같긴 하다. 다만, 오감이 너무 뛰어나 시력을 사실상 회복한 듯 하기에 형평성 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티모나 퀸의 실명이나 카시오페아의 석화, 그레이브즈의 연막탄 등 상대방의 시력에 관여하는 기술에 모두 걸리는 것만 봐도, 이 인간 시력 살아 있을 지도 모른다. 혹시나 저 안대 사이 틈으로 앞을 보고 있는 게 아닐까? 정말 그렇다면 심사위원 탈락!
TOP 4. 안대의 매력 폭발, 2B
니어: 오토마타의 주인공인 2B. 사실 게임 주인공은 2B 외에도 9S, A2까지 세 명이지만, 존재감으로 따지면 2B 혼자 99% 이상 차지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게임을 안 해 본 사람은 물론, 조금만 하다 만 사람들은 '니어 오토마타 주인공은 2B 혼자 아님?' 이라고 기억하는 경우가 상당수니 말이다. 그런 존재감의 80%는 특유의 뒷태, 그리고 20%는 두 눈을 가리는 안대의 독특한 매력 때문이 아닌가 싶다.
2B의 안대는 얼핏 보면 검은색 천을 아무렇게나 둘러 놓은 것 같은 무심한 디자인이다. 이 목록에 있는 다른 안대 캐릭터들이 나름 안대에 이리저리 정성을 쏟았음을 감안하면 가장 백종원 안대와 흡사하다. 특히 '패왕색 패기'로 대표되는 백종원 대표의 근접 공격과, '권총협박'으로 대표되는 백종원 대표의 원거리 공격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막강한 전투력을 지니고 있기에, 언제든지 대표 투입될 수 있을 것이다.
TOP 3. 요리에는 일가견이 있죠, 메두사
페이트/스테이 나이트에 등장하는 라이더(5차). 진명 메두사인 그녀는 서브컬처계에 두 눈을 가린 안대 캐릭터를 유행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발 밑까지 오는 보랏빛 장발에 노출도 높은 의상. 그리고 두 눈을 가린 안대가 합쳐져 그녀의 인기를 가속화 시켰다. 사실 그 전에도 길티기어의 자토 ONE이나 디지몬 시리즈에 등장하는 페어리몬 등 안대 캐릭터는 많았지만, 서브컬처 업계에서 이토록 많은 인기를 누린 캐릭터는 처음이었다.
그녀가 안대를 쓰고 있는 것은 최고 클래스 마안인 '석화의 마안'을 가리기 위해서다. 물론 능력만 있다면 석화를 피하는 방법은 꽤 많지만, 음식 정도로 마력이 빈약한 존재라면 석화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눈을 가리고 시식하는 것에 있어서는 본인 스스로부터 부정행위를 할 이유가 전혀 없기에 꽤나 공정한 심사가 가능할 듯 하다. 참고로 비공식적 공식 코믹스(?)인 '에미야 가의 오늘의 밥상'에서는 문어 샐러드를 직접 만드는 등 요리에도 조예가 있어 보이기에 더욱 심사위원으로서 적합하다.
TOP 2. 조선의 입맛으로 세계를 누볐다, 흑영의 테이
아무래도 흑백요리사 자체가 한국 프로그램이고, 대다수 등장인물이 국내에서 활동하다 보니 백종원이나 안성재 같은 한국인 심사위원이 등장하는 것이 이치에 맞다. 그런 면에서 도무지 국적을 알 수 없는 다른 이들보다는 명백히 한국인(정확히는 조선)이라 소개된 사이퍼즈 등장인물 흑영의 테이야말로 가장 적합한 심사위원 후보가 아닐까 싶다.
그는 조선 첩보기관 출신으로, 본명은 하태의. 테이라는 이름은 해외를 수없이 오가며 외국인들이 손쉽게 발음할 수 있도록 고친 이름이다. 해외를 수없이 오갔다는 것에서 알 수 있듯, 수많은 나라들을 오가며 다양한 요리들을 먹어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양한 나라를 다니며 각종 음식들을 먹고 연구한 백종원과도 결이 같은 부분이다. 국내파 미식가로서 신랄한 평가를 내려줄 법한 테이야말로 흑백요리사 심사위원이 될 자격이 충분하지 않을까.
TOP 1. 백대표님 추천 받아 왔습니다, 일리단 스톰레이지
조금 춘추... 아니, 연배가 있는 MMORPG 팬들에게 안대 하면 일리단 스톰레이지가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워크래프트 세계관의 악마사냥꾼들은 악마가 보여주는 환영을 피하기 위해 스스로 시력을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일리단은 힘을 얻으려다가 살게라스에게 눈이 태워진 경우이므로 약간 멋이 없다. 뭐, 일리단 행적을 보고 있으면 멋있는 장면이 별로 없긴 하지만...
어쨌든, 유명 와우저로 알려져 있는 백종원 특성 상 자신의 빈 자리를 게임 캐릭터에게 맡긴다면 단연 일리단을 선택할 확률이 높다. 아... 진정한 와우저라면 일리단을 별로 안 좋아한다고? 사실 다들 일리단을 좋아하기에 까는 거다. 와우저들은 츤데레거든. 일리단에 '허세쟁이', '인격파탄자', '만년 동정', '불효자' 같은 온갖 별명을 다 붙이고는 있지만, 이 모든 것이 높은 관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왠지 글이 일리단 쉴드로 변한 듯 하니 여기까지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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