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메카=김형종 기자] ‘드래곤 에이지: 더 베일가드(Dragon Age: The Veilguard, 이하 베일가드)’가 오는 11월 1일 출시됩니다. 전작 ‘드래곤 에이지: 인퀴지션(Dragon Age: Inquisition, 이하 인퀴지션)’이 발매된 지는 무려 10년이 지났죠. 드래곤 에이지 시리즈 오랜 팬이라 할 지라도, 스토리나 세계관을 잊어버릴 만큼 긴 시간입니다.
베일가드는 인퀴지션에서 직접적으로 스토리가 이어집니다. 특히 ‘침입자’ DLC 말미에 주인공의 동료가 후속작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전하며 게임을 마무리짓죠. 스토리가 기억나지 않는, 혹은 세계관에 입문하고자 하는 게이머들을 위해 드래곤 에이지 오리진, 2, 인퀴지션과 DLC를 잇는 간단한 스토리 요약을 준비했습니다. 세계관 중요 정보들이 모두 담긴 만큼, 스포일러가 다량 포함되어 있는 점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다크스폰을 막은 퍼렐던의 영웅의 이야기, 드래곤 에이지: 오리진
창세 이전 창조주(Maker, 창시자)가 있었습니다. 홀로 외로웠던 그는 첫 아이들 스피릿(영혼)과 거주할 페이드(영계)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스피릿은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활동을 하지 못했고, 이에 실망한 창조주는 창조력과 육체를 가진 인간을 새로 만듭니다. 그 후 페이드를 베일(장막)로 나누고 안쪽 황금 도시에 인간을, 스피릿들은 베일 바깥쪽에 살도록 만들었습니다.
이에 스피릿들은 인간을 질투했고, 꿈에 등장해 블러드 매직(혈마법) 등을 가르치며 유혹합니다. 유혹에 넘어간 인간들은 스피릿을 황금도시로 소환하고 각종 사악한 마법을 사용하며 스피릿을 신처럼 떠받듭니다. 황금도시는 타락하게 되고, 이를 알게 된 창조주는 크게 실망했습니다. 이에 황금도시로 넘어온 스피릿을 데몬과 아크데몬, 마법사를 다크스폰으로 저주한 뒤 모든 인간을 쫓아냈습니다. 이후 창조주는 모습을 감춥니다.
인간은 쫓겨나 첫 국가 터빈터를 세웁니다. 마술사가 높은 지위를 차지하는 나라였죠. 그런 마술사들을 스피릿들이 다시금 유혹해 블러드 매직을 알려줍니다. 그렇게 블러드 매직을 갈고 닦던 마지스터들은 결국 페이드에 다시 침입했고, 창조주가 있었다는 황금도시에 닿아버립니다. 그 순간 강력한 고대신, 아크데몬이 깨어나며 이들의 침공 ‘블라이트’가 일어납니다. 인류는 가까스로 이들을 방어해내죠. 참고로 위 설명은 ‘인간’ 종족과 그들의 ‘챈트리’라는 종교에 기반한 역사입니다. 이후 스토리에 따라 많은 부분이 바뀌고 수정됩니다.
이런 블라이트에 대응하는 데 전문인 집단이 있습니다. 바로 그레이 워든이라 불리는 이들로, 일생을 블라이트를 경계하고 저지하는 군사 집단입니다. 이들은 블라이트에 대해선 절대적인 전문성과 강제력을 지닙니다.
드래곤 에이지: 오리진은 다섯번째 블라이트와 함께 시작됩니다. 후에 퍼렐던의 영웅이라 불리게 되는 주인공은 인생의 굴곡을 거쳐 견습 그레이 워든이 됩니다. 이후 퍼렐던 국왕 케일런과 전쟁영웅 로게인 공작, 소수 정예 그레이 워든이 힘을 합쳐 블라이트에 맞섭니다. 그런데 공작이 갑자기 왕을 버리고 도망칩니다. 설상가상으로 그레이 워든이 왕을 죽였다는 누명까지 씌워서요.
후에 영웅이 될 그레이 워든 선임, 신병, 사냥개, 이단 마법사 파티는 간신히 살아남아 초라한 여정을 시작합니다. 이들은 동료를 구하고 마법사 탑, 레드클리프 영지, 드워프들이 사는 지하대로, 델리쉬 엘프 서식지 등을 전전하며 동맹을 모으죠. 이후 로게인에게 정의의 심판을 내린 뒤, 수도에 쳐들어온 다크스폰과 아크데몬을 무찌릅니다. 한 문단으로 요약됐지만, 사실 굉장히 복잡하고 끔찍한 사건들을 다수 해결했습니다. 드래곤 에이지가 다크 판타지로 불리는 이유기도 하죠. 그렇게 퍼렐던의 영웅은 최단기간 기록을 갱신하며 블라이트를 종식시키고 세계를 구했습니다.
비극을 막지 못한 커크월의 챔피언의 이야기, 드래곤 에이지 2
이후 이야기의 바톤은 드래곤 에이지 2편 주인공 호크에게로 넘어갑니다. 호크의 이야기도 다섯번째 블라이트에서 시작됩니다. 퍼렐던에서 살던 호크는 다크스폰을 피해 자유 동맹의 커크월로 향하던 중이었습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오우거에 공격당해 동생 하나를 잃게 됩니다. 간신히 커크월에 도착한 호크는 탁월한 전투 능력을 활용해 용병으로 이름을 날립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동료들도 사귀죠. 하지만 더 큰 돈을 원했던 호크는 이후 주구장창 만나게 될 '바릭 테스라스'와 함께 지하대로 탐사를 나서고, 그 과정에서 소중한 남은 동생과도 멀어지게 됩니다.
탐사에는 성공해 큰 부와 약간의 권력을 거머쥔 호크. 하지만 커크월에는 전란의 기운이 감돕니다. 도시에는 쿠나리라는 뿔 달린 강인한 종족의 군대 총사령관 아리쇽이 주둔하고 있었습니다. 이유는 국가를 좌지우지할 귀중한 보물을 누군가 훔쳐 커크월로 도망갔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그 도둑이 호크의 동료였다는 것입니다. 호크는 동료를 지키고 전쟁을 수습하기 위해 아리쇽과 싸워 간신히 승리합니다. 하지만 전란을 수습하던 도중 미친 마법사에 의해 어머니를 잃고 말죠.
호크는 아리쇽과 싸워 이긴 공로로 커크월의 챔피언이 됩니다. 하지만 다시 한번 커크월에 먹구름이 낍니다. 마법사와 챈트리 소속 성기사인 템플러는 사이가 나쁩니다. 챈트리 입장에서 마법사는 엄청난 원죄를 저지른 이들이고, 템플러는 이들이 마법을 남용하지 못하게 막는 이들이기 때문입니다. 커크월의 템플러 기사단장은 특히 더 강압적인 인물이었고, 하필 커크월 지역 이단 마법사들은 더 사악하고 기상천외한 실험으로 유명합니다. 양극단이 커크월에서 공존합니다.
어느 문제의 날, 마법사 억압에 피해망상이 심하게 있었던 주인공의 동료는 챈트리 성당에 테러를 자행합니다. 이때 존경받는 대사제가 사망하는데, 문제는 그녀가 커크월의 마법사와 템플러를 간신히 통제하던 유일한 인물이었다는 점입니다. 기사단장은 격분해 마법사들을 몰살하려 들고, 반대로 마법사들은 살기 위해 도망치며 사악한 블러드 매직을 남용합니다. 호크는 간신히 커크월 템플러 기사단장과 마법사 협회장을 없애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만, 오랜 차별과 억압에서 일어난 전란의 불길은 도리어 테다스 전역을 집어삼킵니다, 템플러 마법사 전쟁이 시작된 것입니다.
고대 마법사로부터 세계를 지킨 심문관의 이야기, 드래곤 에이지: 인퀴지션
마법사와 템플러의 치열한 전쟁과 함께 인퀴지션이 시작됩니다. 마법사와 템플러의 전쟁을 수습하려던 챈트리 교황은 콘클레이브라는 대회의를 개최하게 됩니다. 각 집단의 수장이 모인 장소에는 당연하게도 마법 테러가 일어나죠. 이때 콘클레이브 장소에는 거대한 페이드 균열과, 후에 심문관이 될 기억을 잃은 주인공만 남아있었습니다.
테러범으로 몰린 주인공은 페이드 균열을 제거할 수 있는 표식의 힘을 가진 덕에 간신히 살아남습니다. 이후 심문회의 일을 도우며 심문회의 인정을 받게 되죠. 이후 선택에 따라 마법사, 혹은 템플러 둘 중 한 집단의 지지를 얻고, 이들의 도움을 받아 대균열을 봉인하게 됩니다. 균열을 막은 축제의 현장, 핵심 악역 코리피우스가 자신의 계획을 망친 주인공과 심문회를 파괴하기 위해 쳐들어옵니다.
코리피우스는 위에서 소개한 황금도시에 처음 침입한 고대 터빈터 마법사입니다. 까마득한 옛날 인물이며, 빔마크산 어딘가 봉인되어 있었습니다. 그 봉인을 드래곤 에이지 2 DLC에서 호크가 아버지의 유산을 찾다가 그만 풀어버렸죠. 그 코리피우스가 콘클레이브 회담에서 엘프 유물을 활용해 균열을 열고 세계의 혼란을 가져오려던 순간, 주인공이 실수로 그곳에 침입해 의식을 막고 균열을 조절할 수 있는 닻(Anker)을 강탈한 것이죠.
코리피우스의 습격에서 기지를 발휘해 간신히 살아남은 심문회와 주인공은 지혜로운 엘프 동료 솔라스의 인도를 따라 스카이홀드 성으로 이주합니다. 이후 여러 일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코리피우스를 단신으로 막아낸 주인공은 공로를 인정받아 심문관으로 추대됩니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코리피우스를 막기 위한 작전들이 펼쳐집니다.
심문관과 심문회는 수많은 퍼렐던과 올레이 지역을 순회하며 각종 지역에서 문제를 해결합니다. 그 과정에서 드래곤 에이지 2 주인공 호크와 함께 그레이 워든을 구출(하기 위해 습격)합니다. 이후 요새에서 코리피우스의 음모를 분쇄하고, 페이드에도 잠시 침입하죠. 이후에는 올레이 여제를 정치적 음모로부터 구출하고 수십년 간 이어진 내전을 완전히 종식시킵니다. 이를 통해 올레이 지역이 송두리째 코리피우스 손에 넘어가는 것도 막습니다.
모든 음모가 분쇄된 코리피우스는 마지막 수단으로 엘프 신 미쌀의 신전에서 ‘비탄의 샘’을 찾기에 이릅니다. 심문회는 그런 코리피우스를 막고, 대신 비탄의 샘을 차지하죠. 이에 격분한 코리피우스는 콘클레이브가 열렸던 장소로 돌아가 대균열을 열려고 합니다. 이에 심문회는 마지막으로 코리피우스와 결전해 결국 그를 완벽하게 제거합니다. 이 과정에서 코리피우스에게 힘을 공급하던 엘프 유물이 고장 나고, 이를 슬프게 바라보던 동료 솔라스는 심문회를 등지고 사라집니다.
코리피우스가 사라지고 2년 뒤, 올레이와 퍼렐던에 의한 국제회의가 열립니다. 심문회가 너무 강성해져, 이를 견제하거나 해체하기 위한 시도였죠. 하지만 이 회담 도중 갑작스럽게 쿠나리 비밀요원들이 발견됩니다. 심문회와 동료들은 다시한번 위험한 모험에 나서죠. 폭탄, 용, 요원 암살 등 모든 쿠나리 음모를 분쇄한 뒤 쿠나리 비밀경찰 수장 비다살라에게 왜 우리를 공격하냐 묻자, 펜 하렐의 하수인이라며 오히려 역으로 비난만 받습니다.
최후의 결전이 끝난 주인공의 앞에 사라졌던 솔라스가 돌아옵니다. 본인이 엘프 신 공포의 늑대, 펜 하렐이라는 충격적인 정보와 함께요. 심지어 본인이 페이드와 현실을 분리하는 베일을 만들었다는 세계관을 뒤트는 말도 건네죠. 전까지는 모두 인간의 신이 만들었다고 알고 있었습니다.
이후 솔라스는 후속작 복선을 던집니다. 에바누리스라 불린 엘프 신들은 모두 한 때 그저 강한 마법사에 불과했지만, 힘을 갈망해 타락하고 신을 자칭했습니다. 심지어 자신의 신민들을 노예처럼 부렸죠. 그래서 솔라스는 그들을 가두기 위해 베일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때문에 제국은 몰락하고, 엘프는 인간에게 핍박받았습니다. 솔라스는 베일을 찢고 페이드와 현실을 다시 합쳐 다시 엘프를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포부를 전한 뒤 심문관 곁을 떠납니다. 심문관은 사실상 현 인류와 전쟁을 선포한 솔라스를 그저 보내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제 심문회의 마지막을 결정할 시간입니다. 본디 심문회는 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임시적으로 결성되는 단체였습니다. 코리피우스라는 큰 문제는 처리했습니다. 하지만 솔라스라는 새로운 적이 탄생했고, 마치 심문회라는 힘이 필요해 보입니다. 반면 조직이 비대해지자 내부적으로 타성과 부패도 조금씩 자라났습니다. 언젠가는 원래 세상을 구하겠다는 숭고한 목적마저 흐려질 지도 모릅니다.
과연 강력한 심문회 없이 엘프 신을 막을 수 있을까요? 아니면 솔라스는 그저 심문회라는 거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하나의 핑계는 아닐까요? 심문회의 운명은 그렇게 플레이어 손에 달리게 됩니다. 그 후일담은 베일가드에서 확인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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