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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N 시대 저무나, 더 벌어진 상위 게임사 간 격차

게임메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11.13 20:02:23
조회 329 추천 0 댓글 0
🔼 2024년 3분기 국내 게임 상장사 실적 (자료출처: 전자공시 및 각 게임사 IR페이지)

[게임메카=김미희 기자]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나오던 ‘NK(넥슨∙크래프톤)’ 2강 구도가 3분기에 더 확실하게 드러났다. 넥슨과 크래프톤이 견고한 실적을 유지하며 하위그룹과의 격차를 크게 벌렸다. 이를 토대로 업계에서는 3N 시대가 저물고 NK 체제가 더 강해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뒤를 받쳐줄 중견업체 다수가 실적부진에 빠지며 안 그래도 얇았던 허리가 더 얇아질 기세다.

NK 중 더 높은 성장세를 보인 쪽은 크래프톤이다. 크래프톤은 올해 최초로 세 분기 만에 누적 매출 2조를 달성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특히 3분기에 배틀그라운드 람보르기니 컬레버레이션이 견인하며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고, 영업이익 역시 전년보다 71.4% 증가했다. 배틀그라운드라는 IP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부분이 단점으로 지목되지만, 장기 서비스 중에도 3분기에 부분유료화 후 최고 동시 접속자인 89만 명을 기록할 정도로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인 대목이다.

🔼 최근 1년 간 크래프톤 영업이익(좌)와 매출(우) 추이 (자료출처: 크래프톤 IR페이지)

넥슨의 경우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중국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성과에 힘입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3%, 11% 상승했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더해진 중국 매출은 138% 증가했으나, 메이플스토리와 프라시아 전기 등 기존작 부진으로 한국 매출이 38% 감소했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으로 지목된다. 그럼에도 소폭이지만 성장세를 유지하며 국내 게임사 매출 1위를 수성하는데 성공했다.

이 외 주요 게임사 다수는 실적악화를 면치 못했다. 대표적인 곳이 엔씨소프트다. 엔씨소프트는 배틀크러쉬, 호연 등 신작을 냈음에도 매출은 5% 줄고, 12년 만의 적자를 기록했다. 그간 투자한 신규 타이틀 출시 효과를 보지 못한 셈이다. 특히 최근 몇 년간 회사 실적을 받쳐온 모바일게임에 리니지M, 리니지2M에 버금가는 성과를 낼 신작을 발굴하지 못했다는 점이 치명적인 부분이다.

🔼 엔씨소프트 최근 1년 간 영업이익 추이 (자료출처: 엔씨소프트 IR페이지)

넷마블은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가 선방하며 전년 동기 기준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했다. 다만 올해 2분기보다 영업이익이 41.1% 줄었고, 3분기 이익률에는 매출 상승보다는 신작 부재로 인한 마케팅 감소 등으로 비용이 줄어든 부분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적자보다는 낫지만, 호실적이라 하기에도 다소 모호하다. 여기에 넥슨∙크래프톤으로 압축되는 선두그룹과 격차가 더 벌어졌다는 점도 유의할 부분이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어닝쇼크를 면치 못했다. 전년 동기보다 영업이익이 80%가 줄었고, 회사 기반이 되는 모바일게임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1% 감소했다. 이러한 세나테크놀로지, 카카오 VX 등 게임 외 기타 사업을 정리하며 발생한 중단영업손익이 영향을 미친 부분이 있지만, 모바일게임 매출을 받쳐줄 신작 공백도 컸다.

🔼 카카오게임즈 2024년 3분기 실적 (자료제공: 카카오게임즈)

중견기업 다수도 좋지 않은 3분기 성적표를 받았다. 컴투스와 위메이드는 매출이 소폭 줄어든 가운데 비용을 줄여 적자를 면하는 데 그쳤고, 컴투스홀딩스와 펄어비스는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이어서 웹젠은 영업이익 손실폭은 4.2%로 적지만, 신작 출시로 매출이 21.8% 증가했음에도 마케팅비와 지급수수료 증가로 영업이익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네오위즈는 브라운더스트2, P의 거짓 출시 효과가 사라지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1%, 68% 줄었다.

PC∙콘솔 해외 진출, 확실한 대안이 될까?

수년 간 모바일게임의 채산성(손익을 따져 이익이 나는 정도) 악화와 모바일 MMORPG 레드오션 등으로 국내 게임사 다수는 PC와 콘솔을 통한 글로벌 진출을 대안으로 앞세우고 있다. 넥슨, 크래프톤 등 선두그룹은 물론, 엔씨소프트,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등 일정 규모 이상의 게임사 다수는 스팀으로 대표되는 글로벌 PC게임 플랫폼과 콘솔 시장에 신작을 선보이며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점을 실적개선 계획으로 발표했다.

다만 이 지점에서 생각해볼 부분은 PC와 콘솔에서의 패키지 판매 방식은 출시된 해에만 폭발적인 재무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 이번 3분기에 이 부분을 극명하게 보여준 게임사가 네오위즈다. 작년 9월에 출시한 P의 거짓이 그 해 하반기 매출을 견인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로부터 1년이 흐른 올해 3분기에는 그 뒤를 받쳐줄 만한 규모 있는 신작이 없는 가운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동기보다 크게 줄었다.

🔼 최근 1년 간 네오위즈 플랫폼별 매출 추이 (자료출처: 네오위즈 IR페이지)

즉, PC와 콘솔 패키지 시장에서 꾸준한 성과를 유지하고 싶다면 몇 년에 신작 하나를 내는 정도로는 부족하다. 연 단위 혹은 반기 기준으로 매출을 책임질만한 대형 신작 출시가 뒷받침되거나 주요 시리즈 다수를 보유하여 꾸준히 판매가 일어나는 구조를 완성해야 한다. 국내 기업은 아니지만, 작년(2023년 4월 1일~2024년 3월 31일)에 스트리트 파이터 6 등 신작에, 신규 타이틀 발표에 대한 기대감으로 몬스터 헌터: 월드 등 기존작 판매가 증가하며 역대 최대 연매출을 기록한 캡콤이 대표적인 사례다.

물론 이제 막 콘솔 시장에 진출하려는 국내 게임사 입장에서 캡콤 정도의 라인업을 갖추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투자와 노력이 필요하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 PC와 콘솔 게임으로 승부하려 한다면 일회성 성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안정적인 성과를 뒷받침해줄 IP를 만들어내는 구조까지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염두에 둘 부분이 PC와 콘솔 패키지게임 역시 개발비용 증가 등으로 채산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단일 패키지가 아니라 업데이트를 이어가는 라이브 서비스 측면에서도 신규 타이틀 성공이 쉽지 않다. 해외도 국내와 마찬가지로 포트나이트, 리그 오브 레전드 등 기존 인기작 비중이 높고, 유저들이 하던 게임에 정착하는 경향이 강하다. 소니가 선보였던 콘코드는 ‘이 게임으로 옮겨야겠다’라는 마음이 들게 하는 게임성을 갖지 못한다면 많은 비용을 투자해도 참패한다는 점을 보여줬다. 국내 게임사의 경우 이 분야에서 도전자에 가깝기에, 경쟁을 비집고 들어갈만한 빈틈을 찾아내는 날카로운 안목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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