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메카=김미희 기자] 영원회귀:블랙서바이벌(이하 영원회귀)는 작년 11월에 홀연히 인기순위에 등장해 진입 한 달 만에 TOP 10을 찍으며 배틀그라운드에 이어 국산 신작 대란을 일으켰다. 게이머 입장에서도 즐길만한 PC 신작을 반기는 분위기였고, 업계에서도 중소 게임사가 보여준 의외의 한 방에 주목했다. 이렇게 승승장구하던 영원회귀에도 힘겨운 시기가 찾아왔다. 통상적으로 순위에서 소위 출시 버프가 먹히는 시기는 3개월이며, 영원회귀는 10월 14일 앞서해보기를 시작해 12월까지 기세를 유지했다. 문제는 출시 버프가 끝난 올해 1월부터 완만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 부분은 스팀 동시접속자 현황에서도 읽을 수 있다. 영원회귀는 앞서 해보기 시작 후 점점 동시접속자가 늘며 12월 6일(미국 기준)에는 최고점인 5만 2,800명을 찍었다. 그런데 점점 동시접속자 수가 줄어들며 1월에는 3만대로 내려갔고, 2월에는 2만대까지 하락했다. 그리고 3월 들어 1만대로 다시 내려갔고, 30일 기록은 1만 5,000명이다. 최고점과 30일 동시접속자를 비교하면 약 70%가 줄었다.
물론 영원회귀를 포함한 모든 게임이 계속해서 이용자가 증가하는 흐름을 이어갈 수는 없다. 보통 최고점을 찍은 후 큰 문제가 없어도 하향안정화 단계를 맞이하게 된다. 앞서 언급한 배틀그라운드 역시 작년 5월에 하향안정화에 접어든 후 일정 규모 이상의 이용자를 유지 중이다. 다시 말해 현재 영윈회귀는 하향안정화와 하락세 지속 사이 기로에 선 상황이다. 따라서 더 이상의 큰 하락 없이 안정세를 유지하면서 치고 나갈 기회를 엿보는 것이 중요 과제다.
다만 영원회귀에도 역전 요인이 남아 있다. 우선 아직 앞서해보기 단계이기에 ‘정식 출시’라는 결정적인 한 방이 있다. 여기에 지난 23일에는 검은사막, 패스 오브 엑자일 등을 통해 PC 온라인게임 퍼블리싱에 일가견이 있다고 평가된 카카오게임즈를 국내 서비스 파트너사로 맞이했다. 개발진 입장에서는 정식 출시 전 박차를 가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셈이다. 다만 정식 출시 시점에 크게 치고 나가기 위해서는 앞서해보기 단계에서도 일정 이상 화력을 유지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조심스러워진 업계 분위기가 느껴지는 상위권
이번 주 순위에서 가장 크게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요지부동 상위권이다. 1위부터 15위까지 모든 게임이 단 하나도 오르내림 없이 제자리를 유지했다. 좋게 해석하면 순위권 내 모든 게임이 한치의 물러섬 없이 치열하게 대결한 결과라 할 수 있지만, 반대로 보면 상위권을 뒤흔들 대형 뉴비나 지각변동을 일으킬 큰 이슈가 부재하다고 분석할 수 있다.
시야를 넓게 보면 후자에 무게가 실린다. 2월 역주행 대표주자로 손꼽힌 로스트아크가 3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확률형 아이템 이슈가 발발한 후 업계에서도 기존보다 조심스럽게 움직이려는 기류가 흐르고 있다. 온라인 쪽 이야기는 아니지만 모바일에서 신작 출시 일정이 조금씩 연기되고 있고, 온라인 역시 여론 안정에 힘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이러한 기조가 기존 라이브 서비스 중인 게임에도 이어지며 의도치 않은 호각세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중위권에서는 시즌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두 액션 RPG가 동반하락했다. 디아블로 3와 패스 오브 엑자일이다. 패스 오브 엑자일의 경우 리그 막바지에 접어들면 순위가 내려가는 통상적인 흐름을 보였다고 볼 수 있고 오는 4월에 신규 리그 시작이 예정되어 있다. 다만 반격 기회는 디아블로 3에 더 빨리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디아블로 3의 경우 오는 2일부터 23시즌이 시작되기에 다음주에 바로 반등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하위권에서는 마비노기가 지난주보다 5계단 상승해 45위에 자리했다. 마비노기는 지난 3월에 진행한 유저간담회 후 현장에서 지적된 문제를 조금씩 고쳐나가고 있다. 세공 확률 공개와 함께 유저 입장에서 변화를 실감할만한 부분은 지난 18일에 출시된 ‘시크릿 가든 셔플 카드’다. 이 상품은 마비노기에 확률 이슈가 터진 후 처음으로 출시되는 유료 확률형 아이템인데, 기존 키트와 달리 유저 입장에서 꽝으로 느껴질 만한 아이템 없이 메인 9종만 들어있고, 모든 아이템 등장 확률이 11.11%로 동일하다. 신뢰 회복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유저 입장에서는 이번에야말로 달라질 것 같은 조짐이 보일만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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