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메카=김미희 기자] 지난 2일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클래식에 불타는 성전이 열리며 잠시 쉬던 와우저들이 간만에 모니터 앞에 집결했다. 불타는 성전은 와우가 ‘1,000만 왕국’으로 대표되는 MMORPG 최대 흥행작으로 자리매김하는 초석이 된 확장팩으로, 와우 클래식이 문을 열었을 때 국내 게이머 다수도 향후 도입을 강하게 원했다. 따라서 클래식에 불타는 성전이 열린다는 점에 대한 사전 기대감이 상당히 높았고, 출시와 동시에 과거 명성이 허언이 아님을 증명했다.
이번 주 인기순위에서 와우는 지난주보다 3계단 상승한 12위를 차지했다. 약 한 달간 14위와 15위를 오르내리던 지지부진했던 흐름과 비교하면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주요 지표도 긍정적이다. PC방 이용량도 전주보다 증가했고, 트위치 시청자 수도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리치왕의 분노와 함께 와우 촤전성기를 이끈 주역으로 손꼽히는 불타는 성전의 명성과 관심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클래식 서버는 2014년에 리니지 2가 처음으로 시도했고, 성과가 검증되며 업계에서 믿고 쓰는 카드로 어자리했다. 특히 와우의 경우 오리지널에서도 오랜 기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상위 콘텐츠가 개방되는 방식이었기에, 클래식 오픈 이후에도 일정 이상 화력을 장기적으로 이어가는 부분에서 강점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로 와우 클래식은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초기 흥행에서 두각을 드러낸 클래식 서버 사례로 손꼽힌다.
다만 유저가 몸으로 부딪쳐가며 공략을 찾아내던 오리지널과 달리 클래식의 경우 경험을 갖춘 유저 다수가 답을 가지고 시작하는 형태였기에 콘텐츠 소모 속도가 비약적으로 빨랐다. 출발은 좋았으나 유지력이 부족했다고 풀이할 수 있다. 불타는 성전은 오리지널에서 지적된 단점을 보완해 현재까지 이어지는 와우 전체 시스템을 정립했다고 평가된다. 클래식에서도 이전 아쉬움을 해소할 방법을 제시하는 역할을 완수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자체 서비스 쉽지 않네, 시나브로 벼랑 끝에 몰린 테라
한 달 전만 해도 30위 중후반을 지키던 테라가 어느새 45위까지 밀려났다. 자체 서비스 전환 직후 무려 17계단을 훌쩍 뛰어 31위까지 올랐던 테라는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타며 자체 서비스 직전 수준으로 순위가 하락했다. 특히 올해 1월 초는 서비스 이전 및 전환 후 추진력을 내기 위한 완급조절 기간이었음을 고려하면 현재 처한 상황이 꽤 심각하다.
상장을 준비 중인 크래프톤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IP 강화이며, 테라를 자체 서비스로 전환한 것도 그 일환이라 볼 수 있다. 다만 IP 가치가 보존되기 위해서는 그 기반이라 할 수 있는 원작의 화력을 일정 이상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측면에서 유저 다수가 크래프톤의 퍼블리싱 역량에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는 현 상황을 타개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다. 과연 크래프톤이 적절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번 주에는 피파 온라인 4가 상위권에서 이례적으로 2주 연속 상승하며 4위에 올랐다. 여기에는 다년간 축구 게임을 서비스해온 넥슨의 노련함이 있다. 지난 5일은 월드컵 국가대표 예선이 시작됐고, 9일, 13일에도 예정되어 있다. 이에 맞춰 피파 온라인 4에서는 지난 1일부터 국가대표 승부예측 이벤트를 시작하며 사전에 분위기를 달궜다. 중요 일정을 놓치지 않고 잡는 준비성과 이를 토대로 유저 유입을 유도하는 서비스 노하우가 결합된 결과물이라 말할 수 있다.
하위권에서는 천하제일상 거상이 2주 연속 급격한 하락세를 타며 39위까지 내려갔다. 분기에 한 번씩 주요 업데이트를 진행하던 기존과 달리 이번에는 3월과 4월에 연속적으로 규모 있는 콘텐츠를 선보였으나,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순위 자체도 전반적으로 낮고, 업데이트로 인한 상승효과도 저조하다. 현재 유저들이 지적하는 문제점은 잦은 접속 불안과 오토 유저에 대한 대처가 미흡하다는 부분이다. 롱런을 위해 내실을 단단히 다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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