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메카=류종화 기자] 2004년 스페셜포스, 2005년 서든어택의 출시로 본격적인 K-슈팅게임 시대가 열렸습니다. 당시만 해도 1인칭이 대세였기에 FPS 시대라고 불렸지만, 어쨌든 PC방에서는 총소리가 울려퍼지고 '파이어 인 더 홀', '무브 무브 무브', 'A사이트' 같은 게임 내 명령어들이 일상 유행어처럼 번져나갔었죠. 이후 '제 2의 서든', '제 2의 스포'를 노리고 수많은 슈팅게임이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그러나 20년 가까이 지난 2023년 현재, 앞서 소개한 서든어택과 스페셜포스처럼 장기 흥행을 거뒀다고 평가할 만한 게임은 없다시피 합니다. 심지어 위 게임들의 정식 넘버링 후속작들까지도 말이죠. 물론 세계를 뒤흔들며 배틀로얄 시대를 연 배틀그라운드나 중국에서 대흥행을 기록한 크로스파이어 등이 있긴 했지만, 출신이나 활약 무대가 외국이기에 약간 예외적으로 봐야겠습니다.
이런 특이한 케이스를 제외하면 국내 시장에서 K-슈팅게임 잔혹사는 20여년째 현재 진행형입니다. 야심차게 출범해 '2'라는 넘버링까지 붙였던 슈퍼피플은 채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서비스가 종료되며, 레메디와 협업으로 눈길을 끌었던 크로스파이어X 역시 1년 만에 서비스 종료를 발표했습니다. 사이드뷰 슈팅게임으로 눈길을 끌었던 데브시스터즈의 데드사이드클럽은 출시 한 달만에 스팀 일 최대 동시접속자가 두 자릿수로 떨어졌고, 지난 19일 앞서 해보기로 출시된 넥슨의 베일드 엑스퍼트는 아직 초반일 뿐이긴 하지만 스팀 평가 '복합적'에 동접자 수도 조금씩 감소하는 등 불안한 출발을 보이고 있습니다.
기자 역시 한때 굉장히 많은 K-슈팅게임을 즐겼던 입장에서, 한국 게임업계가 글로벌 눈높이에 맞춘 슈팅게임을 못 만든다고 단언하기는 싫습니다. 비록 서비스를 종료하거나 적은 유저 수로 유지되고 있긴 하지만, 나름 괜찮은 시도를 하고 높은 게임성을 지녔던 게임들도 많았기에 이들의 노력과 결과물까지 폄하하고 싶진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서든 이후 대다수 K-슈팅게임의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저 이 잔혹사를 끝낼 신작이 하루 빨리 나오기를 기대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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